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난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완승을 안겨준 ‘(일명)박근혜 정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에 당 지도부와 함께 방문하며 ‘영남민심잡기’에 박차를 가했다. 추석을 앞두고 충청에 이어 본격적인 민심잡기에 돌입한 이명박 대선 후보가 두 번째 방문지로 선택한 대구는 ‘당의 화합’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이 후보 입장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지역이다.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TK를 향한 구애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당내 화합 위해서라도 ‘TK’ 민심 잡아야… 이 후보가 영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텃밭인 TK지역에서 역차별 뿐만 아니라 경선결과에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이 지역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의 ‘세력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어 당 지도부와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당내 화합을 위해 TK지역 민심 어루만지기가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또 대구민심을 서둘러 잡지 못할 경우 대전과 충청권 등 박 전 대표 영향력이 큰 지역을 견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때문에 이 후보는 지역민과의 만남부터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송사와의 인터뷰까지 대구지역 민심을 잡기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 갔다.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에 지역구를 둔 친이(친 이명박) 의원들은 대구 방문 며칠 전부터 대구 언론계와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며 여론 동향을 체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중소기업인들 애로사항 경청한 뒤 정책에 반영 이 후보는 14일 오전 KTX를 타고 대구에 도착해 대구시당 위원장인 박종근 의원과 이 지역 출신 김석준·이명규 의원 등과 함께 ‘중소기업 살리기’라는 주제로 대구 섬유개발연구원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역 중소기업인 70여 명이 참석한 ‘타운미팅’ 형식의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차기정권의 중심과제는 중소기업 살리기”라며 “다양한 중소기업을 만족시키기 위해 세분화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최저임금제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 정권 초기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극렬한 노동운동은 없다”며 “사회 기초질서 확립과 준법이 시급하다. 기업 노사문화를 바꾸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가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파격적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상속세 배려에 대해서는 “부자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정치권에서 기피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대구도 지난 10~15년간 경제가 가장 힘들어져 자존심이 말이 아니겠지만 뒤에 서서 불평·불만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TK지역이 기업이 들어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에서 마련된 이번 간담회에는 안택수·김석준·이명규·주호영·박형준·김애실 의원 등 친이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친박(친 박근혜) 인사로는 대구시당위원장인 박종근 의원이 유일하게 모습을 나타냈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