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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복귀 가능성 ‘자신만 안다’

대주주로서 권한은 막강…
차후 경영일선 복귀 배제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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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호 김대희⁄ 2008.04.28 17:21:49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퇴진과 함께 복귀 가능성 등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들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언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복귀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은 말을 굉장히 신중하게 하는 분이고 본인이 한 말에 확실히 책임지는 스타일인 만큼 퇴진 발언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중추인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와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로서의 영향력은 막강할 전망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학수 전략기획실 실장은 “이건희 회장이 지금처럼 회사의 전략적인 부분에 조언도 해 주고, 리더십을 발휘해 주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도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대주주로서의 권한은 계속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 이사회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최대주주로서 주주총회를 통해 계열사 사장과 임원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해 온 만큼 간접경영의 효과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건희 회장이 그 동안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기에 이번 조치 때문에 기업경영이 어려워진다거나 많이 바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비자금 사태로 경영 일선에서 떠났다가 사면 받은 뒤 복귀한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사례도 있는 만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례로, 이 회장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도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복귀한 전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지금은 여론상 일보 후퇴하는 전략일수도 있어 차후의 경영 일선 복귀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또 아들인 이재용 전무가 국민의 비난을 피해 일정기간 해외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뒤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점도 이 회장이 삼성에 대한 영향력의 끈을 놓지 않은 부분이다. ■ 삼성측 “이 회장 복귀 없다” 일축…IOC 위원직도 불투명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 측 반응은 단호하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 본인 뜻이 확고한데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도 특검 결과와 관계없이 이 회장이 퇴진한 것이라고 설명한 만큼 재판 결과에 따라 복귀 여부가 정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소유와 경영의 분리 차원에서 이 회장의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이 회장은 여전히 삼성 대주주라는 점에서 그룹 경영에 의견을 낼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삼성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영향력이 당분간 계속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는 퇴진하지만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막후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을 유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IOC 위원은 개인적 명예를 떠나 국가적 명예가 걸린 문제인 만큼 이번의 그룹 회장직 퇴진과 IOC 위원직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이 회장이 IOC 위원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IOC 윤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일각에선 이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일체의 행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쇄신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도 약간 창백한 얼굴로 들어와 3분 가량 퇴진성명을 낭독한 뒤 곧장 퇴장했다. 때문에 이 회장의 나이와 병력(病歷)을 고려할 때 그동안의 충격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활동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즉, 당분간 심신을 추스르며 이어질 세금포탈과 관련한 재판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4월 23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삼성특검의 수사결과와 삼성의 경영쇄신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에 대해 “이 회장은 약속을 지킨 적이 없으며, 언제든 다시 복귀할 수 있다”면서 “이 회장의 직책은 국민이 준 것도 아니고, 소나기가 오니 잠깐 우산 속에 숨은 것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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