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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나도 할말 있다”

“내가 지도력 빈곤하고 비실비실하다고? 택도 없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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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8호 심원섭⁄ 2008.12.23 14:42:56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2월 16일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원외 대표 한계론과 자신의 지도력 부재설에 대해 “원외 대표가 정당에 있었던 것이 한두 번도 아니었고, 최근에만 해도 손학규·정동영 대표 모두 원외로서 여당 대표 역할을 잘 했기 때문에 원외는 별 문제가 안 된다”며 “나는 지도력이 빈곤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박 대표는 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로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보선을 할 만한 지역이 생긴 것도 아닌데 허상을 갖고 어떻게 그런 것을 논하느냐”며 “나는 일체 관심도 없고 나에게 직접 말하는 사람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박 대표는 “지금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지역구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말 미안한 것”이라며 “듣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기도 싫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대표가 이 같이 적극 해명하고 나선데는 최근 당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지도력 한계와 건강이상설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12월 11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의 현주소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성장통을 앓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마치 뇌졸중·심장병 등등의 성인병을 앓고 시들시들하게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이 숫자에 버금가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국정에 대해서 정부와 2인3각의 활기찬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당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당의 구심점이라고 하는 것은 지도부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지도부의 역할과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의원은 박 대표를 직접 겨냥해 “박희태 대표가 원외라는 점에서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그게 한계이지 않나, 어떻게 보면 원외의 대표를 내세우고 가는 것 자체가 집권 여당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접고 들어가는 것이라는 의문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전 의원은 “대표는 그 정당의 간판”이라며 “대표가 건강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기운이 넘치고, 의욕이 넘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전해져야 되는데, 지금 박 대표는 건강도 안 좋지만 정신적으로도, 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어서 안 나오고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있다. 이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지도부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싶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은 경계하면서 “지금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러면 다 같이 망한다. 계파나 이런 것을 다 물리치고 현안에 대해서는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용갑 “박희태는 당도 안 추스르고 뭐하고 있노” 앞서 한나라당 김용갑 상임고문은 11월 21일 BBS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안팎으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놓았으며, 특히 박 대표를 향해 “박 대표는 당도 제대로 안 다스리고 뭐하고 있느냐”며 직격탄을 퍼부었다. 지지율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 교체 등의 교체와 탕평인사를 주문했고,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져 계파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지도부 내부에서마저 엇박자를 내고 있는 한나라당에게는 당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한 것이다. 김 상임고문은 “박 대표는 나와 개인적으로 가깝고 아주 훌륭한 분이지만, 여당의 거대 의석을 잘 이끌어가려면 당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과 조정 능력이 (필요한데) 제대로 안 보이는 것 같다”며 “당 대표가 되어 대통령에게 좋은 소리 하고 회의나 주재하고 사진이나 찌고 이런 식의 관리형 대표로 있어서는 제대로 당이 역할도 못하고 80석도 안 되는 야당한테 질질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상임고문은 ‘복박’(친박계로 복귀), ‘월박’(친박계로 전향), ‘주이야박’(낮에는 친이계, 밤에는 친박계) 등 친박계 쏠림 현상에 대해 “물론 신문에서 지어낸 얘기겠지만 당 대표가 당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겠느냐”며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을 조정하지도 못하고 끌려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여당이 수만 많으면 뭐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리고 김 상임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다른 건 몰라도 경제 하나만은 자신있게 살리겠다고 했는데 지금이 최대의 위기”라며 “한나라당이 공룡 정당인데 숫자가 적었던 과거보다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도 무능한 정부, 당도 무능한 여당이 됐을 때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 건강상 이유로 연일 행사 불참 실제로 박 대표는 12월 4일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경북 구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바람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었다. 지역순회 최고위원회 개최는 민생 현장 챙기기를 통한 여당 역할론을 강조한 박 대표가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주변에서는 ‘당무 보이콧’ 아니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또한, 박 대표는 전날 예정됐던 외신기자클럽 2008년 송년 자선의 밤 행사에도 불참했다. 특히, 박 대표는 이날 저녁 예정됐던 한나라당 출입 여기자들과의 만찬 자리도 건강상 이유로 갑작스레 연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러한 의혹이 더욱 증폭된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당시 새해 예산안과 개혁입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친이-친박계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는 등, 골치 아픈 상황들이 잇따르자 박 대표가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청와대 초청 여야 대표회담까지 무산되면서 여당 대표로서 야당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지 못한 책임 때문에 박 대표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 시점에서 박 대표를 대신해 최고위를 이끈 허태열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박 대표가 불참했다고 해서 오늘 최고위가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해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당내의 이러한 소문을 일축이라도 하듯, 12월 15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경제난 극복을 위한 ‘돌파내각’, ‘돌격내각’을 건의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경제회생을 위한 이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이 앞장서고 내각이 따르는, 그래서 난관을 돌파하는 돌파내각이 돼야 하고, 경제회복이라는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돌격내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표는 11월 21일 한나라당 창당 1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소통의) 고속도로를 확장하고 보강해 나가겠다”며,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혼자 끌고 가는 리더십은 구식이며, 독단과 독주의 리더십이 아닌, 민주적 절차를 바탕으로 서로 합의해 나가는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해, 자신의 리더십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역설하기도 했다. 12월 19일은 대선 승리 1주년이라는 ‘잔칫날’이었지만, 경제회생을 약속하며 집권한 지난 1년 간 경제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했고, 계파 갈등은 치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안팎의 악재가 당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에 당내 분위기가 그다지 밝은 것만은 아니다. 당청 간 소통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던 박 대표는 친박 일괄복당 조치에도 불구하고 원외라는 한계로 기강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서 친이·친박 갈등을 잠재우지 못했고, 당내에 산재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박 대표의 앞으로 남은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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