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행복해야 할 ‘가족의 달 5월’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는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른 무섭고 불안한 나날이 이어져만 가는 듯한, 괴롭고 불행한 ‘공포의 5월’을 맞은 느낌이 든다는 볼멘소리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올 들어 처음 호남지방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닭의 조류독감(AI)이 영남, 충청, 강원, 경기지방을 거쳐 급기야는 전국 인구의 4분의 1을 웃도는 1200만 명 가량이 운집해 살고 있는 수도 서울에까지 번져 날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무서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4월 18일에는 한·미 간의 이른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한·미 정상회담’ 개최 턱밑에 서둘러 졸속 합의를 이뤘다는 원성과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촛불 시위로 대변되는 일련의 ‘민란’ 속에서 국회의 ‘쇠고기 청문회’까지 치르게 된 이른바 ‘공포의 광우병 보균 위험성(?)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조치’ 논란까지 설상가상으로 덮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물론 협상 상대국인 미국에서도 계속 관련 업계를 포함한 정치권이 끊이지 않고 갖가지 논란과 성난 민심의 초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하면 양국 간의 합의가 원만하게 풀려, ‘통상마찰’이라는 불행을 피하는 동시에 광우병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특이 미국에 비해 열악한 한국의 한우 축산농가들을 희생시키지 않게 원만한 해결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지에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지난 5월 7일의 이른바 ‘쇠고기 청문회’는 협상 합의 당사국인 한국은 물론 상대국인 미국에서도 그 어느 때보도 높은 관심과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청문회가 제대로 되지 못해 기대와는 거리가 멀기만 했다는 원성들이 자자했다. 한마디로, 여야 간의 주장만 난무한 ‘정쟁의 한마당’에 불과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여야 정치인들에게는 광우병 공포나 한우농가 대책 같은 것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뒷얘기들만 꼬리를 잇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청문회의 성과를 꼽는다면 크게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경우 무역마찰을 감수해서라도 즉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다짐을 정부에서 이끌어 낸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바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승수 국무총리, 집권 여당의 강재섭 대표, 협상 주도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정운천 장관 등이 차례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 논란거리였던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문제는 청문회에서도 속 시원하게 정리하지 못해, 성난 국민들의 광우병 공포와 불안을 여전히 잠재우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해서도 ‘국익을 위한 협상’이라는 정부, 여당과 검역주권을 포기한 ‘굴욕협상’ 이라는 야권 의견이 충돌해 협상과정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문들도 해소시키지 못했다. 특히, 청문회에서 무엇보다도 우선적이고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축산농가 지원대책은 여야의 정략적 입장과 태도 때문에 거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특히 축산농민들의 빈축과 원성을 사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사실, 이번 쇠고기 청문회에서 다뤄야 할 핵심적인 사안이라면 무엇보다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함께 졸속 협상 및 보완책 여부 등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여당과 야당 간의 입장이나 태도의 차이 등으로 인한 충돌로 어느 하나도 속 시원하게 정리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만 셈이다. 하지만 차제에 정부 여당이나 야권 등은 무엇보다도 국익과 함께 국민건강 우선을 통상외교의 철칙으로 재다짐해 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