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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광장)이 땅의 미래인 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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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호 ⁄ 2007.10.29 13:41:23

아이들 학교 가는 게 왕짜증이라네요. 우등생으로 살아보지 못한 저이기에 자식들 닥달하여 우등생 되라는 말 단 한번도 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만 이제 고3 , 고1 올라가는 딸들을 보는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공부 때문은 아니고요,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난을 대하고보니 덩달아 불투명한 아이들 앞날에 가슴이 조여오는 와중에 퀵 서비스 오토바이가 호황을 누린다는 말까지 듣고보니 솔직히 대학 4년이라는 금쪽같은 시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참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아니, 과연 공부란 무엇이며 왜 해야 하며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인식이 정말 필요한 때라는 생각. 고민이군요. 이렇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벽이면 역시 종일 월급 받는 값하느라 세상 돌아가는 소식 들여다보지 못한 하루를 못내 아쉬워하며 어김없이 컴퓨터와 마주합니다만, 워낙 다방면으로 적은 용량을 지닌 신체인지라 뭐 별 소득은 없군요. ^^ 요 며칠 감기몸살과 싸우던 우리 아이들 입에서 오늘은 왕짜증이 쏟아졌습니다. 학교가 싫다는군요. 이유는, 공부도 재미 없고 선생님들도 싫답니다. 왜 유난을 떠느냐고 했더니,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네요. 입 다물고 아이들의 변을 들어보니 참 별일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만 던지고 입다물었더니 줄줄이 나오는 대답이 이렇습니다. 원치도 않는 사립학교에 배정된 것도 짜증나는데 버스로 여덟 정거장쯤 되는 등교길 시간다툼도 스트레스고, 등교 시간은 8시인데 자기네 담임만 유독 7시 40분으로 정해놓고 그 시각을 못 맞추면 지각처리를 하니 내신에 지장이 많다네요. 그래서 억울하다는 거죠. 사립학교가 왜 짜증나냐? 첫째, 공립학교는 국가 지원이 돈독하여 교육시설이 우수하고 교육청 감시를 받다보니 학생들 위주의 교육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반면, 사립학교는 학교 우선 재량권이 앞서다보니 학생들보다는 선생님들 위주의 행정이 앞섬이 눈에 보인다는 겁니다. 공립은 선생님들도 아이들 눈밖에 나면 자리를 내놓아야 할 정도이지만, 사립은 돈이 없거나 시설투자에 인색하여 노후된 건물, 버려진 운동장 등등 낙후된 시설도 마땅찮으며 선생님 보호 방어는 ‘완죤’ 철밥통이어서 학생과 스승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있답니다. 학부모가 나서지 않으면 학교는 속수무책으로 ‘배째라’라네요. 둘째, 일단 급식에서 벌레가 나오기도 했는데, 자기 학교는 사립학교치고 학부모 치맛바람이 너무 불어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이 엄마가 생각난다니… 참, 제가 뭘 어쨌는지….^^ 덧대어, 강남 아이들은 고급 부페식 급식을 한다는데 제가 아이들 학교 생활에 너무 소홀했는지 참… 반성이 됩니다. 셋째, 교복에 대한 불평도 만만찮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제 아이가 입고 다니는 교복은 은행 여직원들이 실내에서 입는 투피스 정장 정도의 좀 서늘해뵈는 모직입니다. 그것이 동복이라는 건데, 며칠 전과 같은 깜짝 추위가 찾아오면 반 아이들 대부분이 감기에 걸려 있답니다. 그 위에 가디건이라도 걸치라고 하면, 등교길에 적발되어 절대 입을 수 없다는 거죠. 게다가 이미 패션화된 타이트한 교복에 길들여진 터여서 내복을 껴입을 틈도 없는 교복이지만 그런 패션 따위는 상상조차도 싫답니다. 그래서 지난 깜짝 추위에 우리 아이들은 시름시름 몸살을 앓았습니다. 날씨 조금만 추워지면 선생님들은 옷을 두툼히 껴입으면서 자기들은 왜 벗겨놓는 것인지 모르겠답니다. 정말 혀가 차지는 대목은 이제부터입니다. 우리가 입학하면서부터 가디건 입자고 조를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이제,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이 주어지려니까, 졸업반이 다 된 마당에 이제사 가디건을 맞추기로 했다는 겁니다. 아이들로서는 이중과세인 셈이고 그나마 졸업반인 한 해 겨울 한철 입자니 역시 속상하다는 겁니다. 투덜거림은 계속되었지요. 두발단속 짜증난다. 기념반지나 목걸이 같은 것도 적발되어 압수한 후 돌려주어야 하는데 돌려주질 않는다. 수학여행에서는 지역편차를 입에 담더군요. 강남 아이들은 해외도 나가는데, 우리는 만날 경주, 그딴 데만 간다는 거죠. 한 달에 5만~6만 원 내고 받는 방과 후 보충수업은 엄연히 선택권이 주어지는데 100퍼센트 반강제 참여가 원칙인 자기네 반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눈 질끈 감고 받으려고 해도, 한 시간 수업, 그것도 50분인데 선생님들이 5~10분 정도 늦게 들어오면 40분 수업인 셈이고, 아이들 대부분은 엎어져 자거나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며, 역시 공부에는 도움이 안된답니다. 오히려 학원 시간에 쫓겨 대박스트레스라고요. 선생님께 방과 후 보충을 원치 않으니 빼달라고 하면, 그 역시 철통방어여서 학부모가 나서야 하는데, 엄마는 왜 말을 해주지 않느냐고 성화입니다. 선생님들의 인성과 수업을 이끄는 자질에 관한 지적도 만만찮더군요. ^^ 양호실 이용에 관한 서러움은 눈물겹습니다. 한마디로 양호선생님들은 싸가지가 없다네요.^^ 인간이 신체적인 아픔만큼 서러운 것이 없는데, 아무리 통증을 호소해도 양호 선생님은 별 귀담아 듣지 않음을 넘어 거의가 꾀병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양호선생님은 걍~ 월급 받고 장시간 전화통이나 붙들고 앉아 있는 있으나마나 한 선생님 정도의 인식. 참...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어렵군요. 진정으로 묻습니다. 이거이거 아이들이 계산적이고 영악한 거겠지요? 대체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걸까요? 아이들끼리 나누는 대화 속에 이루어진 자연스런 진화일까요? 아님,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겁니까. 그것도 아님, 늘 떠들썩한 언론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일까요? 이런 환경에서 신념과 소신을 갖고 교육현장에 뛰어든 선생님들은 또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러나 혹, 답이 안 나온다 하더라도 바라건데, 아이들 교육현장에서만은 지역차별이나 양극화의 기능이 발휘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영악함이 이럴지니, 엠비님 자제분들 리라국민학교 보내겠다고 주소 이전하며 머리 들이댄 것에 대한 비판이 그리 들끓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교육문제, 정치로 해결된다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치권에 바랍니다. 이 땅의 미래이며 영악함으로 똘똘 뭉친 이 아이들, 어찌되었든 사람 만들어야 하지 않을런지요. <글 / 오마이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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