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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근혜 대항마’가능할까

2월 11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 이후 당내 ‘존재감’ 부쩍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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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심원섭⁄ 2009.02.25 09:45:22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2월 1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그 배경은 물론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당내 ‘존재감’이 부쩍 높아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정 최고위원은 공교롭게도 청와대 회동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15일 밤에 방송된 KBS ‘박중훈 쇼’라는 토크쇼에 출연해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냐, 2012년 차기 대선 도전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둘 다 할 수는 없고, 둘 중 하나를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기는 등 향후 자신의 정치적 거취와 관련된 발언과 오버랩되면서 갖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답변은 사석에서 자주 해 온 얘기이긴 하지만, 2월 6일 ‘해밀을 찾는 소망’이라는 자신의 정책연구소의 문을 정식으로 열었고, 기존의 아산정책연구원을 한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육성하기 위해 규모 확정에 나서며 ‘대권 로드맵’을 착실히 다져 가고 있는 등, 최근의 행보를 보면 어느 쪽에 ‘방점’을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친이-친박계라는 확실한 계파가 양립해 있는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으로서는 당내 기반이 없는데다, 아직도 꼬리표처럼 달고 있는 현대중공업 대주주 이미지 등 여전히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내 차기 대권주자로서 ‘친이계’와 연대해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박근혜 대항마’로 나설 ‘히든 카드’가 될 수 있느냐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은 ‘포스트 이명박’ 도전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히는 동시에, 차제에 박 전 대표의 경쟁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이중의 정치적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은 물론, 최근 정 최고위원의 정치적 행보와 맞물려 상당한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이계 모임 참석해 MB 중심 단합 강조 이날 회동은 정 최고위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당초 예정보다 시간이 길어져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 최고위원은 2월 임시국회 전망 등 정치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으며, 특히 1월 말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현지 조야의 지도급 인사들과 만난 결과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 최고위원은 2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외국에 가 있는 바람에 지난번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청와대 초청 오찬에 참석하지 못해 겸사겸사 찾아뵌 것”이라고 밝혀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역시 “이 대통령이 여당의 중진의원을 만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자리”라며 “주로 어려운 경제 얘기를 했다”면서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 최고위원은 2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나라당은 영혼이 과연 살아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여당의 미온적 태도를 질타하는 등 ‘소신발언’을 서슴치 않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이 대통령으로서는 ‘차기대권’과 연관 지어 특정 인사를 주목하기보다 당 지도부에 속한 정 최고위원이 내놓은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정 최고위원을 주목하고 있다는 여권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이 2월 6일 자신의 입법 활동과 정책 어젠다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소를 개설하고 자신이 설립한 기존의 아산정책연구원을 한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만들기 위한 육성책도 내놓은데 이어, 2월 8일에는 당내 최대계파인 ‘친이계’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모임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결의에 동참하여 당내 입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등, 정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와 맞물려 이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 정치권은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해, 그 동안 당내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소리 없는 행보를 계속해 오면서 친이계 진영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를 취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친박계’ 진영과 차별화된 행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의 회동이 성사됐고, 이는 차기 대권구도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높아진 정 최고위원의 당내 위상을 반영하듯, 2월 6일 ‘해밀을 찾는 소망’ 정책연구소 개소식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비롯하여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홍준표 원내대표, 안경률 사무총장, 송광호 최고위원, 공성진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등 당 지도부 및 ‘친이계’ 핵심인사들과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희태 “꿈이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박희태 대표는 축사를 통해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는데, 더욱이 이름에 ‘꿈몽(夢)’자가 들어가는 정 최고위원은 정말 꿈의 사나이”라며 “나라를 살리는 꿈, 겨레를 구하는 꿈, 한민족을 지구의 주역으로 만드는 꿈 등 많은 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꿈이 무엇이든 반드시 이뤄지기를 여러분과 함께 간절히 소망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박 대표는 “정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 온 이래 큰 행보와 확실한 진전을 보이고 있고, 하루하루 알찬 수확을 하고 있어 지금 정 최고위원의 집에는 큰 창고에 알곡이 날마다 쌓여 가고 있다”며 “우리가 더 크고 더 넓게 모여서 축하하는 일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여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연구소는 경제위기 극복 방안과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국회 입법활동 및 정부 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각종 관련 자료 수집활동을 벌이면서, 우선 정치·행정, 외교·통일·국방, 경제 등 세 분야로 나눠 분야별 학자와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정기적인 세미나와 정책 제언의 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자문위원단에는 인하대 김용호 교수를 비롯해 이화여대 박준영, 연세대 정갑영, 서강대 김경환, 부산대 한창길, 목포대 박종두, 울산대 김재홍, 충남대 신희권, 홍익대 이원흠 교수, 함재봉 미국 랜드(RAND) 연구소 수석정치학자, 김영한 전 기무사령관 등 30여 명이 참여 중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정책 이미지 강화’ 행보를 두고, 기존의 국내외적 인지도에 더해 ‘정책통 이미지’까지 보유하여 명실상부한 대권 주자의 면모를 집중 부각시키려는 포석이 깔린 외연 확대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 최고위원이 각종 연구소와 싱크탱크를 세 확산의 교두보나 거점으로 삼기 위한 사전 정직 작업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어, 정책 강화를 위한 싱크탱크로 삼는 동시에 차기 대권을 향한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물론 정 최고위원은 “우리 정치인들이 정쟁에 매달리는데는 물론 다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을 수립해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우리 정치인도 조금은 순진해질 필요가 있다”고 순수한 정책 활동임을 강조하면서 대권 행보와는 무관하다며 세간의 시각을 일축했다. 오바마 만나 축하인사 건네는 등 대미 외교 과시 한편 정 최고위원은 설 연휴 직후인 2월 1일(한국 시간) 미국을 방문해 새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축하 인사를 전하는 등 대미 외교행보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저녁 워싱턴 힐튼 캐피털 호텔에서 열린 미국 지도층 인사 모임인 ‘알파파 클럽’ 만찬에서 함께 참석한 오바마 미 대통령을 만나 “축하한다. 전 세계는 성공하는 미국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 잘 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으며,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고맙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존 로버츠 대법원장,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 등 행정부와 입법부·사법부의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700여 명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렇듯 ‘차기’를 위해 정 최고위원이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대해 ‘친이계’진영에서는 그를 차기 대권주자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긍정적 견해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완의 대기’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친이계의 핵심 의원은 “실질적으로 당내에서 정 최고위원만큼 표가 되는 사람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현재 정도로만 꾸준히 간다면 정 최고위원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한 중진 의원은 “다음 대선까지는 아직도 4년이나 남았는데 많은 우여곡절과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이 확실한 차기 주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고 유보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정 최고위원이 아직도 정치를 잘 모르는 것 같고, 인간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별로 없으며, 친이계에서도 최근 세력화하고 있는 친박계를 견제하기 위해 잠시 활용하는 카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친박계 진영에서는 온도차가 있기는 하지만, 정 최고위원을 나름대로 차기 대권의 경쟁상대로는 보고는 있으나, 친이계 진영의 대표주자로 낙점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에 참여할 뜻을 접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정 최고위원이 친이 진영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정몽준 최고위원이 명실상부한 차기 대권주자로 설 수 있느냐의 여부는 여권 내의 권력지형과 역학관계 등 다양한 변수들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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