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인터넷 사용자의 일상화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인 1,816만 명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개수 또한 2006년 이후 연평균 270만개 씩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1,500만 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시간이 흐를수록 보다 다양한 주제로 그 범위가 확대되면서 회원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거대 커뮤니티까지 등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많은 정보들이 커뮤니티에 축적되면서 소비자의 구매 활동에 커뮤니티가 미치는 영향력이 무시 못 할 정도로 커졌다. 이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보다 다른 사용자가 제공한 정보를 커뮤니티 등에서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구매하는 소비형태가 보편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 언론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입하려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댓글에서 얻는다고 응답한 소비자의 비율이 50% 이상이며, ‘인터넷 입소문’이 구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도 40%에 달하는 수준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품에 긍정적인 여론을 가진 회원들의 집결로 함께 구매하는 ‘공동구매’나, 제품에 불만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공동으로 기업에 공식 항의하거나 불매운동을 벌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 확대로 기업 관심 증가 이에 기업들 사이에서도 자사 브랜드를 주제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함으로써 저비용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불황기에는 저비용·고효율의 마케팅 수단으로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란 특정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온라인상에서 소비자와 소비자,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공통체를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 활용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불황기에는 적은 비용으로 고객의 로열티와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는 효과에 비해 운영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마케팅 수단이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이용인구 급증과 더불어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들 사이에서도 자사 브랜드를 주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개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에는 총 128개의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가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커뮤니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개설 초기에 열성회원을 확보·양성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새로운 회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랜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 화학품·의류·플라스틱 제조, 음식료품 등이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MP3·노트북 등과 같은 IT 제품이 대표적이며, 화학품·의류·플라스틱에서는 화장품·학생복·정유사 등이 꼽힌다. 이 외에도, 주방 및 운동제품 등 브랜드 커뮤니티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지던 제품군에서도 락앤락·딤채·쿠쿠·K2 등이 성공적으로 브랜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할 때는 기업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한다는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회원들의 자발적 로열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며 “그러나 기업 커뮤니티라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숨긴 채 소비자로 가장해 운영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신뢰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운영진만의 노력으로 콘텐츠 제공, 이벤트 개최 등을 지속하는 데에는 양과 질의 한계가 있다”면서 “운영자 역할에 준하는 열성회원을 활용해 커뮤니티가 자가증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있는 파워 블로거를 영입해 이들의 최신 콘텐츠를 커뮤니티에 연동시켜 조기에 회원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할 때는 업종, 제품특성, 주 소비층에 따라 추구하는 커뮤니티 유형에 차이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방문→회원가입→열성회원→활동성유지’로 회원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경로를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에서도 영리를 목적으로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경우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면서 “커뮤니티 운영자도 사무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딱딱한 ‘관리자’의 모습이 아니라, 개성 있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교감할 수 있는 ‘인격체’로 어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타깃 고객이 유사한 커뮤니티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자사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제품후기·사용정보 등을 통한 우회적인 접근이 효과적”이라며 “이를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를 기업 홈페이지 내의 ‘부분집합’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외부에서 활용 가능한 전문 커뮤니티 및 개인이 개설한 커뮤니티와 연계해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의 유형 비즈니스 연계형 = 제품 업그레이드, S/W 등을 제공함으로써 방문을 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가·교차 판매 등 비즈니스와의 연계를 꾀하는 형태. MP3·내비게이션·휴대폰과 관련한 브랜드 커뮤니티가 주로 이에 해당하며, 활용도 높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의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벤트형 = 제품과 연계된 이벤트를 반복해 고객의 관심과 충성도를 높이는 형태. 식음료품 등의 브랜드 커뮤니티가 이에 해당하며, 전담조직을 두어 체계적으로 이벤트를 관리하고 빠른 응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정원과 빙그레의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보습득형 = 공통된 목표를 가진 회원들이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면서 콘텐츠를 축적해 나가는 형태. 취업·어학·건강과 관련한 브랜드 커뮤니티가 주로 이에 해당하며, 고객의 커뮤니티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커스 토익, 365mc의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친목도모형 = 회원들 간의 감정을 공유하고 친목강화를 유도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형태. 등산용품·주방용품 및 고관여 전자제품군이 주로 이에 해당한다. 전문적 정보보다는 공감을 자극하는 감성적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락앤락·쿠첸 등의 브랜드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