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핫 이슈]검찰 vs 노무현 大會戰

검찰, 서면질의서 답변서 도착 즉시 검토착수, 소환일정 통보

  •  

cnbnews 제115호 심원섭⁄ 2009.04.27 13:37:41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 간의 의문의 돈거래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서장 이인규)는 4월 22일 노 전 대통령에게 쟁점사항을 정리한 서면질의서를 발송한데 이어 소환에 대비한 보강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전 청와대 비서실장 문재인 변호사는 24일 김해 봉하마을 관저를 방문해 답변서 작성 등과 관련하여 논의하는 등 검찰의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검찰도 이날 정상문 전 비서관을 불러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공금횡령 사실, 박 회장과 주변인물 간 돈거래 사실을 재임 중 알고 있었는지, 박 회장의 이권사업을 지원했는지 등을 캐물으면서 확실한 물증 잡기에 여념이 없다. 반면, A4용지 7장 정도의 분량에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 씨, 조카사위 연철호 씨, 그리고 구속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주변 인물 조사 과정에서 나온 의혹들과 쟁점 사항을 정리한 문항들이 수록된 것으로 알려진 서면질의서를 받은 노 전 대통령측은 검찰의 공격에 대하여 효과적인 방어를 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여념이 없다. 권 여사는 박 회장의 돈 미화 100만 달러와 한화 3억 원,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돈 3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연 씨와 건호 씨는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의 이권사업을 지원한 대가로 4억 원의 뇌물을 받고 2005∼2007년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어, 결국 서면질의서에는 박 회장 등과 노 전 대통령 측 간의 돈거래 인지 시점, 정 전 비서관이 이권사업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일고 있었는지 등을 캐묻는 질문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질의서는 이날 먼저 노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을 맡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이메일로 발송됐으며, 서류 형태의 질의서도 수사관에 의해 노 전 대통령 측에 직접 전달돼 이르면 4월 25일 검찰에 답변서가 도착할 예정이어서, 늦더라도 검찰과 문 변호사와 협의한 26일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답변서를 받는 즉시 노 전 대통령 측과 소환 일정을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그 동안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4.29 재보선 이후인 5월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번 주중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게 검찰 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2일 오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조사 시간을 단축하고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직접 조사 전에 쟁점사항을 정리해서 서면조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며 “가급적 주말까지 답변을 받은 뒤 소환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월 22일 자신의 퇴임 후 개설한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을 폐쇄하고, 검찰의 박연차 수사와 관련된 글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저는 이미 민주주의·진보·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저를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서면질의서가 도착한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이제 ‘사람 (사는)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홈피를 폐쇄할 뜻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을 끌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다”며 “그러나 500만 불, 100만 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이라고 토로하는 등 자신의 친형 건평 씨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 이후 지금까지 느꼈던 복잡한 속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권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13억 원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는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느냐”며 “그러나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고, 저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과 믿음을 버리지 않은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고 덜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또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박 글을 올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횡령으로 구속된 마당에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토로하면서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이지만,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하자”며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도덕적 명분을 잃었고,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히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 이런 상황이 되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이대로 갈 수 없는 사정이 되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으며, 저는 이미 민주주의·진보·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고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되고,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인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고 밝히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반대 의견을 밝히고 나서 홈페이지의 향방이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이 홈피를 폐쇄하겠다고 밝히자, 그의 홈피에는 “폐쇄를 결사반대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무수히 올라와 노 전 대통령 측을 고민에 빠뜨리게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홈페이지 폐쇄를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항복선언’이라도 되는 양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지지자들의 만류가 잇따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홈페이지 관리팀은 23일 오후 ‘사람 사는 세상’에 “어찌하면 좋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홈페이지 폐쇄 문제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관리팀은 이 글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사람 사는 세상’ 사이트를 아예 닫자고 말씀하셨지만 만류했다”며 “이미 이 사이트는 ‘노 전 대통령님만의 것이 아니라 회원 모두의 것이므로 (노 전 대통령께 홈페이지 폐쇄 여부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라도 밟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해 홈피를 폐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글 밑에는 24일 오전 11시 현재 댓글이 900건 가까이 달렸고, 그 내용은 대부분 ‘홈페이지 폐쇄 결사반대’였다. 이들 중 “홈페이지를 동호회 위주로 운영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으나, 간간이 “비판이 통하지 않는 홈페이지라면 폐쇄가 합당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없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댓글을 지켜본 노 전 대통령 측은 홈피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일단 홈페이지 폐쇄를 제안한 상태이며 관리팀이 회원들과 협의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혼자 폐쇄를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하루 이틀 사이에 홈페이지 문을 닫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은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1999년 8월 15일에 만들어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운영되다 한 차례 폐쇄됐고, 퇴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재개통됐다. 일부 정치권에서 이 홈페이지가 지지층이 모이기 위한 ‘인터넷 정치’ 수단이라고 의심해 왔다는 점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