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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소용돌이 속 민주노동당

‘대표 진보정당’ 타이틀 누가 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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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호 ⁄ 2008.02.25 16:07:50

민주노동당 심상정·노회찬 의원이 탈당과 더불어 진보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어 최근 단병호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잇따르면서 사실상 민노당은 창당 8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이에 천영세 대표직무대행은 "심상정 동지가 비정규직 투쟁을 강조해왔는데 보탬이 되려면 분당·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됐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천 대표와 민주당 잔류파들은 묵묵히 ‘마이웨이’를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월 17일 공식 출범한 통합민주당과 더불어 제 18데 총선 대결구도는 보수정당인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그리고 민노당과 새 진보신이 각축을 벌이게 됐다. 또한 그 어느 때 보다 민노당과 새 진보신당의 ‘대표 진보정당’ 논쟁이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될 전망이다. ■진보신당파 vs 잔류파 팽팽한 신경전 이 가운데 심 의원은 노회찬·조승수 전 의원 등과 함께 임시 정당 형태인 진보신당연대회의를 구성, 총선을 치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진보정당운동 소속인 조 전 의원은 심 의원의 이 같은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심 의원과 노 의원의 진보신당연대회의의 제안이 기존 우리의 구상과 다름없음을 확인했다.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새진보정당운동은 원활한 통합작업과 흡수를 위해 자진해산을 결정했다. 심 의원은 탈당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의 민노당 틀로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드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며 진보신당의 개척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이번 총선에서 이명박 정권에 맞설 견실한 진지를 구축하고 대중적 진보정당의 기초를 다질 것이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하지만 정작 창당작업은 총선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심 의원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당 내에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무책임하게 나갈 수 없다며 탈당보류의 여지를 보이던 그가 돌연 탈당선언에 나선 이유도 크다. 그 동안 당 내 양 측간의 '기 싸움'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잔류파에 소속인 한 의원은 “(심 의원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의도가 아닌 신당창당을 위한 내부파악이 더 남아서 남아있는 게 아니겠냐”며 비판했다. 천 대표 역시 “분열과 분당으로 이명박의 대운하를 어떻게 맞설 수 있겠느냐”면서 “탈당 선언을 하고도 당직을 유지한 채 당을 와해시키려는 부도덕한 행위는 묵과하지 않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영순 대변인은 “분당하는 움직임만이 혁신이 아니다”며 심 의원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민노당 분당국면에 민주노총도 어수선 이처럼 분당으로 인한 당이 해체위기에 놓이게 되자 잔류파인 천영세 대표와 최순영·이영순 의원도 대책에 나섰다. 이들은 간담회를 열어 당을 혁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당명 개정, 재창당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천 대표는 이날 “민주노동당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진보정당이자, 진보정당의 현재이고 미래다”면서 “혁신·재창당을 통해 정통성을 가진 21세기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또 4월 총선전략과 관련,“비례대표 후보를 당 내외 인사로 전략공천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논란이 됐던 ‘일심회’ 사건 관련자 처리 문제에 대해 천 대표는 이미 처리된 부분이며 중앙위 안건으로 논의하기보다 당 위원회에서 당헌·당규 위반으로 밝혀지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 내 민주노동당의 환골탈태 여부에 대한 불투명한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민주노총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민노당의 분당 국면으로 민주노총 내에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금속 노조 측은 대의원대회를 통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진보 후보를 금속노조의 지지후보로 결정, 지원하겠다”며 총선 방침을 논의했다. 김호규 현대자동차지부대의원은 “민노당은 노동자 중심의 당이 아니게 된 만큼, 앞으로 자유무역협정 반대 등 모든 진보 후보들에게 문호를 열어 놓을 것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견이 분분한 만큼 이번 움직임도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민주노총 산하 산별조직인 사무금융연맹의 경우‘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노동정치 세력을 통해 노동자 정치 세력화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안건을 상정했음에도 불구, 통과되지 않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총선 이전에 그것도 10년 동안 지켜온 기존 정치방침을 변경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며 내부 상황을 귀띔했다. <류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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