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경제위기 국면에 있다. 정치도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청와대·정부·여당 등 집권계층의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등을 활용한 강력한 힘의 정치가 이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어, 정국은 불안하기만 하다. 아직 미분양 사태가 해결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환율이 안정된 것도 아니다. 이쯤 해서 일부 무속인들과 염세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국운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던 명(明)과 암(暗)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다니듯, 대부분 힘들어하고 위기의식에 긴장하는 현 상황을 마음껏 즐기며 승승장구는 업종들도 있어 더욱 관심이 가는 기업도 있다. 불황에서 힘을 받는 기업들 지난 2006년 태안지역 기름유출 사건 당시 나라 전체가 충격으로 빠져들었고, 주식시장은 폭락했으며, 국가신인도 하락까지 겹쳐 한때 국내 경기가 극도로 위축됐었다. 하지만 태안에 유출된 원유를 중화하는 중화제 생산업체, 온 국민이 태안에 자원봉사를 나가 손에 잡은 특수한 걸레를 생산하는 부직포 생산업체 등은 창사 이래 최대의 호황을 맞았다. 당시 인선이엔티·태경산업 등의 관계자들은 “국가적 참사에 우리만 이익을 취할 수 없어 기름 제거 관련 제품들의 가격을 최대한 원가에 가깝게 낮춰 공급하고 또 필요한 곳에 기부도 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규모 때문에 창사 이래 최대의 수익을 낸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위 기업들은 쏟아지는 주문량 때문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장 증설과 24시간 100% 가동이라는 진기록을 쏟아냈었다. 이 같은 수요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태안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웰크론·예신피제이·에코솔루션·동일벨트·태경산업·와이엔텍·코엔텍·KPX그린케미칼·인선이엔티·자이엘 등이 주목을 받았었다. 남북긴장에 방위산업 기업들 웃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국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바로 남북 대치정국이다. 현 정부의 PSI 확산금지조약 가입 천명, 북한의 개성공단 계약 무효선언과 북한 핵실험,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 실전배치 등으로 현재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고급정보들을 마음대로 언론에 흘린다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이후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연일 보유지분을 팔아치우며 증시를 이탈하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전쟁 이슈가 날수록 주목받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방위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업체들이다. 우선 재벌 대기업으로는 한화·현대중공업·S&T대우·삼성테크원·대우조선해양·두산인프라코어·한진중공업·STX엔진·기아자동차가 있고, 중견 혹은 중소기업으로는 동원·국영지앤엠·기산텔레콤·루멘스·빅텍·삼영이엔씨·스페코·에너랜드·이엠코리아·제넥셀·퍼스텍·풍산홀딩스·한일단조·휴니드·DMS 등이 있다. 이들 업체들은 K2 소총, 국산 미사일, 잠수함, 한국형 이지스함, K1 전차, 군용차량, 군복, 전투식량 등 다양한 군용장비들을 직접 생산하거나 혹은 생산에 관여하고 있는 곳들이다. 특히 육해공군을 통틀어 국산 무기체계의 핵심적 감초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는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올해 초 2만 원대이던 주가가 연일 남북 긴장상황이 터지면서 한때 3만9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3만9000원과 3만4000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18만원대에서 20만 원 선 사이를 등락하던 주가가 2월 북풍정국으로 인해 22만 원대를 돌파하더니, 지난달에는 25만 원 선까지 치고 올라갔었다. 하지만 최근 공매도 작전과 주가 피로감, 현재의 남북대치 및 일촉즉발의 상황이 정권 차원의 북풍정략이라는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주가가 다시금 22만원 선으로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공매도를 본격 허용한 지난 1일부터 4일 간 13만9330주 297억5000만 원 상당이 공매도되면서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전체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6%에 해당되는 분량이다. 또 주식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에서는 공매도가 불법이던 지난 4월까지 무려 2만여 주가 공매도 되면서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만약 공매도 세력이 전혀 없었다면 주가는 30만 원대까지 치솟앗을 것이며, 현재도 25만 원 선에서 등락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들의 견해이다.
