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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李 친일본 외교정책, 경제실리 챙기려는 포석?

역대 대통령과 판이한 대일 접근, 訪美보다 訪日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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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호 ⁄ 2008.01.28 16:17:13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신년 외신기자회견에서 “사과하라, 반성하라, 요구하고 싶지 않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당선인은 향후 일본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일본도 형식적 사과나 반성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 사과가 한국 국민들에게 그렇게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며 “그래서 그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부터 형식적이었든 진심이었든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왔던 것을 볼 때, 양국이 역사 문제를 두고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온 결과라는 것이 당선인 외교정책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일본과 과거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국가적 명분을 앞세워 사과를 적극적으로 요구해 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독도 문제나 교과서 왜곡문제 같은 역사적 현안과 상충되는 부분이 발생할 때마다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왔다. 따라서 참여정부와 일본의 관계가 매끄러웠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한일간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2006년 10월 9일 한국에서 만난 이후로 한 번도 없었으며, 고이즈미 전 총리 당시에도 한 번의 정상회담을 갖는 등 서로 소원한 관계를 보여 왔다.

■한일 ‘셔틀 외교’추진 납북자 문제도 의식 공유 그러나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권에서는 그 광경이 매우 상반돼 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주한 대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싶다는 친서를 전달하는 등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 대한 환영의사를 밝힌 바 있다. 후쿠다 일본 총리는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때 축하사절로 참석한 뒤 바로 한일 정상회담을 가져 양국 정상이 서로 왕래하는 ‘셔틀 외교’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일본특사로 임명 파견됐을 때도 국빈대우를 하는 등 일본측에서는 ‘이명박 정부’를 환영하는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항상 비판적으로 접근해 왔던 납북자 처리문제도 이상득 일본특사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서로의 공통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당선인도 외신기자회견 중 북일관계에서 최대 쟁점인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경우에도 그와 유사한, 그보다 많은 숫자의 납북자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로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의장은 후쿠다 총리에게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양국이 공유하되, 앞으로 더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갈 때 일본 먼저 들러갈 예정 일본을 중시하는 이 당선인의 태도는 정부출범 이후 가질 그의 해외일정 가운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 정부는 이상득 부의장이 특사자격으로 방일했을 때, 한·일이 협의하고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새 대통령의 대미 발언력도 그만큼 강화된다는 근거를 들어 “이 당선인이 방미(訪美)길에 일본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수락했는지 이명박 차기 대통령은 금년 3월에서 4월 사이 미국을 방문할 때 일본을 먼저 방문할 계획이다. 즉, 일본을 경유하여 미국을 방문한다는 형식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 인사차 미국 대통령을 찾아가는 일은 통과의례로 자리잡았으나, 이번처럼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일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은 국익에 중요하다” 이명박 당선인의 “일본에 사과요구 않겠다”는 발언은, 지금까지 위안부 등 역사적 쟁점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한일 관계가 어색해졌고, 그만큼 경제적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관점에서 온 결론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17일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에서 “일본은 한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과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명박 당선인은 이상득 일본특사단장의 방일활동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일본과 그 전에는 서로 어색하니까 경제 얘기를 못 꺼냈는데, 이제 실리적으로 가는 것이다”라며 “과거와는 다른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인의 이 말은 “일본에 과거사 사과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일본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이상득 부의장을 통해 “한일 신(新)시대를 열어가자”고 화답한 대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발언이다. ■일본, 국내산업의 ‘부품조달창’ 실상 일본은 우리나라 산업의 부품조달창과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주력 품목을 생산하는 산업의 경우, 부품의 수입의존도가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선박·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 전화기를 생산하는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중 46.5%가 핵심부품·소재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일본이 4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상득 부의장이 후쿠다 총리에게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 등을 우리나라에 투자해 주면 여건을 만들어 주겠다며 일본 기업의 투자유도를 시도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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