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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가 쓴 시나리오 뮤지컬 만들고 싶어요”

가수 ‘고니야’에서 뮤지컬 배우 박일곤으로…<두드림,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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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9호 이우인⁄ 2009.10.13 16:34:04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 <두드림 러브 시즌2>. 이혼을 앞둔 부부 명훈과 수희가 사랑의 기억을 상영해주는 영화관을 우연히 찾게 되면서 시작되는 ‘송 스루’(Song-Through) 형식의 러블리 뮤지컬이다. 시즌2에는 지난해 초연된 시즌1의 수희 김소향과 드라마 <쾌걸 춘향>의 OST <자유로와>를 불러 유명세를 탄 로커 지니가 수희 역으로 분하고 있다. 이들과 사랑의 기억을 연기하는 뮤지션 명훈 역에는 가수 ‘고니야’ 박일곤(28)이 열연하고 있다. 그리고, 멀티맨 세 명이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로 이들과 앙상블을 이룬다. 시즌2는 초연에서 부족했던 드라마를 살리고 더 다양한 볼거리와 음악으로 중무장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 관객들이 많은데, 공연을 보고 나면 그 이유가 꽃미남 배우 박일곤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박일곤은 데뷔 곡 <지우개>로 일본의 인기가수 히라이 켄과 비슷한 맑고 투명한 창법의 소유자라는 호평을 들으며 촉망받던 가수였다. 그런 그가 <위대한 캣츠비> <슈샤인 보이>에 이 어 택한 <두드림 러브 시즌2>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내용의 뮤지컬로, 박일곤의 풋풋한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군인의 늠름한(?) 모습 등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다. 배우 박일곤을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털털하고 소박한 첫인상의 그는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눈앞의 박일곤에게는 무대 위의 어리바리하면서 반항적인 명훈의 모습은 없었다. 예의 바르고 신중하면서도 장난기 있는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긴 속눈썹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가 너무나도 깊은 배우 박일곤과 함께한 시간은 이날 주문한 커피의 향만큼 은은했다. 박일곤의 삶과 도전, 뮤지컬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6년 데뷔 당시 ‘이준기만큼 예쁜 남자’라고 소개한 기사를 보았는데 어땠나? 정말 난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친분이 있는 기자분이 그냥 장난스럽게 한 이야기를 기사에 썼죠.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정말 불안했거든요. 이슈를 일으킬 만했지만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기사였죠. 이준기 씨의 인기는 지금보다 더 대단했으니 짐작이 가시죠? 데뷔가 상당히 늦었는데….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어요. 부산은 서울보다 이런 분야에 발을 내딛을 기회가 더 적어요. 연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엄두도 못 냈죠. 또한 장남이어서 부모님이 제게 거는 기대도 있었구요. 저 자신을 어느 정도 끌어올려놓은 뒤 시작하다 보니 남들보다 늦었습니다. 연기자가 꿈이었는데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연기자 준비를 하던 중 소속사 사장님이 제 노래를 듣고 기교가 있지는 않지만 듣기에 편안한 목소리라고 평가하셨어요. 게다가 유명 프로듀서분이 저를 가수로 키워보겠다며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내게 된 음반이었죠. 그런데 데뷔하자마자 소속사와 관계가 나빠졌고, 방송을 못 하게 되었어요. 음악 프로에 나간 것도 딱 한 번뿐이었죠. 미련이 남을 것 같다. 그렇죠. 더욱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워요.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가수 활동이 흐지부지되면서 시작한 일이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에서는 주인공 ‘캣츠비’ 역이었고 <슈샤인 보이>에서는 구두닦이 청년인 주인공 ‘상구’ 역이었죠. 뮤지컬은 가수로서 해소하지 못한 노래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거든요. <두드림 러브 시즌2>와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소극장 공연을 하려고 오디션을 찾아다니다 발견해 오디션을 봤습니다. 4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제가 캐스팅된 거였죠. 송 스루 작품 연기하기 힘들지 않나. 송 스루여서 힘들진 않아요. 단지, 명훈이 활약을 많이 하진 않지만 항상 무대에 있는 역할이라 땀을 닦을 시간조차 없어 힘든 건 있어요. 또, 명훈은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데, 관객들에게 명훈이 너무 아이처럼 보일까봐 걱정이에요(웃음). 이성 교제 경험이 많아 보이는데…. 이제껏 두 번뿐이니 많진 않은 거죠. 저는 한 번 사귀면 오래 사귀는 편이에요. 고등학생 때 교제한 친구와는 6년 동안 만났으니까요. 헤어졌을 때, 이성이 자신을 잊어주기를 바라는 편인가, 아니면 극중 명훈처럼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나? 헤어지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추억은 남기되 사랑하는 마음은 빨리 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감정이 있으면서 이별을 택하진 않을 것 같네요. 저와 명훈의 다른 점이죠. 웨딩드레스를 입은 수희와의 클라이맥스 신에서 관객석을 향하는 눈빛이 너무 애절했다. 그런 눈빛은 어떻게 나오는가? 솔직히 저는 사실적인 연기를 좋아하는데, 뮤지컬 연기가 워낙 과장돼 있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마지막 신에 담아봤어요. 이 작품을 통해 박일곤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가수로 데뷔해 입지가 다져지지 않은 위치에서 연기에 도전하고 시트콤에 출연하는 모습들이 자칫 대중에게는 연예인으로 살아남으려는 (한심한) 이미지로 보였을 것 같아요. 이번 뮤지컬에서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연기에 대한 저의 진지한 마음이 꼭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예비 관객들에게 <두드림, 러브>를 소개한다면? 처음 극본을 받아보았을 때는 이혼 이야기여서 이혼 경험자나 부부생활을 경험해본 사람 등 관객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고 보니, 오래된 연인과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도 사랑과 이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주는 배울 게 정말 많은 뮤지컬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많이들 보러 오세요.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달라.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나 음악에도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또, 영화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쓴 것 중 하나를 뮤지컬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과 의기투합해서 말이죠. 장르는 스릴러입니다. 연출자 박일곤도 기대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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