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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vs 문희상 국회 부의장

李 “상시국회 확립”…文 “성숙한 국회상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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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호 박성훈⁄ 2008.07.22 15:36:11

18대 국회가 열리고 나서 한 달 이상 쌓아뒀던 업무들이 봇물 터져 흐르듯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매듭 지어진 것이 국회의장 선출이다. 제헌 60주년을 맞아 장대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던 국회로서는 수장이 뽑히지 않은 ‘무주공산’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서 여야 의원들은 개원 전 본회의를 열자마자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5선의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을 선출해 의전상 결함을 해소했다. 이어, 16일에 열린 본회의에서는 국회 부의장 투표까지 재빨리 마무리했다. 이날 18대 국회 부의장에는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과 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이 의원은 이날 총 투표수 248표 중 216표를, 문 의원은 238표 가운데 223표를 얻었다. 이제야 국회의장단 구성이 진용을 갖춘 모습이다. 앞으로 ‘김형오-이윤성-문희상’ 삼각체제 의장단이 18대 국회의 전반기를 이끌어갈 선단이다. ■왜 ‘힘없는’ 부의장직에 목을 매나 의장단의 실권자는 당연히 국회의장이다. 국회의장은 법안 직권상정과 국회 대표권, 의사정리 및 질서정리, 사무감독권 등 실질적인 권한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면 부의장이 갖는 권한과 역할은 무엇인가? 국회법(제3장 제12조 부의장의 의장 직무대리에 관한 조항)에서는 부의장이 하는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의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의장이 지정하는 부의장이 그 직무를 대리한다’ ‘의장이 심신상실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게 되어 직무대리자를 지정할 수 없는 때에는 소속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소속인 부의장의 순으로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국회 부의장은 의장 유고시 그 직무를 대리하는 것 외에는 역할이 거의 없다. 오히려 명예직에 가깝다. 그럼에도 매번 개원 초기에 원내 1당과 2당 의원들 사이에서 국회 부의장직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국회 부의장이 되면 일단 그 직함에서 나오는 명예와 함께 갖가지 의전과 혜택이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의장이 되면 부임과 함께 사무실을 의사당 본관 3층에 위치한 집무실로 이동한다. 봉급에 해당하는 ‘세비’도 일반 국회의원이 받는 월 평균 941만 원에서 1309만 원으로 대폭 증액된다. 부의장의 활동비는 정보공개청구에서도 기각될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지만, 국회 상임위원장이 통상 1억 원의 활동비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억 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 이외에 비서실 직원도 지원받는다. 부의장 비서실의 직원은 총 7명이며 1·3급 각각 1명, 4급 2명, 9급 3명이 배속된다. 차량은 에쿠스 3.8(배기량 3800cc)을 전직 의장단으로부터 승계받는다. 이렇게 보면,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아 의정상의 책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갖가지 실속을 차릴 수 있는 자리가 국회 부의장이다.

■후보선출…한나라당 ‘순조’ 민주당 ‘난항’ 통상 각 당에서 국회 부의장 후보들을 내놓으면 후보의 신상에 큰 하자가 없는 이상 과반 이상으로 선출해주는 것이 종래의 관례이다. 따라서, 국회 부의장이 되려면 당에서 먼저 추대를 받아야 한다. 한나라당 이윤성 부의장의 후보 선출은 매우 순조로웠다. 당초에는 이 부의장과 함께 안상수 당시 국회 의장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정의화 의원과 김영선 의원 등 세 명이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의원이 5월 31일 제18대 국회 의장단 선거 후보 접수에 혼자 등록을 마치면서, 단독 출마한 이 의원이 국회 부의장 후보로 무혈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에는 다소 치열하다 싶을 정도로 경쟁구도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화학적 융합’을 내세우며 국회 부의장직을 놓고 경선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기대했으나, 전당대회에 이은 계파 싸움이 연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5선인 박상천 전 대표를 합의 추대하는 분위기였으나, 문희상 의원이 부의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선 분위기로 전환됐다. 여기에 호남 출신의 5선 김영진 의원도 가세했지만, 박 전 대표와 문 의원에 비해 지지세가 떨어져 실질적으론 박 전 대표와 문 의원의 맞대결이었다. 당내 경선에서도 과반수 득표가 나지 않아 2차 투표까지 가기도 했다. 따라서, 국회 부의장을 합의추대로 밀어 왔던 민주당의 관례를 깨고 경선을 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윤성·문희상 ‘닮은꼴’ 이윤성 부의장과 문희상 부의장은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둘 사이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63세 동갑인데다, 수도권 지역구라는 점, 4선의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같다. 이 부의장은 인천 남동에서 15대부터 4선을, 문 부의장은 의정부에서 14대부터 15대 걸러 4선을 지냈다. 또한, 둘 다 당내 주류계파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윤성 부의장은 지난 대선에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치밀한 선거전략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공신이며, 당내 친이 세력에 속한다. 문희상 부의장은 대표적인 구 열린우리당 인사이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이기도 하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다. 비서실장 시절에는 당청 관계 확립과 참여정부 국정 로드맵 작성을 주도하며 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다. 이 부의장은 국회 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상시국회 체제를 확립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윤리특별위원회를 강화하고, 국정감사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문 부의장은 17대 국회와 비교해 여야가 뒤바뀐 상황을 언급하며 “18대 국회는 백지다. 우리가 할 나름이다”라며 “성숙한 국회상 정립을 위해 전력투구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KBS 방송기자 출신이며, 저녁 9시 뉴스 간판 앵커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는 신한국당 대변인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대외협력특보를 거쳐 국회 개혁특위 위원장,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개혁특위 위원장으로서 여야 간의 이견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국회 개혁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25년의 기자생활로 다진 특유의 정연한 논리와 12년의 의정경험을 바탕으로 가다듬은 리더십 및 친화적인 성격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이윤성, 정연한 논리 문희상, 넓은 인간관계 장점 문희상 부의장은 외모는 다소 투박하지만 정국에 대한 종합적 분석력과 통찰력을 갖췄다는 평 때문에 ‘겉은 장비(張飛)이나 속은 조조(曹操)’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른바 지와 덕을 겸비한 중진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당 외곽 청년조직인 연청 중앙회장을 3차례 역임한 바 있다. 국민의 정부 때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맡은 바 있다. 17대 국회 초반에 당과 청와대의 창구 역할인 대통령 정치특보에 임명됐다가 ‘김혁규 총리 지명 파동’ 당시 ‘총독’ 논란에 휩싸여 물러나기도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면서 당내 기반을 다졌다. 이후 2005년 4.2 전대에서 집권 여당 의장으로 선출됐으나, 같은 해 10.26 재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해 열린우리당 해체 및 ‘개혁진영’ 통합 과정에서 친노 사수파에 대해 “대통합의 길을 가지 않겠다는 모든 세력은 과감히 쳐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조화와 포용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으며, 여야에 두루 지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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