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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순의 여행 칼럼

말레이시아의 생명이 숨쉬는 땅 말라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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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5호 편집팀⁄ 2009.02.17 10:30:17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친구의 초청으로 지난해 12월 겨울철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가게 되었다. 기회를 놓칠세라 평소에 가고 싶던 말레이시아의 고도 말라카(Malacca)에 간 것은 당연한 일. 필자는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말라카가 여름철이라는 사실에 내심 흐뭇했다.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수많은 침략을 받은 탓에 말레이계·중국계·포르투갈계·유럽계 등의 다양한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 정말 특이하다고 느낄 정도로 오래된 성당과 사원이 공존해 있는 등 말라카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적이 많다. 우리 식으로 따지자면 마치 경주에 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데 경주가 평화스럽고 온화하다면, 여긴 옛 전쟁터의 잔재가 그대로 남겨져 있어 우리와는 보존 방식이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식은 과거에 부서진 잔재를 그대로 두지 않고 원래대로 복원하는데 치중하기 때문에 시간의 경과에 대한 느낌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라카의 개관> o 총면적 : 658㎢ o 정식명칭 : Melaka Bandaraya Bersejarah o 인구 : 50만5000명 o 주도 : 말라카 o 위치 : 쿠알라룸푸르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145km 지점 o Alor Gajah, Malacca Tongah, 그리고 Jasin 3개 지구로 구분 말라카는 1957년에 말레이시아가 독립을 하면서 5세기에 걸친 식민지 생활을 접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보존하여 보여준다. 말라카 시내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450년 간의 식민지 시대의 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각각 다른 나라의 통치는 시대마다 다른 특징을 남겨놓았으며, 오늘날 어떤 대형 박물관에도 다 못 채울 만큼 많은 유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말라카에 가게 되면 말라카 자체가 관광지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우선, 특징적인 곳으로 포르투갈 광장이 있다. 말라카에서 약 3Km 떨어진 포르투갈인 정착지에 위치해 있으며, 이 광장은 포르투갈이 말라카를 지배하던 당시의 가장 화려했던 포르투갈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 말라카 전체가 역사박물관 말라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타튜이스(Stathuys)와 말라카 박물관이 있다. 붉은 빛이 도는 건물이 특이하고 강렬한데, 1641~60년 사이에 점령국가였던 네덜란드에 의해 지어졌다. 그리고 1795년에 말라카의 지배권이 영국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정부 집무실로 사용되었는데, 동남아에서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식 건축물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샌티아고 요새는 말라카 해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Porta de Santiago). 세인트폴 언덕 입구에 있는 낡은 석조물인데, 1511년 ‘파모사’로 불리던 포르투갈인들의 요새였다가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폐허가 되었다. 페허가 된 세인트폴 교회가 있는 언덕에 올라서면 말라카 해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바다 건너 인도네시아 땅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한다. 눈여겨볼 관광지로는 말레이시아 최고(最古)의 중국 사원이 보인다. 푸른 구름(Cheng Hoon Teng Temple, 淸雲)이라는 뜻의 절인데, 1646년에 중국에서 모든 재료를 가져와 지은 절로 유명하며,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사원이다. 승복이 우리나라 스님들의 옷차림과 비슷해 더욱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말레이시아 독립의 상징인 Proclamation of Independence Memorial은 영국의 식민지 무렵 관리들의 회합장소로 쓰였던 건물이다. 1957년에 말레이시아가 독립하면서 독립정신의 상징이 되었다. 지금은 독립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역사박물관으로 쓰인다. Malacca Sultanate Palace는 세인트폴 언덕 아래에 있는 말레이 전통 양식의 잿빛 궁전으로, 말라카 왕국이 번창하였을 때 술탄이 살던 곳이다. 지금은 문화박물관(Cultural Museum)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말라카까지는 택시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기에 당일 여행 코스로도 적당하다. 택시 기사와 관광 옵션까지 계약을 하면 저렴하게 갈 수가 있다. 물론 비행기도 있다. 말라카 시내에서 8km 떨어진 곳에 소규모의 Batu Berendam 공항이 있으며, 여기서는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는 물론, 싱가폴·푸켓·메단으로 가는 노선도 있다. 페리호가 말레이시아 말라카에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두마이로 정기 운행을 한다.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버스는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야 터미널에서 밤 늦게까지 출발하며,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 밖에도, 조호바루·싱가폴 및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장거리 버스가 운행한다 호텔은 말라카에서 가장 비싼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Ramada Renaissance Hotel)이 있고, 중급으로 플라자 인(Plaza Inn)이 있으며, Baba House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조용한 중국계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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