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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물점포 늘고 평균권리금 내려

상반기 창업시장 화두 ‘안정성’…하반기 트렌드 아이템은 복합 멀티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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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6호 김대희⁄ 2009.07.14 15:31:05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된 불황의 여파로 올해 초반 점포 거래 시장은 거래정지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11월부터 소비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시장은 매물 폭증과 권리금 하락이라는 외통수에 직면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점포라인 DB에 따르면, 2008년에 매물로 나온 점포는 전년 대비 214.54% 증가한 3만9,167개로 집계됐으며, 이들 점포의 평균 권리금은 전년대비 15.94% 하락한 9,322만 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1월 들어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점포 매물은 전년 동월에 비해 57.69% 증가한 3,004건에 달했고, 이들 점포의 평균 권리금 역시 9.1% 떨어져 1억 원을 간신히 넘겼다. 이 같은 추세는 창업 시즌인 3월 전까지 계속 이어졌다. 지방 상권에 비해 경기를 덜 탄다는 서울 소재 점포들도 올 상반기에는 불황의 여파를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서울 소재 점포들의 2007년 평균 권리금은 1억516만 원이었지만, 2008년에는 0.16% 상승한 1억533만 원에 그쳤다. 명동·신촌·강남 등 시내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해마다 8~10%의 상승세를 이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서울 소재 점포들도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보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경향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강남지역에서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대중과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강남역·신천 등 서울 시내 유력 상권을 보유한 강남 3구와 강동구는 2008년 들어 적게는 3.1%, 많게는 8% 가까운 권리금 하락률을 보이며 체면을 구겨야 했다. 압구정동·청담동 등 강남에서도 상류층만 찾는다는 유명 상권에서도 빈 점포가 속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압구정 로데오 거리다. 이곳은 대한민국 상류층의 의류 쇼핑 명소였지만, 올 1월 들어 폐업사례가 속출하며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점포가 비었고, 평균 3억 원을 호가하던 고가의 권리금도 자취를 감추면서 강남 상권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점포시장의 추락이 상처만 남기고 간 것은 아니다.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점포 간 매도 경쟁을 유발해 권리금에 잔존해 있던 거품이 대거 빠진 것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강남역·신천 등 강남지역으로 몰리던 창업 수요가 비싼 임차비용과 권리금을 피해 서울 각 상권에 골고루 분산되며 상권 간 위상 격차가 감소했다는 점도 균형발전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연초의 냉랭했던 시장 분위기는 올 3월 창업 시즌이 도래하면서 어느 정도 훈훈해졌다. 경기 호전을 나타내는 각종 징후들이 소비심리를 이완시키며, 창업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6월에 들어서며 북핵 리스크와 불안한 해외 금융시장 상황이 언제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섣불리 경기회복을 점쳐서는 안 된다는 경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예비창업자들은 단기적으로 관망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불황기 창업 키 워드는 ‘안정성’ 올 상반기 창업시장의 화두는 ‘안정성’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예비창업자는 물론 기존 창업자들도 안정적인 업종으로 변경하는 등 ‘안정성’ 키워드는 인기를 끌었다. 이는 불황의 여파로 안정적인 업종으로 창업하려는 움직임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인식된 업종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업종은 PC방·제과점·편의점 등 3개 업종이다. 이들 업종의 인기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증가했다는 공통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과점의 권리금 호가는 2008년 10월 1억900만 원 선이었으나, 2009년 1월을 기점으로 2억 원 선을 넘은 뒤 꾸준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9개월 간의 권리금 호가 변동률은 +101.7%에 달한다. 편의점의 권리금 호가는 경기가 악화된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3월 이후 권리금 호가는 조정을 겪으며 하락했지만, 6월 들어 반등한 끝에 9개월 간 82.51%나 올랐다. PC방의 경우 2008년 10월 들어 6,700만원의 권리금 호가를 기록한 뒤 완만하지만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특히, 올 5월 들어서는 1억 원 선까지 근접하는 등 경기불황과 전혀 관계없는 양상을 나타냈다. 9개월 간 권리금 호가 변동률은 +29.08%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변화에 민감한 일반주점·비디오방 등 경기밀착형 업종의 권리금 호가는 2009년 6월 현재까지도 불황 이전의 호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지도 높은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많은 점포를 출점해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어서 창업비용 및 수익성 예상이 용이하다. 또, 홍보나 기술지원 등 본사 차원의 지원이 든든하기 때문에 개인 창업에 비해 안정성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커피전문점·도넛전문점·치킨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본사가 대거 진출해 있는 패스트푸드 업종의 권리금 호가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간 점포라인 DB에 등록된 패스트푸드 업종 점포의 권리금 호가는 7,020만 원에서 1억6,621만 원으로 136.76%나 올랐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올 상반기 창업시장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점차 수익성을 바라보는 창업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불황으로 인한 경기위축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진단이 여러 모로 힘을 얻고 있는데다, 5만 원권의 유통으로 내수소비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新풍속도…복합공간 상반기의 경기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창업계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영업 형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는 바로 복합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편의점 업계의 판매 아이템 다변화이다. 편의점 업계는 편의점에서 팔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직접가공 상품들을 편의점 안으로 끌어들였다.