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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택 대출자, 고정ㆍ변동 금리 놓고 속앓이 中

고정금리 급락, 4년만에 변동금리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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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호 ⁄ 2008.02.11 18:16:10

주택 대출자들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은행권 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폭락세 보이면서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가 변동금리형보다 낮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 국내 증시 역시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고 있어 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매수와 매도를 놓고 공황상태에 놓였다. 또 작년 하반기 주식형 펀드에 손을 댔던 투자자들은 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를 목표로 펀드에 가입했지만, 현재 수익률이 1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신규 대출자들은 대출자들대로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를, 증시 투자자들은 투자자들대로 안전자산이냐 리스크(위험)는 높지만 투자로 전환하느냐를 놓고 혼란에 빠졌다. ■변동→고정금리 전환… 신중 기해야 최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급락하면서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7%대로 떨어졌다.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이자부담이 줄어 환영하는 눈치지만, 은행에 예금을 넣어 두고 이자로 생활하는 투자자는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주 91몰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6.16~7.76%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9일과 비교하면 0.2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7%대로 낮아졌다. 이날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우 리은행이 6.48~7.98%, 신한은행이 6.58~7.98%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달 28일보다 0.26%포인트나 떨어진 6.71~7.75% 금리를 적용, 최고 금리가 8% 밑으로 낮아졌다. CD(양도성 예금증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1몰 CD 금리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상승곡선을 그려 지난달 10일까지 5.89%로 고점을 찍은 이후 0.39%포인트 내렸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CD 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시장 조정으로 인한 ‘머니 무브’(예금에서 펀드로 자금 이동) 진정세 등을 감안할 때 은행권의 원화자금 사정이 좋아졌기 때문. 또 내외 금리차 확대로 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증권계 애널리스트는 “현 콜 금리와 CD 금리 스프레드(1일 기준 0.5%포인트)는 과거 평균치(0.4%포인트)와 비교하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CD 금리는 단기적으로 5.4~5.5%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변동금리로 갈아타면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지난해 말 은행에서 2억원을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직장인 박모(36) 씨는 “처음 대출받았을 때보다 금리가 0.7%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며 “추가이자만 연 140만원 차이가 나 고정금리로 갈아탈까 고민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재테크 전문가는 “섣불리 대출을 갈아타면 잔금의 1%가 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금리 하락세 지속 여부 등에 대한 전망과 대출자의 자금사정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자 역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졌다고 무조건 갈아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이 대출시점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중도상환을 할 경우 상환액의 0.7%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내야 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3년 이내에 대출금을 상환하면 기간별로 상환수수료를 달리 책정하고 있다. 1억원을 대출받았다가 상환한다면 70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또 금리 역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는데다, 대출 갈아타기를 할 경우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인지대(7만원)와 담보물 감정료(4만원)도 추가로 든다.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이자가 줄어드는 액수보다 당장 드는 비용이 더 큰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차가 0.08%포인트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지금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10년 정도 지나야 줄어드는 이자와 갈아타는 비용이 같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예금 이자율 추락 변동금리 주택 대출자들은 금리인하 추세를 환영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자들은 울상이다. CD 발행이 줄면 예금이자율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에 연말 은행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급등했던 은행채 금리가 올 들어 돈가뭄이 빠르게 해소된 것도 금리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한때 연 7%를 넘어섰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고단위 플러스 정기예금(1년제 기준) 금리를 6.1%에서 5.9%로 0.2%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 ‘큰 만족 실세예금’의 최고 연 6.4% 금리(1년 기준)에 제공하는 특판을 지난달 31일 마감했으며, 지난 1일자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연 5.2%로 되돌렸다. 농협 관계자는 “특판예금에 가입하지 못해 불만을 표출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고객에 따라 6.0~6.5%까지 본부에서 개별 승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당수 은행이 다음주 정기예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하면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 가입자 인내ㆍ환매 놓고 고심 “4개월 만에 300만원 손실이라니, 환매할까?”, “아냐, 처음부터 2~3년 생각했으니 기다려보자.” 주식하락이 수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오락가락하는 펀드 투자자들의 속내다. 이미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만큼 이번에 환매를 고려하는가 하면, ‘꼭지’(증시정점)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상승장을 기대하며 최근과 같은 조정장에서 자금을 더 넣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국민은행은 심형구 부행장의 이름으로 펀드 투자에 관한 메시지를 영업점에 보내기도 했다. “펀드는 장기분산 투자시 손실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에 가입한 펀드의 유지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는 취지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시장 타이밍을 잡아서 투자하는 전략은 성공 확률이 낮다`는 취지의 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최근의 펀드 수익률 하락이 얼마만큼 하락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대해 재테크 관계자들은 “추가 투자나 환매는 잠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신한은행 PB 관계자는 “만약 소폭이라도 순이익을 본 경우 환매하여 반등시기에 맞춰 재가입하고, 손실을 입은 투자자는 환매하지 말고 반등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당장 주식이 악재를 보인다고 성급하게 판단하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 “처음 마음 먹은대로 2~3년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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