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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 ‘뻔히 지는 게임’에 올인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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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호 심원섭⁄ 2008.05.06 16:11:31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친박 당선자에 대한 무조건 복당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결론이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는 복당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복당 논의 공식화’를 요구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8명으로 구성된 최고위원 가운데 김학원, 한영 최고위원을 제외한 강재섭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정형근, 전재희 최고위원, 이한구 정책위 의장 등 6명은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조차 아예 묵살하는 입장이어서 박 전 대표로서는 ‘하나마나한 게임’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3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형근 위원 등이 ‘복당 찬성’ 주장을 밝히는 등 입장 변화를 보였으나 복당 결정이 유보됐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두 번째 당 공식 의결기구인 최고위의 결정요구에 대해 모두 거절당한 만큼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질 게 뻔한’게임에 미련을 가지고 계속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원칙’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 특유의 기질이 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없지는 않지만, 한마디로 향후 정치보폭을 넓히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일단 복당 얘기를 꺼낸 만큼 결과에 상관없이 마무리를 짓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해, 이 말이 곧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는 복당 논란을 일단락 짓고 다음 행보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다.

■ 박 전 대표 선택할 카드 3가지로 압축 일단 ‘친이계’측에서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복당 불가 입장이 나올 경우 7월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가 직접 출마하든지 아니면 나오지 않더라도 ‘대주자’를 내세워 당권에 도전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어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 전 대표도 4월 25일 친박 당선자 복당 촉구 기자회견에서 “당에서 부결할 경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방침이 나오면 거기에 따라 다음 단계를 생각하겠다”고 답변해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물론 복당 문제가 원만하게 풀리면 박 전 대표의 발걸음도 가벼울 수 있지만, 그렇치 않을 경우 당내 화합이건 국정운영 협조건 아무 것도 안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내당’을 만들어 당외 친박계 정치세력과 연계, 비주류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에 박 전 대표가 탈당 등 정치적 결단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복당 카드’를 접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당 공식 기구에서 복당 불가 방침이 굳어진다면 박 전 대표가 선택할 정치적 행보는 대략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자신이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원들에게 주류측으로부터 핍박당하는 모습을 보여 자신의 지지세를 결집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방법과, 측근을 내세워 직접 지원하거나 지금처럼 비주류의 길을 걸으며 당무에 비협조적으로 나서면서 후일을 기약하는 행동으로 돌입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가운데, 박 전대표의 선택에 따라 한나라당은 일촉즉발의 내전상황으로 돌변하게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직접 당권에 도전하거나 측근을 내세울 경우 ‘친이’, ‘친박’간의 대결은 사생결단의 전면전 양상으로 돌입할 것이며, 만약 탈당을 감행한다면 대규모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되지 않겠느냐는 정치권의 분석이 유력하다. 사실 지난 4월 중순 전화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티에서 실시한 ‘한나라당 대표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56.4%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으며, 정몽준 의원이 22.3%로 2위, 강재섭 대표가 3위(12.8%), 그 뒤로 원희룡(2.6%)·안상수(1.1%)·김형오(0.3%)·홍준표(0.2%) 의원 등으로 조사됐다. ■ 친박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 흘러나와 이 같은 조사결과는 총선 이후 당내의 친박 세력이 축소되긴 했지만 박 전 대표의 영향력까지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직접 당권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친박 계열의 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박 전 대표가 직접 지원하고 나설 경우 박 전 대표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당원들의 결집으로 당 지도부 색채가 친박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즉 지지도 면에서 ‘도토리 키재기’ 같은 ‘친이’ 계열 후보들이 난립한 가운데 ‘친박’ 세력이 결집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경우 무게중심이 친박 쪽으로 기울어져 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당 지도부가 세력이 친박보다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 개별적으로는 부정적 의견을 보이면서도 당론으로 밀어붙이기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박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친박 탈당자들의 복당 무산을 당이 민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해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친박 내부에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지만, 박 전 대표가 탈당 할경우 향후 행보에 대한 대략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 친박 세력이 한나라당 내에 포진한 친박 당선자를 비롯하여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당선자 등을 합칠 경우 60여 명, 많게는 70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세력을 모아서 단독으로 당을 만들어 추후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또 다시 한나라당과 당대당 통합하는 형식을 취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 최근 친박 인사들 가운데서는 ‘비례대표 파동’과 관련한 사법처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친박연대를 해산하고 친박 무소속과 합쳐 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어 이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이회창·민주 등과 ‘반MB연대’ 구성 가능성도 현재 친박 무소속연대 소속 당선자는 12명이고, 여기에 8명을 더하면 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박연대의 경우 제명한 김일윤 당선자를 제외하고 비례대표 포함 13명의 당선자가 있는 만큼, 당 해산 이후 양정례 당선자와 자격 논란이 제기되는 인사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이 무소속 신분으로 합쳐진다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무소속 당선자 측에서는 일단 15일까지는 한나라당 내의 복당 논의를 지켜본 뒤 복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친박연대의 홍사덕 당선자와 친박 무소속의 김무성 의원 등이 주축이 되어 본격적으로 교섭단체 구성에 나선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홍 당선자가 대표를, 김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 교섭단체를 교두보로 박 전 대표의 친위 세력이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번째로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손잡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총재의 경우 지난 대선 전부터 박 전 대표에게 줄기차게 구애(求愛)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친박 세력과 자유선진당이 합칠 경우 의석이 80석 넘을 것으로 보여 박 전 대표의 복당 요구 때처럼 한나라당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이 총재는 박 전 대표에게 ‘차기’를 약속하고 일찌감치 모든 당 일정과 스케줄을 이 기준에 맞춰 진행해야만이 성공적으로 당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뒤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내의 한 친박 중진 인사는 최근 “한나라당이 ‘박근혜’라는 브랜드를 가볍게 여기다가는 저번 총선 때 잘 나타났듯이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을 당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오죽했으면 ‘박근혜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겠느냐. 지금까지 박 전 대표에게 맞서서 버텨낼 사람은 당에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해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다. 세 번째로는, 이 총재와 손을 잡은 박 전 대표가 내친 김에 2010년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서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영호남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통합민주당과의 합당 또는 연대를 통해 의석이 과반수가 훨씬 넘는 ‘반MB연대’를 결집할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정치권은 ‘경천동지(驚天動地)’ 할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박 전 대표 측근에서는 “가능성이 0.1%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표가 무리한 행보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수가 따를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연 박 전 대표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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