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도요타 등 차량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대기업 총수들의 애마(愛馬)가 바뀌고 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애마가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이 직접 서울 강남 일대의 수입차 전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수입 명차 등을 대량 구매했다. 이 전 회장이 직접 강남 대치동에 있는 포르쉐 매장을 방문, 포르쉐 6 대를 주문했다. 이 매장 영업사원이 신입이어서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계약 후 나가는 이 전 회장을 붙잡고 계약금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행원들이 놀라는 사이, 이 전 회장은 다소 어이없어하면서 지갑에서 3억 원 정도의 수표를 꺼내 결재를 하고 갔다고 한다. ■ 이건희 회장, 최대 애마광 이 전 회장은 이후 고급 명차인 벤틀리 매장을 방문하여 차량을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소 직원이 이 전 회장에게 리스 구입 방식을 권유했고, 이에 대해 이 전 회장도 이례적으로 리스 구입을 허락했다. 그후 이 영업직원은 리스 연계회사인 삼성캐피탈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신용조회까지 하여 삼성캐피탈 측에서 난리가 났었다는 후문이다. 아직까지 재계에서 전통적으로 사랑받는 차는 역시 벤츠로 나타났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모두 벤츠 S600 모델을 애마로 사용하고 있다. 2004년 1월부터 벤츠의 공식 딜러를 해오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이보다는 한 등급 아래인 S500을 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600 최고급 모델을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S500L AMG 스포츠 패키지’를 애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최 회장의 애마 가격은 1억7800만 원. 최 회장은 공식 행사에는 벤츠를 타고 다니지만, 개인 활동에서는 재규어 XJ 모델을 애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를 타고 있다. 재계에서 마이바흐는 이건희 전 회장이나 김승연 회장같이 카리스마가 강한 총수들에게 어울린다는 평가가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 정몽구 회장‘난 제네시스 홍보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최근 공식 의전차량을 에쿠스 리무진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며 제네시스 BH380 모델로 바꿔 타고 있다. 정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공식 의전차량으로 오피러스를 타고 다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렉서스 LS600h 모델을 타고 다닌다. LS600h는 1억9700만 원을 호가하는 국내 최고가의 하이브리드 차량. 박 회장은 올해 초에 에쿠스에서 렉서스로 바꿨다.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은 작년에 렉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LS460L을 구입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도 자동차광인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의 딸답게 최근 렉서스 LS460 모델을 선택했다. BMW의 딜러로서 재계의 ‘BMW 전도사’로도 알려진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BMW740Li 모델을 타고 있으며, 코오롱은 내년 5월 일본의 대중차 브랜드인 쓰바루의 공식 딜러로 선정된 바 있어 이 회장의 향후 애마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