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 간에 정상회담이 열리면 양 정상 사이에 어떤 선물이 오가는지가 볼거리 중 하나이다. 정상이 주고받는 선물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호의뿐만 아니라 그 국가의 문화와 정체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8일 폴란드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에게 금으로 제작한 거북선을 선물로 증정했다. 금제 거북선은 양국이 앞으로 공동 번영의 한 배를 타고 금빛 미래를 향해 힘차게 항해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거북선은 또 1592년에 이순신 장군이 세계 최초로 고안한 철갑선으로 전쟁에서 국가를 지켜낸 긍지와 승리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가 잦은 외침을 당하면서도 민주화와 번영을 이루었다는 점을 상기하기 위한 선물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12월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방한 때 모습을 담은 디지털 액자를 선물했다. 이에 카친스키 대통령은 내부는 금으로, 외부는 은으로 제작하고 소·사슴·버펄로 무늬를 새긴 전통 술잔을 증정했다. 이 선물은 폴란드인이 사냥에서 큰 성과를 거둘 때 이를 기념해 드는 축배의 잔이라고 한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양 정상 간의 유대를 기념하고자 특별히 수공예품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부인끼리는 장신구 선물이 오갔다. 김윤옥 여사는 부귀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귀갑문(거북등무늬) 문양을 넣은 스카프형 은제 목걸이를 마리아 카친스키 여사에게 선물했다. 이는 자수와 뜨개질을 금속공예에 접목한 특허기술로 제작돼 유네스코에 아름다운 한국 수공예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친스키 여사는 폴란드의 특산물인 호박 장신구 세트(브로치·목걸이·팔찌)를 증정했다. 김윤옥 여사, 바르샤바 어린이병원 방문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해외에 나가면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업무를 하는 동안 사회복지시설을 둘러보곤 한다. 지난 미국 방문 당시에도 리틀라이츠라는 사회봉사기관을 방문해 물품을 지원하고 관계자를 격려했다. 이번 폴란드 방문에서는 바르샤바의 어린이 전문 병원을 방문해 질병에 걸린 현지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만났다. 이 어린이 전문 병원은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바르사뱌 최대의 아동 의료기관이다. 평소 어린이 인성교육과 보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김 여사는 이날 병원 시설을 둘러보며 입원병동 내 놀이방에서 어린 환자 20여 명이 준비한 간단한 발표회를 관람했다. 아이들은 종이로 만든 꽃다발과 그림을 김 여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고, 나도 손자 손녀가 6명이어서 어린이에게 관심이 많다”며 “여러분들이 빨리 나아서 폴란드 미래의 희망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특히 김 여사는 한 아동이 폴란드 방문 소감을 묻자 “폴란드에 오자마자 첫 행사로 이곳에 왔으며, 비행기에서 내릴 때나 이곳으로 오다가 보니 자연이 아름답다고 느꼈고, 내일 대통령궁에서도 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많이 느끼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환우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대형 텔레비전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