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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한국을 먹여 살린다

한국 초고속 고령화, 실버산업 잠재시장 무궁무진…정부·기업·연구소 총력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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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0호 박성훈⁄ 2009.01.13 13:51:37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데 반해, 아직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제품 개발이나 기술 수준이 미약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36년에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20%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38.2%까지 치솟아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일컫는다. 일본이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26년, 미국이 72년 걸렸던 경험으로 볼 때, 우리의 빠른 노령화 현상은 가히 초고속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실버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지만, 제품 개발이나 기술 개발은 취약한 실정”이라며 “기업과 정부, 또 연구기관들이 실버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 ‘새로마지플랜2010’으로 실버산업 육성한다 고령친화산업은 2010년 43조9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148조6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확충과 더불어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미래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부는 2006년에 수립했던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새로마지플랜2010)을 보완하여 ‘새로마지플랜2010 보완판’을 1월 8일 확정한 바 있다. 여기에는 보건복지가족부·기획재정부·노동부·교육과학기술부 등 14개 부처가 참여하였으며,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무회의 심의로 최종 확정했다. 이 계획에는 고령친화산업(실버산업)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의 표준화, 우수제품에 대한 S마크 부여를 통해 고령사회의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실버 상품은 90원짜리 요실금 팬티(패드)와 800원짜리 성인용 기저귀, 2만 원대 혈당측정기, 5만 원대 혈압측정기, 200만 원대의 전동 휠체어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헤아리기 힘들다. 우리나라 실버용품 시장은 미국이나 캐나다·일본·독일 등 선진 외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실버산업이라는 말이 낯설지는 않지만, 아직은 진입초기 단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말하자면,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 IT와 실버의 만남 자동제어 샤워 시스템 등 첨단 정보기술(IT)과 결합한 실버 제품들이 쏟아지는 흐름도 이 현상의 반증이다. 실버 제품 제조·유통사인 실버스핸드는 최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자동 샤워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노즐 분사 위치, 물살의 세기, 동작 순서 등 샤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제어하여 노인들이 보호자의 도움 없이 옷을 벗고 몸을 씻을 수 있도록 해준다. 올해 안에 개발 성과를 보완한 고급형 제품을 제작, 첫 해 180억 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하고, 10년 내에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도 최근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낙상폰과 스마트 약상자를 개발 중이다. 낙상폰은 노인들의 낙상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통보 시스템인데, 허리에 착용한 센서가 낙상사고 등 노인의 위급상황을 감지하여 휴대폰으로 신호를 보내면, 서버는 가족의 휴대폰과 응급센터로 사고정보·위치정보 등을 보내게 된다. 많은 약을 복용하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스마트 약상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건소나 병원에 약 복용 스케줄을 입력해 놓으면, 환자가 갖고 있는 스마트 약상자에 약 먹을 시간과 용량을 알리는 메시지가 뜬다. 환자가 약을 먹으면, 스마트 약상자는 다시 의료진에게 그 사실을 전송해준다. 의료정보 전문회사인 비트컴퓨터는 수년 전부터 노인 및 만성 질환자를 포함한 개인을 중심으로, 홈 헬스케어 솔루션인 ‘드림케어’ 서비스, 병원 중심의 원격진료 시스템인 ‘드림케어 플러스’, 손목시계형 건강 모니터링 단말기인 ‘드림케어 M’ 등 유-헬스케어(U-Healthcare) 분야의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 지역마다 실버 상품 박람회 성황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실버산업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각종 박람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8 광주 국제실버박람회’가 광주에서 개막되었다. 당시 4회째를 맞은 박람회에는 이미 실버산업이 발달된 스웨덴·영국·독일·일본 등 국내외 140여 개 업체가 노인 전용 침대와 의자·의료기기·차량·건강식품 등 다양한 실버 관련 제품들을 선보였다. 원적외선을 이용한 반신욕기, 쑥뜸·산소를 활용한 피로치료기, 몸이 불편한 노인 환자를 위한 전용욕조와 침대·간이화장실 등의 의료기기가 전시됐다. 노인들을 위한 실버 의류도 소개됐다. 부산에서도 쏠라코리아·세라론헬스텍·㈜한지·㈜에덴21·자이로· ㈜타코스·아미실업·아이디어월드 등 지역 내 8개 실버산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한 ‘2008 고령친화산업박람회’가 3일 간 개최된 바 있다. 여기에서는 실버 관련 제품의 홍보와 함께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 노인주택연금 제도 등의 홍보가 이루어졌다. 12월에는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보건소에서 두 바퀴가 달린 원통모양의 간호 로봇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헬로봇(Hello-Bot)’이란 이름의 이 로봇은 스스로 움직이면서 환자들의 생체신호를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의사나 간호사는 이 로봇을 원격조종하여 원거리에서 화면을 통해 환자의 맥박·혈압·심전도·혈당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이 로봇은 로봇 전문업체인 로보쓰리가 개발했다. ■ 실버산업 관련 학과도 인기 실버산업이 유망산업으로 꼽히면서 관련 학과의 지원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굳이 대학 입학을 앞둔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사회복지학과에 관심을 가지고 편입을 고려하거나, 직장에 다니면서 관련 학과를 공부하는 지망생이 늘고 있다. 오세명 서전학원 기획본부장은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노인과 관련된 직업이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의 한의사는 이미 포화 상태이지만, 노인성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초점을 둔다면 10년 후에도 전망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처럼 노인요양병원이 보다 전문화된 서비스로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노인들에게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과 물리치료법을 처방하여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물리치료사 등의 직업이나, 인접거리에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직종도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노인복지시설이 확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각종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도 눈여겨봐야 할 직종이다. 이 같은 직종과 관련된 학과로는 한의예과·물리치료학과·간호학과·사회복지학과·노인요양관리학과·노인보건복지학과·보건행정학과·보건행정정보학부 등이 있다. 특히, 사이버 대학교에서는 이 같은 전공 과목을 개설하여 직장인들도 수업을 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 “실버타운 개발과 실버문화콘텐츠 육성도 중요” 문화상품 개발 움직임과 맞물려 실버문화 콘텐츠 산업의 전망도 덩달아 밝아지고 있다. 실버타운을 개발하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실버복지 및 문화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버문화 발전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교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노년층 인구가 많은 전남 지방에서 이 같은 논의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지난 실버산업 관련 토론회에서 “실버타운 개발의 최적 입지여건을 갖춘 전남이 실버산업과 실버문화에 가장 빨리 눈을 떴다”며 “뉴실버세대의 트렌드를 잘 읽어 노인인력을 자원화하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 창출에 전남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조상필 전남발전연구원 도시연구팀장은 ‘전남 실버타운 개발방향과 콘텐츠 육성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고령화시대의 진입으로 새로운 형태의 주거시설인 실버타운의 건립이 필요하게 됐고, 전남은 자연환경이나 경제적 가치 등에서 타 지역에 비해 실버타운 조성에 우위를 갖고 있다”며 “무조건적인 대규모 실버타운이 아닌, 전남의 입지 특성에 적합한 주거유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철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과 담당 사무관은 ‘실버문화 콘텐츠 산업의 전망과 추진전략’이란 주제발표에서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생산 참여가 불가능한 노인인구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준비가 필요하고, 기능성 게임 등 실버문화 콘텐츠를 통해 노인문제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라고 전망했다. 황보택근 경원대 컴퓨터미디어학과 교수는 ‘New-aging 콘텐츠 발전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실버세대의 특징과 트렌드를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실버문화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메디테인먼트(의학 medical과 오락 entertainment의 합성어)와 U-헬스케어 등의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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