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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올림픽 리더십’성공할까

‘올림픽 효과’로 악재 묻혀…바닥 지지율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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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0호 심원섭⁄ 2008.08.19 16:48:14

8월 12일 낮 1시 20분경,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일행간의 첫 청와대 주례회동을 겸한 오찬회동에서 갑자기 “와~” 하는 함성이 터졌다. 1시부터 시작된 회동 과정에서 국회 원구성 문제를 비롯한 국정 현안을 얘기할 때 어둡던 참석자들의 표정이 베이징 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세 밝게 바뀌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운이 융성하는 시기인 듯하다”며 나름대로 의미를 담아냈으며, 박 대표는 “정치도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며 다소 쑥스러운 듯 다짐을 했다고 전해졌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분열과 대립만 있어 안타깝다. 한나라당이 국론을 통합하고 민생을 챙기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으며, 박 대표는 “개원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국민께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자리는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지난달 3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가지는 청와대 정례 회동이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표의 대북 특사 발언, 그리고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당·청 간 소통 부재를 치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 메달 쏟아지자, 여권 악재 잊혀 이 대통령은 오찬 중에 경제 살리기와 관련한 발언을 하면서 “베이징에 가보니 정상끼리도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상전(商戰)과 같았다” “카자흐스탄 정상과 만나 가스 유전을 확보했다”는 등베이징에 갔다 온 얘기를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8일부터 1박2일 동안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제2차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타·알제리·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의 대통령들과 정상회담을 통해 자원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선수촌을 방문해 연습 중인 선수들을 격려했으며, ‘우생순’의 주역인 여자 핸드볼 경기장을 찾아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등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 주었다. 이 대통령은 현대그룹 CEO 시절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16년 간 지낸 바 있는 ‘스포츠 마니아’로 소문나 있다. 이 대통령은 올 초에 태릉선수촌에서 박태환 선수를 만나 “열심히 하라. 선수는 잡념이 없어야 한다”고 격려한 바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참모들과 8·15 경축사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박 선수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자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 무척 감격해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하기도 했다는 게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에도 보고를 받던 중 박 선수가 수영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곤 양팔을 번쩍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9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유도 60kg급에서 최민호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듣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를 연결해 축하를 보내는 등 메달을 획득하는 모든 선수에게 축전을 보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대표선수들이 연일 승전고를 울리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재미에 흠뻑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정국 현안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이나 여당이 이처럼 여유롭게 즐길 상황인가 하는 물음에는 선뜻 ‘그렇다’고 나서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개월이 다 돼 가지만 여야의 기 싸움으로 원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귀환 서울시 의회 의장의 금품살포 혐의,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 사촌언니 김옥희 씨의 공천비리 의혹, 한나라당 유한열 상임고문의 국방부 납품 청탁 의혹 등이 불거져 구속돼 있는 실정이다. ■ MB 지지율 20%대 중반으로 회복세 또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을 두고 진보 진영과 거친 싸움을 하고 있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회심작으로 내놓은 공기업 선진화 대책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올림픽 효과로 이슈가 묻혀 버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잇따른 메달 소식에, 짜증나는 정치나 올라만 가는 물가 등 경제 현실에 짓눌린 국민의 마음이 한층 시원해지고 밝아지고 있어, 정부·여당으로서는 국민의 관심이 올림픽으로 쏠려 불리한 이슈가 묻히기 때문에 다소 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그 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 당시 10%대까지 추락했던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최근 들어 20% 중반대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게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7일 발표한 주간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23.1%로 나타나 전주의 16.5%에 비해 6.6%포인트 오르면서 20%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2일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R&R(리서치앤리서치)이 전국의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월례 전화 면접조사를 실시해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28.5%를 기록, 7월의 23.2%에 비해 5.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매주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는 지지도가 31%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비록 비공개 내부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촛불정국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주장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지도 회복세는 ‘올림픽 효과’와 독도, 한미 정상회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각종 이슈들이 올림픽에 묻히고 한국 선수단의 선전으로 국민의 긍정적 사고가 늘어나는데 따른 ‘올림픽 효과’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지명위원회의 잘못 된 독도 관련 표기에 대하여, 부시 미 대통령이 즉각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보여준 이 대통령과 주미 대사관 등 정부의 노력과 성과, 한미 동맹을 재확인한 제3차 한미 정상회담 등이 지지도 제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가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건국 60주년인 올해 8·15를 계기로 새 출발의 각오를 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지도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올림픽에서 연일 이어지는 선전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얼싸안고 좋아하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애국심은 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 아테네 올림픽, 노무현 지지율 반짝 상승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팀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전한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포인트 상승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돌리기 위해 프로 야구를 창설했으며, 1984년 LA 올림픽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들자 100만 시민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선수단을 환영하면서 “국력과 메달 수는 비례하는 것 같다”는 말을 남기는 등,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통치술로 활용한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 역시 선수 못지 않은 테니스 실력을 자랑하며, 평소에도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져 있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최근 며칠 간 퇴근 후 관저에서 취침 전 그날그날의 주요 경기를 챙겨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과시간 중에도 짬이 날 때마다 TV를 통해 경기를 관람하고 우리 선수단의 성적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 대통령의 최대 관심종목은 역시 16년 간 연맹 회장직을 맡았던 수영으로서, 지난 여름휴가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휴가 계획에 대해 “테니스와 수영을 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수영을 좋아하는데다 ‘마린 보이’ 박태환 선수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전해졌다. 지난 2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있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선수는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와 함께 운동선수들을 대표해 단상에 마련된 자리에 앉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남자 200m 자유형 경기에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선수의 잠영 장면을 지켜보다가 주위에 있던 참모들에게 “88올림픽에서 스즈키 다이치 선수가 100m 경기에서 50m 가까이 잠영을 해서 우승하자, 국제수영연맹이 잠영거리를 15m로 제한했다”면서 “스포츠 규칙도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하는 등 올림픽이 시작되자 참모들에게 틈틈이 ‘수영상식 강의’를 할 정도로 지식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 이대통령의 이 같은 ‘올림픽 리더십’이 어느 정도까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아테네 올림픽 효과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이후 국가보안법 논란이라는 구렁에 빠져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예를 보더라도, 올림픽 효과는 그다지 지속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는 84년 LA 올림픽 직후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기술·물자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치고 나가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한 전례도 있어, 이 대통령의 겨우는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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