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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소기업인 극적으로 회생

경기도 기업SOS지원단 제도까지 고려 ‘사회적 약자’ 지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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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1호 박현준⁄ 2009.06.09 15:45:02

기업의 애로를 수렴하여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해 도와주는 경기도 ‘기업SOS지원단’이 배우자의 혼인 전 파산으로 정부 융자금을 받을 수 없어 가정 파탄 지경에 이른 한 소기업인의 딱한 사연을 듣고 제도를 고쳐 지원한 모범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에서 지난 4월에 창업하여 위생 팩을 생산하는 소기업 동방G&B. 종업원 4명의 소기업인 이 회사의 사장 백인호 씨는 불과 10여 일 전만 해도 사업자금 걱정으로 수심이 가득했는데, 요즘은 공장의 본격가동을 준비하느라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이 가볍기만 하다. 경기도로부터 소상공인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걱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곁에서 그림자처럼 같이 걱정해주고 돕는 아내가 한없이 사랑스럽다. 백인호 사장은 지난 3월부터 창업을 위해 주택을 담보로 은행 돈을 빌려 공장 건물을 임차하고 기계를 구입하였으며, 4월 7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중소기업청에 소상공인 창업자금 신용대출 상담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아내의 신용도에 문제가 있어 지원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4월 15일에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상담했으나, 역시 같은 답변이었다. 재혼한 아내가 전 남편과의 결혼생활 중 파산경력이 있어 ‘배우자의 신용불량시 보증 불가’ 규정에 따라 대출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담보는 모두 소진되고 더 이상 빌릴 데도 없는 마당에 철석같이 믿었던 정부 융자금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공장도 기계도 모두 꿈과 함께 날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원인을 제공한 아내가 원망스럽기까지 하였다. 아내 오모 씨는 사랑하는 남편이 자기 때문에 이번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정부 자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가 막혔다. 더 이상의 부부생활을 포기하고 남편과 헤어져야만 한다는 서글픔과 “파산자는 혼인도 하지 말라는 건가…” 하는 탄식이 앞을 가렸다. 낙담하여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아내 오 씨는 4월 23일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도 기업SOS지원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기업SOS지원단에서 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관계기관과 협의에 착수하면서 극적인 드라마 같은 결론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10여 일 간의 기관 실무검토 협의를 거쳐, 드디어 5월 8일 관계기관은 “채무자의 상환능력은 특정인과의 혼인으로 저하되지 않는다는 점과 여성 보호 및 성인지 관점” 등을 종합 감안하여 기존의 불합리한 제도를 바꿔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는 합의 후 불과 열흘이 지난 5월 19일 ‘경기도 소상공인 창업자금 취급요령’ 중 관련 규정을 “배우자는 혼인 이후의 신용불량에 한해 적용”하는 것으로 초고속 개정하였으며, 5월 22일에는 개정된 지침에 따라 보증서를 발급하였다. 백 사장은 보증서를 은행에 제출하고 2000만 원을 융자받았으며, 앞으로도 경영실적에 따라 추가로 3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내 오 씨는 부부를 대표하여 기업SOS지원단 앞으로 다음과 같은 감사편지를 보내 왔다. “이렇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줄 전혀 몰랐습니다. 사실 신청하면서도 ‘밑져야 본전’이다 하는 맘으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죽으면 죽지 하는 생각이었거든요....... 2009년 5월 22일, 이날은 평생 잊지 못할 내 생의 가장 기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파산과 면책이라는 큰 짐이, 당당하게 살 수 없는 큰 멍에가 날 이제껏 눌러 힘들었는데, 대한민국이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감사하며 살게 해주시네요.......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기업지원과의 이석범 과장은 “공무원은 물론이고 기업인과 국민들 모두가 소기업이야말로 중기업과 대기업,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초단계 기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작은 기업일수록 자금이나 기술·인력 등 모든 여건이 취약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지원에서 소외되기 쉬우므로 각 기관의 보다 세심한 배려가 요구됩니다. 앞으로 기업SOS지원제도를 확대함으로써 대기업과 중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물론, 소기업과 여성·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배려 측면을 강화하여 운영해 나갈 방침입니다”라고 밝혔다. 행정기관과 공무원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 아름다운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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