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이 설·추석 명절 기간 300건이 넘는 암표 거래 의심 사례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승차권 부정 판매 단속이 대폭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과 SR로부터 제출받은 승차권 부정거래 단속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두 기관이 철도경찰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암표 거래 의심 건수는 총 355건이었다. 이 가운데 코레일이 83건, SR이 272건을 차지했다.
명절별로는 설 연휴 기간 207건(코레일 25건·SR 182건), 추석 연휴 148건(코레일 58건·SR 90건)이었다. 이는 2024년 설 12건(코레일 2건·SR 10건), 추석 107건(코레일 107건·SR 0건) 등 총 119건과 비교해 1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명절 암표 관련 수사 의뢰 건수는 2021년 3건, 2023년 18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수년 사이 단속 강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이 같은 증가는 지난해 설부터 시행된 철도사업법 개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개정안은 승차권 부정 판매 금지 의무를 위반했거나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 국토교통부가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 판매자의 이름·주소·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관계 기관이나 단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법 개정 이전에는 직접 단속 권한이 없었던 코레일과 SR이 암표 거래를 적발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개정 이후 국토부를 통해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자 인적 사항을 확보해 수사 의뢰로 이어지는 구조가 마련됐다.
또한 코레일은 2023년 9월부터, SR은 2024년 10월부터 암표 판매 의심 사례를 신고받는 전용 제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온라인 게시글을 모니터링하고 제보 내용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철도 승차권이 무기명으로 발권 가능한 구조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승차권 구매자와 실제 이용자가 다른 경우 웃돈을 받고 재판매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도기관들은 비회원(무기명) 기반 예매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회원 기반 예매 시스템을 강화해 구매자와 이용자를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진석 의원은 “설·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 열차 암표 거래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코레일과 SR 등 관련 기관에 보다 명확한 단속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