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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여의도로 전격 U턴

당직자, 사무처, 특보단, 뉴라이트 연합 등 지지세력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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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2호 심원섭⁄ 2008.09.02 17:10:50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520여만 표라는 사상 최대 표차로 압도적 승리를 안았던 이명박 대통령이 금년 2월 25일 취임 후부터 선보인 통치 스타일은 역대 대통령들과는 사뭇 달랐다. 기존 정치판을 지배하던 진보와 보수의 이념 구도와 지역 구도를 뒤로 한 채 실용주의를 내세우면서 철저하게 일과 현장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방식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기업 경영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권위’를 지키되 ‘권위주의’를 거부하면서 실용과 속도를 강조하던 이 대통령의 리더십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에 따른 촛불 민심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민심의 뜨거운 열기가 촛불집회로 인해 냉혹하게 돌아선데 충격을 받고, 이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CEO형 리더십’을 변화시킴으로써 취임 6개월 만에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국정 장악력을 조기에 회복하지 못할 경우 집권 기반의 붕괴와 함께 각종 개혁의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정치권에 대해서는 ‘탈(脫)여의도 정치’라는 기존의 행보에서 벗어나 정치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귀(歸)여의도 정치’의 행보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 ‘8월 공세적 국정운영’ 본격화 예고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 사무처 직원, 지난해 대선 당시의 특보단, 자신을 적극 지지한 뉴라이트 전국연합 인사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고 격려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8월 20일 오후 청와대로 한나라당 당직자 180여 명 전원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당청 정례회동, 4·9 총선 당선자 초청 만찬 등 여당과의 접촉을 꾸준히 유지해 왔으나, 당직자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귀(歸)여의도 정치’의 예고탄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초기 국정 난맥상에서 벗어나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개혁에 필요한 법과 제도의 개편을 위해 여당의 지원을 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제 개인적으로 욕심이 없다.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아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 반석에 올려놓겠다”며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겠다. 전혀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국민들이 우리를 믿고 정권을 맡겨줘 우리는 여당이 되었다. 여당은 어떤 것에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저 스스로도 여당으로서 중심을 잡는데 한 달이 걸렸다”며 “앞으로 박희태 대표의 당부 말씀처럼 경제에 전념할 테니 당도 저를 뒷받침해주시기 바란다.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욕심이 없다.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아서 반드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 반석에 올려놓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권이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꼈다”며 “이제 내가 많은 것을 결심하고 행동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혀, 광복 63주년 및 건국 60주년을 맞은 8·15 경축사를 통해 리더십 회복 본격화, 대대적 정책·개혁 드라이브 등 ‘8월 공세적 국정운영’의 본격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새 정부 출범 초부터 밀어닥친 대내외 경제난과 인사파문, 쇠고기파동 등의 잇단 악재를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정부가 잇따라 발표했거나 할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정책, 추석물가 및 민생 대책, 공기업 선진화 방안, 세제개편안 등을 계기로 향후 속도감 있는 개혁정책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가 야당일 때는 비판하면 그것으로 끝났지만, 이제 우리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며 “어떤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제 경제에 전념할 테니 당도 나를 뒷받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하는 등 한나라당이 새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경제 살리기’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동지 여러분 한분 한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 이렇게 든든한 백이 있으니 든든하고, 마음에 걱정이 안 된다”며 “오직 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는 결과가 국민들께 우리가 드려야 하는 답이다. 저는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시키지 않기 위해 많은 걱정을 했고, 여러분도 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해 당 지도부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열심히 해서 동지들의 큰 뜻에 보답하겠다”며“앞으로 내가 힘이 빠질 때, 그리고 동지들의 격려가 필요할 때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동지’라는 용어 친근감 있을 줄 몰랐다” 이날 발언에서 특기할 부분은 이 대통령이 당직자들을 ‘동지’라고 호칭한 점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순자 최고위원은 8월 2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만찬 회동을 거론하며 “그때 처음으로 6개월 만에 16개 시·도당 위원장과 중앙위 대표, 지도부가 들어갔을 때, 이 대통령이 ‘동지’라는 용어를 쓰면서 ‘국무위원 간의 분위기보다 동지라는 용어가 이렇게 친근감이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며 “만찬에서 보니 대통령이 자신감을 많이 찾은 모습이었다.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고 국민만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추석이 지나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넘어오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8월 22일 저녁에는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 100여명 전원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나는 개인적 욕심을 내거나 권력을 남용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5년 동안 대한민국이 일류국가가 되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5년 임기 중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목소리는 작게 하고, 자세는 낮추고, 행동은 철저히 하겠다”며 사무처 당직자들도 똑같이 해줄 것을 주문한 뒤 “10년 만에 정권창출을 하면서 여러분들이 많은 노력을 해주었지만, 이것으로 우리의 소명이 끝난 것이 아니다. 여건이 쉽지 않지만 흩어진 힘을 모으면 반드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또 26일에는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특보단에서 활동했던 인사 25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며 환담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대선 슬로건이었던 ‘경제 살리기’를 거듭 강조하며, 성공한 정권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은 새 정권을 창출한 공동책임이 있다”면서 “앞으로 5년 간 초석을 잘 닦으면 그 다음 정권은 탄탄대로로 갈 수 있고, 10년 뒤에는 `대한민국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금 여러 장애가 있고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이를 넘으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선진 일류국가를 만들면 제가 대통령이 된 의미, 여러분이 정권을 창출한 뜻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독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건의사항을 발표할 때 “대선기간에 약속했듯이 반드시 경제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 의무가 있다”고 말하자, 격정적인 어조로 “이 정권이 성공해야 여러분이 성공하는 것”이라면서 “이 정권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 “당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28일에는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지지했던 뉴라이트 전국연합 회원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 민족은 위대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반드시 선진 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나아갈 길이 멀고, 고쳐야 할 것이 많고, 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태산 같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절망스럽지만, 과거에는 20년 걸려서 고치던 것을 1~2년 만에 고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지혜를 모으고 협조하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민이 잘살고 개인의 인격과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긍정적인 요소는 살리고 부정적인 요소는 극복하면 짧은 시간 내에 우리 사회를 바꿔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이 대통령이 ‘우군’들을 연달아 청와대로 초청해 벌이고 있는 ‘만찬정치’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쇠고기 정국 이후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지지세력 결집을 통해 정책의 추동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최근 공세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여권의 단합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본격적인 ‘출정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이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 등으로 집권한 지 반 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한 여권의 반성과 새 출발을 다짐하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16일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들과 함께 북악산 산행을 다녀온 이 대통령으로서는 여당 당직자를 비롯한 여권 세력들과의 만찬을 ‘산행’의 연장선상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자신감은 건국 60주년이었던 8·15 경축사에서 ‘안정’ ‘법치’ ‘저탄소 녹색성장’ 등의 핵심 키워드를 제시함으로써 원론적이긴 하지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밝힘으로써 좌표 설정은 완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국정운영 좌표 설정은 이 대통령에게 가장 힘이 실려 있던 대선 후 첫 당선자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그대로라는 점에서, 그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5년 임기를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이 대통령 자신의 ‘자기고뇌’의 표현인 셈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대통령 중심제이기는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국회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호흡을 맞춰야 하는 정책 호응도가 추진력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과연 이 대통령의 의지대로 정국운영이 쉽게 풀려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장 추경 예산안 편성, 부동산 세제 개편, 기업 규제 완화 등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들의 대부분이 국회 입법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국회 원 구성을 통해 새 정부의 본격적인 국정운영의 기본 틀을 갖춘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어떤 행로를 거쳐 국정운영의 방향 키를 잡아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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