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B사는 불황으로 창업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편의점 카운터 옆에 커피 테이크아웃 코너를 마련하며 예비창업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G사는 베이커리형 편의점을 오픈해 제과점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양사는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커피와 빵 가격을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불황탈출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매장 복합화의 바람은 편의점 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30대 젊은 계층의 이용 빈도가 높은 PC방·DVD방·플스방·노래방·만화방 등의 문화시설 역시 한 점포에서 모두 만날 수 있게 만든 ‘멀티 방’이 됐다. 이곳에서는 DVD를 감상하다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노래가 힘들어지면 PC 게임으로 종목을 바꾸면 되고, 움직이는 게 귀찮아지면 가만히 앉아 만화를 볼 수도 있다. 1시간 이용요금이 1만 원대 중반에 형성돼 있어 연인이나 친구 단위 손님들이 자주 찾는다. 앞으로 이 같은 복합문화는 생활건강 분야에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헬스클럽에서 개인 운동만 하다 보면 지루하기 쉽다는 점에 착안해 골프 연습 시설을 설치하는 곳이 늘고 있는 변화가 단적인 예이다. 차후 이동범위가 넓지 않은 탁구·당구 등 실내 스포츠들도 복합화될 경우 개인 고객이 단체 고객으로 바뀌며 매출상승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VS 프랜차이즈 올 상반기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본격화 양상을 보여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그간 공정위 감시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가맹사업 분야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맹사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법 위반 행위 적발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가맹사업에 대한 감시 강화를 예고하면서 예견됐던 상황이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91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법 위반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올해 3월에 발표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191개 업체의 93.2%에 달하는 178개 업체에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공정위는 실태 조사 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제때 제공하지 않거나 부당한 이유로 가맹점에 물품 공급을 중단하는 가맹본부에 대해 자진 시정을 권고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개선해 나갈 계획을 보였다. 이후 공정위는 제너시스 그룹에 불공정약관 19개 항목을 수정하라고 권고한 뒤, 치킨·피자 외식업체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제너시스 그룹은 BBQ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프랜차이즈 1위 업체로, 가맹본부사업 분야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거대 회사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가맹사업 감시 강화의 시범 케이스로 제너시스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 바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너시스라고 감정이 좋을 리 없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에도 BBQ가 점주들에게 부당하게 판촉비를 전가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제너시스 측은 이에 반발해 소종 절차까지 밟았다. 현재 국내 가맹사업 약관은 가맹점 측이 불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대부분의 가맹사업자들이 채택하고 있는 영업 중 ‘점포 매도시 양수자 가맹비용 재납입’ 조항과 ‘계약 완료 후 일정기간 동종업종 종사금지’ 조항은 가맹점주의 재산권 및 직업선택의 자유에 제한을 가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 과정에서 점주들의 고통은 컸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그만큼 배를 불려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본사와의 분쟁도 마다하지 않는 가맹점주들의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영세 자영업자의 부당한 피해를 없애려는 공정위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프랜차이즈 간 대결 구도는 하반기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기업형 슈퍼마켓 증가…대기업 이윤추구권 VS 영세점주 생존권 최근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안이 통과될 경우 법적 절차를 포함하는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일명 슈퍼슈퍼마켓(SSM)으로 불리는 삼성 홈플러스의 새로운 사업 분야이다. 홈플러스는 공격적인 신규 출점에 이어 홈에버를 인수하며 업계 1위인 이마트를 추격했지만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SSM을 차세대 사업 분야로 선정했다. 슈퍼마켓은 일정 면적 이하의 점포를 얻을 경우 아무런 제한 없이 영업을 시작할 수 있어 대형 마트 신규 출점에 비해 비용과 투자수익 면에서 유리하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는 6월 현재 150여 개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고, 위기의식을 느낀 이마트도 동일한 모델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익스프레스 점포가 출점하기 전까지 동네 상권을 지키던 영세 슈퍼들의 생존권이다. 영세 점주들의 협의체인 슈퍼마켓조합은 물론 각 사회단체·언론까지 들고 일어나 이들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상반기 내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및 각 정당들도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SSM 개설 규제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SSM 개설시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관련법을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대기업 유통매장에 대해서는 면적에 상관없이 포괄적으로 규제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결국 대기업의 차세대 전략사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막다른 골목에서 부딪힌 셈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 이 문제에서 물러설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삼성 홈플러스는 SSM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설정한 만큼 소송을 불사해서라도 계획대로 점포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제 와서 이마트와의 대형 마트 경쟁에 다시 뛰어들기는 힘들고, 샛길로 빠져 편의점 업계로 진출하려 해도 기존 업체들의 시장 잠식도가 높아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는 더욱 절박하다. 홈플러스의 SSM에 밀리면 운영 중인 슈퍼를 접어야 하고, 이는 생계와 직결된다. 또 일단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전국에 SSM이 포진하게 돼 어딜 가도 슈퍼를 운영할 수 없다는 절박함도 있다. 올 상반기 들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기업형 슈퍼마켓. 현재 추진 중인 규제안을 둘러싼 논란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대표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대체적으로 경기 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복합적인 멀티 공간이 하반기 창업시장의 트렌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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