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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소비 이끌 新소비족 잡아라

똑똑한 지갑족·내나라 여행족·거울 보는 남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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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1호 김대희⁄ 2009.03.31 15:04:12

# 1. 09학번 신입생 Y씨(남, 19세)는 지난해 11월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중학교 때부터 끊임없이 그를 괴롭혀온 악성 여드름 흉터를 상담하기 위해서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쓸 나이였지만 학업 때문에 참아야 했던 그는 대학 합격통지서를 받은 직후 성형외과에 찾아가 곧바로 박피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각종 마사지 및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 2. 원룸에서 산 지 5년째인 직장인 K씨(여, 34세)는 이제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하다. 아침은 매일 배달되는 유기농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퇴근 후에는 1인용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읽는다. 주말에 주로 쇼핑을 하는데, 마트에도 소용량 포장 제품이 많이 진열돼 있어 불편함이 없다. # 3. 직장생활 4년차인 K씨(남, 31세)는 해외여행 경험이 많다. 대학 때는 배낭연수를 다녀왔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여름휴가를 반드시 해외에서 보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혼자서 KTX를 타고 국내여행을 1박2일 간 다녀온 후 국내여행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자주 국내 곳곳을 여행키로 했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러온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지면서 올 한 해 국내 경제상황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하는 등 국내의 각종 통계도 불황의 그늘을 짙게 암시하고 있다. 이렇듯 내수시장이 사실상 ‘소비실종’인 상황에서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소비층을 찾아내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통계청이 선정발표한 ‘2009 블루슈머 10’에서는 최근에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 패턴과 이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 통계청은 올해의 테마로 ‘불황 속의 희망 코드 읽기’ ‘친환경 미래 비전’을 꼽았다. 블루슈머(Blue Ocean Consumer)는 경쟁이 덜한 새 시장을 뜻하는 ‘블루 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집단을 뜻한다. ■불황에 뜨는 블루슈머 백수 탈출(Job Seekers) = 올해 최악의 청년실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터넷 취업지원 사이트 시장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2009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준비자는 52만9,000명에 이르며, 구직단념자도 16만5,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취업지원 사이트 시장은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취업 예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요리학원 등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취업 관련 업계에서는 ‘백수탈출’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이후 급격하게 위축된 채용시장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가 현실을 빠르게 바꿔 놓고 있는 가운데 통계와 숫자만으로는 무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똑똑한 지갑족(Smart Consumer) =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소득이 줄면 당연히 소비 패턴도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IMF 당시처럼 무조건 안 쓰고 안 먹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대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초저가 상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효용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 중고장터는 지난해 9월 104%였던 전년 대비 거래액 증가 폭이 12월에는 무려 600%까지 치솟았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효용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똑똑한 지갑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각종 대여업도 이들이 애용하는 서비스다. 나홀로 가구(Single Household) = 국내에서 나홀로 가구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요즘 마트에서는 소용량 포장 상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불황으로 결혼을 미루는 젊은 층과 혼자 사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1인가구의 증가가 대한민국의 소비지형을 바꾸고 있다. 나홀로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싱글산업은 맞춤형과 소형, 컨버전스로 압축된다. 주택시장에서도 미니 아파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 녹색세대(Green Generation) = 친환경 및 에너지 절약 상품이 인기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고 전기충전 자전거를 이용하며, 쇼핑을 할 때는 CO2 발생량이 표시된 탄소성적표지를 확인하고 구입한다. 이들은 이른바 녹색세대이다. 이들은 ‘지구를 지키는 일은 집에서부터’라는 슬로건하에 등장한 미국의 에코맘(Ecomom)처럼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소비계층이다. 절수형 변기, 콩기름으로 인쇄된 책자, 페트병을 활용한 의류 등도 유망 아이템이다. U-쇼핑세대(Ubiquitous Shopping) =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629조9,67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09 국내소매시장 전망’을 보면, 2009년 사이버 쇼핑 부문 예상 매출액은 총 21조2,000억 원으로 백화점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터넷 쇼핑은 신선식품 등 전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온라인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컨설팅, 쇼핑몰 사이트 구축 등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내 나라 여행족(Intrabound Traveler) = 경기침체와 고환율의 여파로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트라바운드(Intrabound) 여행족’이 뜨고 있는 것이다. 인트라바운드 여행은 내국인(국내 장기체류 외국인 포함)의 국내관광을 뜻하는 신조어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불황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적지 않은 젊은 층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한국을 재발견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내여행의 호황으로 카 렌터사업이 늘고 캠핑카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자연愛 밥상족(Love Organic Food) = 최근 먹을거리 파동 등의 영향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을 직접 재배하는 경우도 많아졌고, 홈 쿠킹 상품도 인기다. 또한, 전통음식 체험관이 관광과 쇼핑을 겸한 인기 방문지가 되고 있으며, 유기농 농산물의 직거래를 도와주는 사이트들도 증가하고 있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Baby Expecting Couple) = 불임(不姙)이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져도 1년 동안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불임 진단을 받은 환자 수가 많아져 관련 산업이 유망하다.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불임방지 요가 클래스, 불임여성을 위한 다이어트 상품 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몸속의 독소 배출 기능을 하는 풋 스파, 땀을 흘리면서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친환경 황토찜질방, 도심 내 산소웰빙카페 등도 늘어나고 있다. 거울 보는 남자(Grooming) =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열풍 등 외모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로션 등 스킨케어 제품뿐 아니라 남성용 색조 화장품이나 기능성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들도 늘고 있으며, 젊은 층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을 중심으로 남성전용 피부관리실도 급증하고 있다. 가려운 아이들(Itchy Kids) =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는 서구식 주거형태와 대기오염 등으로 소아면역체계가 약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최근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이 같은 아토피 환자의 증가는 친환경 청소제품, 새집증후군 방지 제품, 유기농 의류 등 아토피를 예방할 수 있는 상품 및 관련 산업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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