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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뿔난’ 추석민심에 좌불안석

與 “민심이 바닥까지 갔으나, 기대감은 남아 있었다”… 野 “쓴소리에 민망하고 곤혹스러웠다” 자성론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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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5호 심원섭⁄ 2008.09.23 16:51:19

추석 연휴 동안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을 통해 민심을 직접 체감한 여야 정치권은 15일 풀리지 않는 경제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기대와 비판이 교차하는 “우울하고 답답한 민심”을 가감 없이 전했으나, 연휴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대비책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해 ‘뿔난’ 민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경제 문제가 시급한 현안임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원인과 해법에 대해서는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민심이 바닥까지 간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아직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었다”고 입을 모으면서 기대치를 버리지 않고 ‘희망’에 무게를 둔 반면,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그대로 전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신뢰도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부산 북·강서 을)은 “지역구에서 들을 만큼 욕도 들었고, 민심이 바닥까지 내려갔음을 체감했다”며 “정신 차리고 추석 이후 모든 것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최고위원은 “적어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심이 소폭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절망도 느꼈지만, 이제부터 정치를 잘 하면 나아지겠구나. 전문가들이 내년 하반기 세계 경제가 호전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전에 경제정책을 잘 펴면 큰 폭의 경제성장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 “호남지역 민심은 ‘우울’ 그 자체였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 을)은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서 뽑았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그 다음에, 국회에서 제발 좀 싸움하지 말아 달라, 정쟁하지 말아달라는 두 가지 주문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 의원은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대해 외부 환경인 고유가와 국제 경제 불황 등을 거론하면서 “6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잘 못 가진 것 같다. 촛불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고, 또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감세라든지 규제 완화 등을 추진 중이지만 효과를 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은 그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시간조차 되지 않았다”고 해명해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 을)도 “기대보다는 실망이 더 컸다”며 “감세정책이나 규제 완화 등은 서민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니 서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래도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9월 위기설이 들어가고 있으니 앞으로 잘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었다”며 “불교 문제를 잘 마무리 해달라는 불교 관계자들의 당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은 “경제 문제와 관련해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능력을 발휘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며 “경제 문제를 얘기하는데 민심이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한 주민이 ‘세비만 타 먹고 있지’라고 하길래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면서 “당 내부 파벌 싸움을 지적하며 ‘파벌 없이 잘 했으면 한다’'는 당부도 많았다”고 밝혔다. 호남 출신 비례대표인 이정현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호남 지역 추석 민심은 ‘우울’ 그 자체였다”며 “이구동성으로 ‘대명절 같지 않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경제 살리기 공약 실천이 가시화되지 않고, 물가고 등 민생이 어려운데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특히 광역권 경제정책 발표에 대해 호남은 ‘재탕 삼탕’이고 새로운 것이 없다는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전반적으로 사회가 활력을 잃고 점차 깊은 우울함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실망을 넘어 정치권 전체에 대한 기대를 접어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자녀교육·부동산 문제 더 열심히 대처해야” 반면,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광주 동구)은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지만,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너무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사실 민망하고 곤혹스러운 민심탐험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최고위원은 “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능력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민주당 역시 국민으로부터 기대나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사무총장(서울 은평 갑)은 “주민들이 민주당에 야당으로서 분명하게 일해 달라는 주문을 강하게 했다”며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서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문제인 자녀교육·부동산 문제에 대해 더 열심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하다. 단기적 정책에 좌절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기조가 제대로 잡혀 안정성을 이루느냐’, ‘내일은 괜찮아지겠느냐’ 등을 묻는다”며 “수적으로 약하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당, 국민에게 비전을 주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송영길 최고위원(인천 계양 을)은 “객관적인 어려움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바마의 연설처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정부는 위기에 대해 정면대응을 하기보다는 포퓰리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정부 여당의 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경제·교육 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최고위원(수원 영통)도 “지역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경제 걱정, 물가 걱정을 많이 했다. 정부가 물가정책, 특히 환율정책을 잘못 썼기 때문인데, 문제는 하반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전체 국민의 90%를 차지하는 대다수 중산 서민층은 정부의 감세로 인한 혜택도 못 보고 물가는 급등하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발표를 하지 않으니 추석 민심이 답답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은 “경제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컸다”며 “특히 농민들은 땅 한 평 팔아서 비료 한 포대를 사야 하는 상황이고, 또 남북 관계가 너무 불안정해지는 것 아니냐, 그래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운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근본 원인으로 “강만수 경제팀장이 IMF 당시 차관을 했는데, 막상 와서 한 것을 보면 고환율 정책에서 좀 실패를 했다”며 “대대적인 감세안을 발표하는 그날 주식시장이 폭락을 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것은 경제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 아니냐, 우리가 한번 진지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 민주당에도 ‘쓴소리’ 많아 문희상 의원(경기 의정부)은 “대체적인 민심은 ‘경제 하나 보고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는데, 경제가 좋아지지 않고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며 “재래시장을 돌았는데, 모인 사람들은 거의 다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나, 아직은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서는 “한쪽에서는 ‘존재감이 없어 야당답게 하지 못한다. 야당답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제발 싸우지 말고 경제나 안보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중적인 말들이 있었다”며 “어느 한 쪽으로 모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철국 의원(경남 김해시)은 “경제가 나쁘다는 이야기와 이명박 정부의 불교계 갈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민주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고 이명박 정부는 소통문제로 신뢰를 많이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제시해 거듭나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며 “또 영남지역에 비중을 두어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고, 대북문제에 대해서도 당이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구 갑)은 “‘이 대통령을 뽑아 놓으면 경제 하나는 제대로 할 줄 알았는데 어째 작년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소리를 인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의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생활경제와 현장의 민심은 언론을 통해서 접했던 분위기보다 훨씬 더 나빠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의원(경기 남양주 갑)은 “경제가 어려워도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더 불안해하더라”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통령께서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그러는데 현실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하면서, 특히 주민들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으며, 일부는 “정부에서 기왕 식량지원을 하려면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밝혔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시댁이 있는 경기도 여주를 방문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민심이 바닥까지 내려간 정도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다”며 “신뢰를 극복하지 않는 한 이 정권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추경안이 불발된데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의 능력이 그 정도냐, 민주당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는 비판도 많았다”며 “이명박 정권의 위기 대응력이 부족하다며 걱정들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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