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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계 총수 이번에는 대선 한 표 행사

총수, 대선에 해외 체류 않고 국내서 경영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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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호 ⁄ 2007.12.17 15:41:06

“회장님은 부재중”? “회장님 재실중” 매회 대통령 선거 때면 그룹 회장실에 비서만 있고 회장은 없었다. 이들 회장들은 대선에 개입해 오해를 살까봐 주권인 귀중한 한 표도 행사 못하고 장기 외유를 택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재계 총수들이 대부분 국내에 머물며 올해 경영결산에 들어갔다. 이같은 풍속도는 지난 2004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이후 한 단면도다. 4대 그룹 총수들은 올 연말을 외부활동보다는 국내에 머물면서 내치(內治)와 신년구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 내년 경영구상에 올인 삼성, LG, 현대기아차, SK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 총수들은 해외보다는 국내에 머물며 올 한해 결산과 내년 경영수립에 올인하며 조용히 보낸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삼성 비자금 의혹’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회장은 그 동안 연말이면 해외에서 경영 구상을 해왔다. 특히 대선이 있던 해에는 연말 장기 출장을 다녀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일찌감치 출국금지 대상에 올라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올해 유난히 일이 많이 생긴 것을 감안해 연말 한남동 자택에 머물면서 올 한해 경영 전체를 회고 및 마무리하면서 내년 경영구상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은 내년 경영 구상과 관련한 책 및 자료들을 보면서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 한 해 여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세계를 다녔던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도 지난 8일 열린 기아차의 중국 2공장 준공식을 끝난 후에는 국내에 머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 국내서 해외전략회의 개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중국 기아차 제2공장 기공식을 마친 후 귀국했다”며 “연말엔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있으면서 신년 구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 신차 발표회가 내년 1월 3일로 예정돼 있고, 기아차 조지아 슬로바키아 공장 등 내년엔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연말에는 국내에 체류하면서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해외출장이 많았던 LG그룹 구본무 회장도 연말에는 해외출장 없이 신년 구상에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LG 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연말에 해외 출장 계획이 없으며, 평소처럼 여의도 트윈 빌딩에서 한 해 마무리 작업과 신년 구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 트윈 빌딩서 신년구상 구 회장은 올 초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4월에 일본 도요타를 방문한 데 이어, 5월에는 폴란드 LCD 공장 기공식, 9월 파주 LCD 공장, 10월 평양방문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연말에는 국내에서 체류하며 올해 결산과 내년 사업 구상에 신경을 쏟을 예정이다. 구 회장은 올 한 해가 LG그룹이 턴 어라운드한 해였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최태원 회장도 올해 중국, 페루, 미국 등 해외방문과 10월 평양방문 등 올 한해를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냈지만, 연말에는 국내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신년 계획 수립의 조용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결산은 추정치 수준으로 대략 마무리됐다”며 “최 회장은 내년 경영계획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 경영진과 ‘수펙스추구회의’ SK그룹의 경우 최 회장과 각 계열사 CEO들이 매달 만나 진행하는 수펙스추구회의가 있기 때문에 신년 계획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달 초 진행된 수펙스추구회의를 통해 내년 경영계획에 대한 가닥을 잡은 상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과 각사 CEO간 의견 교환이 있었던 만큼 이를 기반으로 내년초에 신년 경영계획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SK그룹은 연말 행사는 각사별로 종무식을 하고, 연초에 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교류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속수감 뒤 풀려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요양 중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중동지역을 돌아본 뒤 대통령 선거 전인 18일 귀국한다. 그러나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대부분의 대기업 총수들이 해외 출장 중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일본 경제환경을 살펴본다”면서 11월 출국한 뒤 선거가 끝나고 돌아왔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그에 앞서 10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출국했다가 한동안 해외에 머물렀다. 구본무 회장도 그 해 12월 9일 중국 연구개발센터 개소식 참석차 출국했다. 한화 김 회장은 11월 말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갔다가 대선 때까지 머물렀다.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도 외자 유치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북 지원 의혹이 터지자 대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004년 대선자금 수사로 대기업과 정치권의 검은 거래가 모두 터졌다”며 “이후 정치권의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기업 총수들이 굳이 도피성 외유를 할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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