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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권리금, 뜨는 상권 지는 상권

서울 서북부-동남부 지역 업종별 권리금 희비 엇갈려…서북구 핵심 상권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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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5호 김대희⁄ 2009.02.17 11:55:09

국내 경제가 지난해 4분기부터 극심한 침체기를 맞으면서 각종 그래프와 지표들은 줄줄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점포 권리금이 전국적인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 지역 내 권리금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서울 서북부 상권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점포거래 포털사이트 점포라인이 최근 2년 간 등록된 점포매물 5만1,619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전체 권리금 평균액은 2007년 1억516만 원에서 2008년 1억533만 원으로 0.16% 상승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 같은 제자리걸음은 그간 권리금 상승을 주도해 왔던 서울 동남부 지역의 주요 상권이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남부 지역의 평균 권리금을 보면, 성동구가 2007년 1억758만 원에서 2008년 8,106만 원으로 -24.65%(2,652만 원) 떨어지며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중랑구는 2007년 9,004만 원에서 2008년 7,591만 원으로 -15.69%, 동작구는 1억504만 원에서 9,226만 원으로 -12.17%가 각각 떨어졌다.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송파·강동 등 국내 주요 상권이 몰려 있는 지역도 권리금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불패신화’로 주목 받던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3.8%, -3.1% 하락하며 체면을 구긴 가운데, 강동구는 2007년 1억 원 선에서 2008년에는 9,200만 원으로 -7.8%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로, 권리금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사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최근 큰 손실을 입고 있다. 권리금이 낮아졌다는 것은 매출이 감소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호프·주점 등 주류업종과 의류판매점 등 판매업종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에 위치한 주점들은 2007년 권리금이 1억3,181만 원에서 2008년 7,423만 원으로 -43.68%(5,758만원) 떨어졌으며, 의류판매점 권리금은 2007년 1억3,675만 원에서 2008년 4,971만원으로 -63.64%(8,704만 원)나 떨어져 나갔다. 의류점 집중 상권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는 1월 현재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점포가 비어 있다. 그러나 샌드위치 전문점 권리금은 2007년 8,662만 원에서 2008년 1억2,844만 원으로 48.27%나 올랐고, 치킨 전문점은 9,187만 원에서 1억1,050만 원으로 20.27% 오르는 등 일부 업종의 권리금 강세에 힘입어 강남구의 전체 권리금은 낙폭을 상당히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 서울 서북부 상권 경기침체 불구 성장세 반면,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서울 서북부 지역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지하철 9호선과 민자역사 등 굵직굵직한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용산구가 2007년 9,453만 원에서 1억1,100만 원으로 17.42% 올랐고, 양천구도 9,129만 원에서 1억 원으로 10% 가량 올랐다. 또한, 국내 최대 상권 중 하나인 명동이 자리한 중구는 2007년 1억3,694만 원에서 2008년 1억4,510만 원으로 5.95%, 종로구도 2007년 1억2,869만 원에서 2008년 1억3,479만 원으로 4.74%, 노원구 역시 2007년 9,590만원에서 2008년 1억625만 원으로 10.78% 올랐다. 또, 신촌상권이 포함된 서대문구도 2007년 1억600만 원에서 2008년 1억908만 원으로 2.9% 상승했다. 업종별 통계를 보면, 주로 외식업종의 권리금이 올라갔다. 중구에 위치한 한식점은 2007년 권리금이 1억2,176만 원에서 2008년 1억3,432만 원으로(+10.31%) 증가했고, 퓨전 음식점은 2007년 1억1,636만 원에서 2008년 1억2,363만 원으로(6.24%), 죽 전문점은 2007년 1억5,000만 원에서 2008년 1억5,726만 원으로(4.84%)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권리금 변동 추이가 갈리는 이유에 대해 지역별 상권 특성과 임대조건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예비창업자들의 시선이 임대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서울 서북부 지역 상권으로 쏠리면서 동남부 지역 상권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지역별 상권 특성과 임대조건 영향…알짜 점포 잡을 찬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서울 서북부 지역 상권은 생활밀착형 업종이 많고 주말에도 영업이 활발히 이뤄지지만, 동남부 지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주말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오피스 상권이 상당수”라며 “지역별 임대조건의 차이도 이 같은 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월 점포라인에 매물로 등록된 점포 현황을 보면, 신촌 상권의 1층 28평 점포가 보증금 1억 원, 월 임대료 250만 원, 권리금 1억5,000만 원의 조건으로 시장에 나왔지만, 강남 대치동 상권에서는 1층 25평 점포가 보증금 1억5,000만 원, 월 임대료 480만 원, 권리금 2억 원 선에 나왔다. 정팀장은 “서울 동남부 지역에서 점포를 구하려던 예비창업자들의 환상이 깨지면서 서북부 지역 매물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서북부 주요 상권에는 간간이 급매물이 나올 뿐 빈 점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시로 매물 정보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최근 용산구의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이유는 용산구 일대에 9호선 개통이 임박했고 새로 신축되는 노량진 민자역사를 비롯해 노량진뉴타운·흑석뉴타운·신길뉴타운과 수산시장 재개발 호재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상권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창업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좋은 상권에 권리금이 싼 알짜 점포를 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매장을 최소화해 인건비·월세 등을 절약하고 창업비용 외에도 최소 3개월 간의 운영자금을 준비해 최악의 상황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 무권리금 점포를 찾거나 인건비·월세를 절약할 수 있는 최소자본을 활용한 소규모 점포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매출연동에 따라 월세를 부담하는 수수료 및 깔세 매장, 한 매장에서 두 가지 업종을 운영하는 멀티형, 숍인숍 등의 점포운영형태도 선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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