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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24시] 이명박 “HELLO” 했더니 오바마 “안녕하세요”

양국 정상 이번이 두 번째 통화…주제 지난번과 비슷, 슈퍼볼 얘기로 부드러운 분위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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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4호 박성훈⁄ 2009.02.10 11:46:56

2월 3일 오전 8시 35분(미국 시간 2일 오후 6시 35분경). 이명박 대통령의 집무실 전화기가 울렸다. 이 대통령은 수화기를 들고 “헬로우(Hello)”라고 인사를 건넸다. 상대는 전 세계의 기대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오바마와 전화로 대화를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에 당선 축하차 전화를 한 일이 있지만,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정상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가진 전화통화였다. 통화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거나 서로의 향후 관계설정 등 현안과 관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지난 부시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친분과 보수성향의 정권이라는 이미지 탓에 민주당 정부를 이끌 오바마 대통령과는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양 정상 간의 전화통화는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 세계경제·북핵·한미동맹 등 대화 이번 이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는 지난 11월 첫 대화와 비슷한 주제로 오갔다. 11월 당시, 양 정상은 국제 금융위기에 대한 양자 간의 공조와 북한 문제 해결, 한미관계의 강화를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전화통화에서 이어진 대화의 주제도 북한 핵문제와 세계 경제위기 극복, 한미동맹 강화 등 크게 세 가지였다. 이 세 주제가 양국 간 최대 관심거리임을 알 수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민의 기대가 매우 클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고,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과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Admire)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은 “한미관계가 이미 긴밀하지만 이를 한층 더 강화하고 싶다”며 “양국의 강화된 동맹관계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초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화답하는 차원에서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21세기의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오바마 당선인과 뜻을 함께 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정상 간의 통화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얘기를 하고 나머지는 실무단계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요국 정상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취임 직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전화통화를 했고, 최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 이날은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일본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과도 통화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8번째로 통화를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할 때 청와대에서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대변인, 김재신 외교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 북핵 “6자 공조 철저히 하자” 이번 대화에서도 모든 주제에서 양 정상의 마음은 통했다. 15분 간 지속된 통화에서는 지난번의 대화처럼 덕담과 칭찬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놓고 양국 간의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 틀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 기조를 계승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일련의 상황을 살펴볼 때 6자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한국 정부가 보여준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고 우리나라 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미동맹이 중요하며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데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 경제 “보호무역주의 배격해야” 두 정상의 대화는 이내 경제문제로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만나길 기대한다”면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세계경제가 1차 대공황 때 얻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모든 나라가 뜻을 같이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경제가 살아난다. 미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두 사람이 똑같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는 다보스 포럼에서도 “도하라운드 타결이 최대 경기부양책”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중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무역장벽들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 최강국인 미국의 리더십이 필요한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한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오는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 금융 정상회의에서도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보호무역으로의 회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이달 중 한국에 보내 구체적인 것들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2월 중순 방한을 직접 알려주면서 “방문 기간에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슈퍼볼’ 주제로 친밀감 높여 이날 전화통화의 마지막 화제는 미국 프로 풋볼 최종 결승전인 ‘슈퍼볼’이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미리 대화 소재들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제에서 두 정상은 단연 친밀감을 보였다. 지난 3일 폐막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북미에서 슈퍼볼 게임은 가히 최고라고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마지막 경기를 미국 내 9540만 명이 시청해 역대 두번째의 최다 시청률을 기록한 사실은 미국인들에게 슈퍼볼이 어떤 의미인지를 짐작케 한다. 그 경기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간판 스타 하인즈 워드는 한국계 인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개막전에서 터치다운을 2개나 찍으며 승리를 주도한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자긍심으로 남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통령은 양쪽의 관심사를 배려한 주제를 선택해 딱딱한 분위기를 깬 것으로 보인다. 이날의 슈퍼볼 화제는 지난해 11월 두 사람의 첫 통화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김치와 불고기를 화제로 분위기를 띄운 데 대한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통화 끝 무렵에 “어제 슈퍼볼 결승전에서 내가 말했던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겨서 기쁘다. 한국계인 하인즈 워드가 있는 팀 아니냐”고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그 팀의 팬”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또 “피츠버그가 극적인 역전승을 했는데 미국도 역전하기를 바란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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