삼성테크원의 경우 지난 1월 5일 3만1000원으로 출발하던 주가가 3월 4만 원대 이후 매월 1만 원대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난달 25일 7만7500원을 찍었고, 지난 4일에는 7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삼성테크원이 이달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인 것은 바로 공매도 때문일 뿐 다른 주가하락 요인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외 중소 종목군들 중에는 빅텍·삼영이엔씨·이엔코리아 등 3개 업체가 최근의 북풍정국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주가추이 그래프를 비교하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동사의 펀더멘털(재무비율 등 업체의 기초적 경쟁력을 의미)에 기초하여 나름대로 등락을 거듭해 오다가, 지난 2월 소폭 반등, 3월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4월 중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 직전까지 치솟았고, 그 이후 차익실현 등으로 소폭 안정되다가, 지난 1일 공매도가 본격 허용되면서부터 주가가 또다시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시민단체·정치권 등의 해석에 따르면, 방위산업군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이 치솟던 4월 중순 이후 대략 한달여 기간 동안 개성공단 폐쇄, 국지전 위협 등으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한반도 긴장에 대한 위기감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대북 긴장에 대한 정부의 위기감 조성이 더욱 심화되면서 오히려 현 정부가 한반도 긴장 분위기 조성을 통한 정국 타개 정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북풍의심론이 고개를 들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풀어졌다는 해석이다. 주식시장에서 방위산업군에 대한 관심도도 이 같은 패턴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정국 수혜기업 전 국민적 애도 속에 국민장을 치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하여 수혜주로 지목받는 기업군도 있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외풍 속에 국가신인도 하락, 내수침체 등에 의한 경영타격을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받거나 남들보다 더 많이 이겨내는 기업군을 말한다. 이와 관련, 주식시장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정치·경제·사회적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조문정국의 수혜기업이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기업이라기보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서도 국내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을 만큼의 확실한 현금·인재·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국 노무현 수혜주로 지목받는다는 것은 대한민국 기업들 중 가장 건전하고 우량하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재계에서는 대기업군 중에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 등 삼성그룹 군과 현대차그룹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KT, 포스코 등을,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삼지·서원인텍·유니온금속 등을 그 대상으로 꼽는다.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국내외 자신의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확실한 지지기반 즉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그룹군의 경우 지난 13년 간을 지루하게 끌어 오던 삼성애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각 문제가 지난달 29일 대법원 전원재판부를 통해 무죄로 최종 판결이 나면서 대외적 인지도가 더욱 상승한 상태이다. 또 현대자동차도 자동차산업의 세계적 침체 속에서 매달 신차발표회를 여는 등 공격적 경영방침에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의 파산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미국 자동차 빅3를 차지했던 GM의 자리를 현대자동차가 대신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라배마 주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유가·환율 수혜주 최근 환율하락 현상이 다시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수출기업들은 외국에서 수출품에 대한 결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한국에서 원화로 환전하여 직원 임금, 세금, 국내 거래처 결제대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환율이 하락했다는 의미는 같은 액수의 달러로 환전할 수 있는 원화 액수가 적어진다는 의미다. 결국 수출형 기업들에게는 악재가, 수입형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그리고 외국과만 거래해서 굳이 환전의 필요가 없는 기업의 경우는 상대적 호재가 예상된다. 환율하락 수혜종목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은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S-Oil·대한해운·현대제철·한진해운·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현대상선·POSCO·고려아연·동국제강·동원F&B·하나투어·모두투어·혜인·삼양사·대한제분·대상·대한제당·사조해표·오뚜기·한국제지·삼양제넥스·농심, 오리온 등이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주요 원료를 수입해서 국내에 제품을 파는 업체, 환율 악재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졌지만 그 정도는 전혀 상관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확실한 세계 시장 장악력을 구비한 수출기업, 달러·유로화 등을 원화로 환전할 일이 없는 해상물류 기업들, 그리고 여행사 등 달러 반출업종들로 나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