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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가방속 ‘오바마 메시지’

미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동맹강화·북핵공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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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심원섭⁄ 2009.02.24 11:31:51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2월 20일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간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북핵문제와 금융위기 등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동맹과 북핵·북한문제 등 양국의 현안, 금융위기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으며, 특히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일부에서 제기됐던 한미 간 불협화음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양국 장관은 탄탄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핵을 비롯한 북한문제에 대처해 나갈 것임을 확인하면서 북한 핵보유 불용, 6자회담을 통한 북핵폐기, 미사일 발사 움직임 중단 촉구 등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며 한미 간에 전혀 이견이 없음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클린턴 장관이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한국을 비난함으로써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 대목은 북한의 대남 강경책이 계속된다면 북미관계 진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측면에서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는 미 민주당 정권이 출범하면서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부와 북핵문제 대처 등에 서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도 효과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정권교체에도 한미동맹은 공고하고, 북핵문제 등에 있어 양국 간에 철저한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미 간에 마찰음을 낼 가능성이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현안문제들은 깊이 있게 다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양국 간에 해결해야 할 남은 숙제로 보인다. ■ 부시 행정부 시절 체결한 합의사항 재확인 우선,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기반해 우리는 파트너들과 함께 논의해 단결된 방식으로 모든 우려 사항에 대처할 것”이라며 “북한은 모든 탄도 미사일 관련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도발적이고 6자회담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한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정부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핵시설 불능화를 지속하는 것이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은 역내 안정에 큰 우려를 갖게 한다”며 “한미 양국 간의 긴밀한 협조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유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한미는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여 클린턴 장관과 목소리를 같이 했다. 양국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를 미래지향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심화 발전시키로 합의한 데서도 적지 않은 의의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외교부 당국자들의 주장이다. 이는 지난해 부시 행정부 시절 체결했던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미국의 정권교체에도 한미동맹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어서, 양국은 이에 따라 연내에 이뤄질 정상 간 교차방문을 통해 ‘한미동맹 미래 비전 선언’ 채택을 추진하고,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동맹 재조정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미래 비전’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와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안보뿐 아니라 환경, 기후변화, 빈곤, 평화 재건·유지 등 21세기 환경에 맞게 다양한 의제에서 협력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내용이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환경, 에너지·자원, 기후변화, 빈곤, 평화재건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해 상호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하는 등 6가지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당국자들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그러나 한미 간에 마찰음을 낼 가능성이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양국 회담에서 아프간 재건과 관련해, 아프간 현지에 파견된 민간재건팀(PRT) 요원의 규모와 역할 확대 등 기여확대의 방향에 대해 클린턴 장관에게 설명하고, 미국 측은 이에 사의를 표했으나 파병을 직접 언급하거나 이를 암시하는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보즈워스 전 주한대사 대북특사 임명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해 파병을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해, 향후 아프간 전황 등에 따라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논란의 소지는 남아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리고 한미 FTA에 대해서도 회담에서는 유 장관이 주로 한미 FTA 체결의 의의와 양국 관계에 미칠 긍정적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클린턴 장관은 이에 공감을 표하는 수준에서 언급됐다고 외교 당국자는 전했으나, 원래 한미 FTA는 미 무역대표부(USTR)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클린턴 장관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쉽지 않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클린턴 장관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 대사를 대북 특사로 임명한다”며 전격적으로 보즈워스 전 대사의 대북특사 임명을 공식화해 관심을 끌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을 상대하는데는 강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저는 6자회담의 다른 파트너들과 논의한 뒤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를 대북특사로 임명했다”며 “보즈워스 대사는 북한문제를 다루는 고위 임원으로, 나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다. 북한의 행동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도전이 되고 있다. 이는 지역적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전이다. 북한의 핵 야심을 중단하고 예민한 무기기술의 확산을 방지하며 인권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외교관이 필요하다. 보즈워스 대사는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외교관이다. 동맹국과 함께 일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건설적 파트너가 되는데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클린턴 장관을 접견하고 전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대표단 일행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 자리에서 미군 3만 명 이상이 한국전에서 희생하며 지켜냈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한미 양국은 혈맹 관계”라며 한미동맹 강화를 기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아시아 각국을 다니면서 환영받은 것으로 아는데, 한국 사람들이 아주 관심이 많다”며 “이번에 이렇게 한국에 온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남북이 조금 어려운데 이렇게 와 줘서...”라고 말했다. ■ 클린턴 장관, MB에게 오바마 안부 전해 그리고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이)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아주 좋은 정책을 갖고 있다”며 “오늘 오전의 기자회견도 관심 있게 봤고 아시아 순방도 다 봤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 협력도 중요하고, 일본과의 3자, 더불어 중국·러시아까지 북핵문제와 다른 문제들까지 다 아울러서 국무장관에 재임하는 동안 아주 잘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장관은 “감사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안부를 전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G20 금융정상회담에서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인사를 전하면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북핵문제 등 안보 관련 문제뿐 아니라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전략에 대해 깊이 논의했으며, 미국은 한국과 일하는데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외교통상부에서 발표한 한미 외교장관 회담 6가지 합의 사항 전문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0일 오전 9시40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핵 폐기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양측은 또 북한이 최근의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조건 없이 남·북 대화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관련 동향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다음은 외교통상부가 밝힌 한미 외교장관회담 결과다. 1.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동맹 발전, 북핵·북한문제 및 범세계적 이슈 관련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유익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2.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21세기 미래지향적 전략동맹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동맹 재조정 사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도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3.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여하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핵 폐기를 추진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또 북한이 최근의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조건 없이 남·북 대화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관련 동향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4.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금융위기 극복과 4월 런던 금융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및 기후변화 협상의 추진 등을 위해 상호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한·미 FTA의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 장관은 아프간의 안정·재건이 세계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5.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한·미 동맹의 발전과 범세계적 주요 이슈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가까운 기간 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6. 끝으로, 유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금번 외교장관회담이 양국 간의 정책 조율과 공조를 일층 강화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하고, 금번 회담에서 협의된 내용을 토대로 양국 간 더욱 공고한 신뢰와 협력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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