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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TX, 세계 2위 크루즈선 업체 인수

지분 취득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투자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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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호 ⁄ 2007.10.29 15:28:00

STX그룹이 세계 2위 크루즈선 회사인 노르웨이의 아커야즈사(社)를 전격 인수했다. 이로써 상선 분야에서 세계를 재패한 한국 조선업계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크루즈선 시장에도 진출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STX그룹은 유럽지역의 여러 은행 등이 나눠 갖고 있던 아커야즈 지분 39.2%(4456만5360주)를 8억 달러(약 7360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23일 밝혔다. STX 측은 “이번 아커야즈 인수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라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둔 아커야즈는 핀란드·프랑스·독일·브라질 등 8개국 18개 조선소에서 2만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조선사다. 지난해 매출은 48억 달러로 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5위인 STX조선(17억4000만 달러)의 2.7배에 달해, 조선업계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커야즈는 주력 사업인 크루즈선 분야에서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조선소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중·소형급 페리선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매출액에서 크루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44.1%이며, 나머지는 컨테이너선과 특수선박 등으로 이뤄져 있다. 크루즈선은 그동안 아커야즈를 비롯해 핀칸티에리, 독일 마이어베르프트 등 유럽의 3개 조선업체가 사실상 독점해 왔다. 크루즈선은 최고의 고(高)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 국내 조선업계는 오랫동안 이 분야 시장 진출을 추진해 왔지만,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전히 사업 구상 단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일본 조선업계도 대형 크루즈선 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할 정도로 매우 까다로운 사업 분야여서, 이번 STX그룹의 M&A는 한국 조선사(史)에서 의미가 상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TX 측은 “지분 취득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당장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골드만삭스 “STX조선, 크루즈사 인수 긍정적”< /b> 골드만삭스는 STX조선의 유럽 크루즈 조선사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8만3천 원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STX조선이 노르웨이 아커 야즈의 지분 인수를 통해 크루즈선 시장에 진출했다며 크루즈선 시장은 조선업 가운데서도 가장 고급 분야이며,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 조선업체들은 아직 진입하지 못한 시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38% 프리미엄이 붙은 인수 가격도 비싼 것이 아니라며, 다만 크루즈선 건조 기술을 성공적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커 야즈의 경영권을 획득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지분 투자는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아울러 양호한 3분기 실적 발표와 견조한 신규선박 수주 등을 단기 주가 모멘텀으로 들었다. ■ 강덕수 회장은 “인수합병 귀재, 샐러리맨의 신화”< /b> 강덕수(57·사진) STX그룹 회장에게 항상 따라붙는 별칭들이다. 경북 선산 출신인 강 회장은 지난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잇따른 대형 M&A를 성사시켜 국내 굴지 중공업그룹의 총수로 올라섰다.“회사에 다니면서 단순 월급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오너라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일해온 것이 현재의 위치를 만들었다”는 게 강 회장이 전하는 ‘성공의 비결’이다.

강 회장은 지난 2000년 퇴출 위기에 내몰렸던 쌍용중공업(현 STX)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이듬해인 2001년 사재를 털어 쌍용중공업 지분을 취득해 대주주가 됐으며, 사명을 STX로 변경해 새로운 도전의 길에 올랐다. 강 회장은 STX그룹 출범 이후 특유의 공격적인 전략으로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에 잇달아 성공했다. 실제 강 회장은 2001년 이후 STX조선, STX에너지, STX팬오션 등 3개 회사를 인수하고 STX엔파코, STX중공업, (주)STX, STX건설, STX엔진 등 5개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 시 경쟁사들이 제시한 인수가격(1주당 1만6,500~2만 원)을 훨씬 웃도는 2만2,000원을 써내 인수에 성공한 것은 강 회장의 공격적 성향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다. 강 회장 특유의 공격적 M&A전략이 이번 아커 야즈 인수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강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쌍용중공업 시절 매출액 2,700억 원 가량에 불과하던 기업을 7년만에 매출 8조 원대의 중견그룹으로 탈바꿈 시켰다. 올해 STX그룹은 쌍용중공업 당시 보다 수출은 78배, 매출은 34배 가량 성장해 재계 20위권 기업에 당당히 진입했다. 강 회장은 최근 프로야구단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재계 20위권의 총수로 성장한 강 회장. 그는 이번에 아커 야즈 인수에 또 다시 성공함으로써 그의 ‘성공신화’가 현재 진행형임을 증명했으며, STX가 글로벌 조선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 STX 신입사원, 크루즈 타고 해외 연수< /b> STX그룹이 크루즈를 타고 해외를 탐방하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STX는 신입사원 해외 연수 프로그램인 ‘해신 챌린저’(海神 Challenger)에 중국 주요 도시를 크루즈선을 타고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해신 챌린저는 급변하는 세계 경영환경의 중심에 있는 중국에서 글로벌 마인드 및 도전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시행하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이다. 내년 1월초에 10박 11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신입사원 전원이 인천에서 출발해 상하이·칭다오 등 주요도시에서 기업탐방과 각종 문화체험을 실시한 뒤 부산에서 강덕수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회를 여는 순으로 진행된다. 신입사원들은 이번 연수에서 STX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 건립 현장, STX팬오션 상하이법인 등 STX의 중국 사업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STX 신입사원들이 승선할 크루즈선은 후지 마루(Fuji Maru)호로 2만3335t급(최대 승객 650명, 승무원 130명)에 163개의 객실을 포함해 수영장, 실내외 스포츠 센터, 극장, 메인홀 및 회의실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STX 채용담당자는 “크루즈선 연수는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이며 향후 일반사원들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TX그룹은 오는 29일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면접 전형을 시작해 11월 말 650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3주간 국내 연수를 실시한 뒤 2008년 1월에 크루즈선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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