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한우 먹고 관광하고 지역경제 살아나고”

김포시, 월곶면에 관광연계형 한우마을 유치…수도권에서 두 번째

  •  

cnbnews 제119호 박성훈⁄ 2009.05.26 10:55:46

한적하던 김포시 월곶면에 오래간만에 사람들이 북적댔다. 김포시에 한우마을이 들어서면서부터이다. 5월 18일 김포 다하누촌을 개장해 한우 커뮤니티를 이제 막 시작한 한우 유통기업 다하누는 개장 당일에 한우를 ‘30년 전 가격’이라는 파격적인 염가에 판매하는 홍보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6월 6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날에 2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오전 11시 30분에 개장하기로 했지만, 아침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싼 값에 한우를 사기 위해 가게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개장 전날에도 약 600명의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해 고기를 사 갔다고 한다. 거의 30년 만에 몰린 인파라고 한다. ■지자체, 한우마을 유치경쟁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한우 유통 전문기업들과 연계한 마케팅 방식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우를 현지가격으로 제공하면서 지역의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영월·횡성·평창 등 강원도 지역을 시작으로 전라도 정읍의 산외마을이나 예천의 참우마을 등 한우마을은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에도 파주에 임진강한우마을이 자리잡고 있어 서울과 인근 지역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 다하누에서 김포 다하누촌을 개장하면서 수도권 내 한우마을이 두 군데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서울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김포시 월곶면의 상권은 거의 죽은 상태였다. 저녁 8~9시만 돼도 시내 전체의 불이 꺼질 정도였다. 생활용품 가게나 다방·식당 등이 듬성듬성 있고, 주변은 농경지로 둘러싸여 있었다. 면 소재지였음에도 인구 유입이 원활하지 않았다. 강화로 이어지는 48번 국도가 김포시 이곳을 통과해 명맥이나마 유지할 수 있었지만, 90년대 후반에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차량 통행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전에는 하루 3~4만 대가 다니던 도로 통행량이 2000대로 확 줄었다. 면내에 일자리도 많지 않았다. 월곶면 상권의 활성화 방안은 마을뿐 아니라 시 전체의 고민거리였다. 월곶면 주민들은 가로등과 도로확장·보도 등 인프라 조성을 비롯해 각종 지원사업을 시청에 요구해 왔다. 주민들은 외부인 유입이 많아지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프라 조성만으로 상권이 살아날 리 없어 주민들이 나서서 한우마을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논의 결과 단기간 내에 경영 노하우의 성공사례를 가진 다하누촌을 유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4개월도 안 걸렸는데 마을에 변화가 오고 있다”며 “마을에 사람이 몰려드니까 주민들도 ‘무언가 할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갖는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하누, 영월 노하우 김포로 들여온다 최계경 다하누 회장은 “김포는 서울에서 30분 거리여서 기존 한우마을보다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 및 경기 북서부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와 지역 주민들과 상생 협력하여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우 소비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하누촌은 강원도 영월군의 관광명소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여행사를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행사업부를 두어 하나투어 등 일반 여행사와 제휴를 통해 한우와 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영월 청령포+다하누촌 한우 미식여행’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가족이나 연인 등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우도 먹고 인근 관광지도 돌아볼 수 있도록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단종의 유배지와 한우마을을 연계한 여행상품은 역사학습을 위해 자녀들과 함께 신청하는 이들이 많았다. 별마로 천문대 연계 상품에는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고 낭만을 즐기려는 연인과 자녀에게 꿈을 키우고자 하는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았다. 2008년 8월과 11월에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추천 여행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실제 2008년에는 150만여 명이 영월의 다하누촌을 방문했을 정도로 여행사업부 발족 이후 성과가 컸다. 사업을 진두지휘한 안효정 다하누 여행사업부 팀장은 “김포에서도 다하누 혼자 사업제휴를 하긴 힘들고 김포시의 지원을 받고자 한다. 시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영월에서 한우마을을 시작했을 때에도 청령포나 선암마을 등 관광상품이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홍보와 각종 마케팅으로 한우와 관광상품이 접목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며 “김포와 강화도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홍보해 관광객들이 한우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여행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포시, 한우-관광 인프라 접목 시도 김포시는 역내 문화관광 자원의 역량을 한껏 발휘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강경구 김포시장은 “한우마을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 시장은 “우리 시는 애기봉과 문수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한우를 먹기 위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관광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포시에는 드러나지 않은 관광지가 많다. 높이 376m의 문수산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등산도 하고 한우마을도 들르고 연계 관광지를 둘러보는 관광상품이 가능한 것이다. 휴전선 인접지역으로 북한을 관망할 수 있는 애기봉도 있다. 덕포교육박물관·다도박물관 등은 아직 언론이나 대중에게 알려진 곳이 아닌 진주 같은 곳이다. 김포의 인근에 위치한 강화로 가면 갯벌체험센터도 있다. 보령 머드축제처럼 관광상품화해 개발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에서 김포 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오고 강화에서 수도권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여기를 들르게 된다. 아직은 많이 안 알려져서, 다하누 마을을 찾는 사람은 현지인이 70%이고,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30%라고 한다. 평일이라서 주말이 돼봐야 정확한 수치 나올 것 같다. 안 팀장은 “김포시의 관광자원은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많아 오히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근에 수도권 관광지인 강화도가 있다는 점도 외지인 유입이 많아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아직은 불편한 교통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가용 이외에는 별도로 이용할 버스 등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시에서는 지역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교통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시철도 등 교통 인프라도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시 관계자는 “민간업체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을 보니 우리 시에 많은 관광자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된 것 같다”며 “방문객이 늘어나고 필요가 생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