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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갈아타기도 기술이 필요하다

투자자들, 펀드 갈아타기 놓고 고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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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호 성승제⁄ 2008.06.23 17:25:10

“펀드 환매도 기술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가입한 펀드를 환매하고 싶다면 오후 3시를 기억하라.” 국내 증권시장의 조정기에다 일부 중국 펀드가 30% 가까운 손실을 내면서 펀드 환매를 놓고 고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또 일부는 불안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여전히 투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환매시기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는 게 재테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펀드 환매는 콜센터나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끝일까? 정답은 'NO'다. 펀드 환매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펀드가 증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는 환매 시기가 펀드 투자금의 이익과 손실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푼의 투자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펀드 환매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펀드 환매의 기술, 그 요점을 정리한다. 지난해 중국 펀드에 가입해 약 5000여만 원을 투자한 이모(34세·회사원) 씨는 최근 해외 펀드를 환매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국 주식이 지진 등 자연재해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달 초 장 마감 이후 환매신청을 했는데, 다음날 홍콩 증시가 6%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장 마감 이후 환매했기 때문에 다음날 기준가로 적용돼 원금대비 약 15%의 차익을 더 남길 수 있었다. 적은 투자금이면 큰 이윤이 없겠지만, 이 씨의 경우처럼 수천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라면 환매 조건에 따라 최소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손수익이 결정난다. 예컨대, 10개월 전에 1000만 원을 중국 펀드에 투자한 고객의 경우 환매시점을 잘못 선택하면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돌려받는 금액이 최대 200만 원까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사실상, 어떤 펀드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식형 펀드의 경우 가장 밀접한 영향을 받는 게 주식이다. 하지만, 펀드는 주식이 아니다. 주식의 경우 투자자들에 따라 매수·입이 그날그날 결정된다. 그러나 펀드는 환매 시점에 따라 시기가 결정된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자산관리 업계의 한 전문가는 펀드 환매는 그날 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동성이 진정되는 시점을 환매 시점으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펀드를 환매한다면 기본적으로 오후 3시를 지켜야 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당일 오후 3시 이전에 환매 신청을 하면 그날 종가가 반영된다. 만약, 환매 당일 코스피가 급등한 것을 최종 확인한 후(3시 장 마감 이후) 증권사에 달려가면 다음날 종가가 반영된다. 만에 하나라도 다음날 장이 폭락하면 손실분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해외 펀드는 좀 다르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대부분 오후 3시 이전에 환매하면 그날 종가가 반영되지만, 브라질 등 기타 지역은 그 전날 종가가 반영된다. 해외 펀드는 지역과 펀드마다 종가 반영이 달라 환매 전에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설 연휴처럼 해외시장은 열리는데 한국 증시는 안 열리는 경우가 있어, 휴장일 이후 주가 급등락을 감안해 투자한 지역의 휴장일 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매 신청 후 국내 펀드는 통상 4~5일, 해외 펀드는 8~9일 뒤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펀드 투자 짧게 보는 건 금물 “최근 주식이 계속 하락세고 일부 중국 펀드는 30% 가까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환매할 때 아닌가요?” 중국 펀드와 국내 대형 주식형 펀드가 조정기간을 받으면서 최근 이같은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PB(프라이빗 뱅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두 가지를 반문하면 대부분 전화를 끊는다고 한다. “당장 돈이 필요한지, 혹은 연말까지 주가가 다시 오를 것 같지 않다는 확신이 드는지” 여부다. 성급한 마음을 가지고 펀드에 가입한다면 오히려 더 큰 손실만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무도 모르는 게 주가라지만, 성급한 마음에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찾기보다는 한숨 돌려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특히, 현 시점이 증시 바닥권인지는 모르지만 연말까지 주가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성급한 환매를 자제해 달라는 게 전문가들의 당부다. 하나은행의 PB팀장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시점에 펀드를 환매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확정지을 뿐”이라며 “펀드 투자를 짧게 보는 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펀드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만, 펀드 전문가들 역시 환매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괴롭다 못해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장기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의 서적이나 만화책을 보며 머리를 식힌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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