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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가든파이브, 대박은 커녕 쪽박 걱정

높은 분양가로 청계천 상인들 ‘외면’…인근 상권까지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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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0호 김대희⁄ 2009.10.20 13:05:27

서울시 산하 SH공사에서 시행을 한 가든파이브(동남권유통단지)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당초 SH공사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주변 상인의 이주대책을 해결하기 위해 가든파이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평수 23.1㎡(7평) 기준으로 평균 7,000만~8,0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던 분양가가 당초 약속과는 달리 평균 1억7,000만 원 선으로 상승하다 보니 상인들이 이주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당시 청계천 상인들의 90% 이상이 보증금 3,000만~4,000만 원, 월세 100만~200만 원을 내고 23.1㎡ 내외의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상인들이었다. 점포의 대부분을 채워줄 청계천 상인들이 입점을 포기하자, 지난해 12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가든파이브 개장은 올해 4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9월로 연기됐다. 그러나 9월에도 개장을 위한 최소 분양률 70%를 채우지 못해 결국 내년 2월로 연기됐다. 최근 서울시가 제출한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SH공사가 가든파이브를 건설하기 위해 1조3,000억 원을 차입했지만 납입된 분양대금은 1,283억 원에 그쳐 약 1조1,717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든파이브의 분양률은 38%에 불과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가든파이브 사업의 적자가 1조1,700억여 원에 달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장제원 의원(한나라당, 부산 사상)은 “청계천 상인들을 위한 이주대책에서 동양 최대의 몰링·원스톱 쇼핑으로 변신한 가든파이브가 ‘동양 최대의 유령단지’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현 시점에서는 상가 활성화가 최우선인 만큼 SH공사는 더 이상 높은 분양가를 고집하지 말고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율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H공사는 지난 2003년 청계천 상인 6만 명을 대상으로 이주수요조사를 실시했고, 그 중 10%가 이주 의사를 밝혔다는 것을 근거로 점포수 8,360개에 달하는 초대형 쇼핑몰을 건설했다. 이는 SH공사가 수요조사를 할 때 청계천 상가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후분양제로 진행해 상인들의 실제 입주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빚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청계천 상인 중 특별 분양 대상자로 선정된 6,097명 중 ‘가든파이브’ 계약자는 전체의 30% 미만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분양가가 예상보다 3배에서 많게는 5배에 달할 정도로 비싸고 영업하기에 적절치 않은 건물구조 등을 이유로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계천 상인의 대체 이주 상가로 조성된 SH공사의 가든파이브는 대부분의 점포를 일반 소유자로 채워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분양면적에서 공용면적을 뺀 실사용면적 즉 전용률도 당초와 달라졌다. 2003년 6월 이주상인 설명회에서 상인들은 7평 배정에 전용률 60~70%, 분양가는 1억 원 선에 설명 받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08년 7월 SH공사의 분양가 발표에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용률 30%를 적용받아 3억~5억 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에, 특별 분양 대상자 6,097명 중 1,000여 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청계천 영세 상인들은 높은 분양가로 인해 그들의 권리를 포기해야 했다. 특별분양 이어 일반분양 차이 없어 SH공사는 결국 특별 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최초의 분양조건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2008년 1차 분양을 시작으로 2, 3차에도 계약률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자, 올해 6월 4차 분양에서는 특별 분양 대상자를 대폭 늘렸다. 특별 분양자 중 다점포 제도를 신설해 1순위 자격을 부여했고, 2순위는 1개 점포 신청자, 3순위는 왕십리 뉴타운 철거 대상자, 4순위는 청계천에서 영업을 했던 6만 명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모집했다. 더불어, 전매제한도 최초 분양 당시의 3년을 2차에서는 2년, 4차 분양에선 1년으로 줄였다. 하지만 SH공사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양률 올리기에 실패하며, 한 달에 60억 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이자로 낭비하고 있다. SH공사는 가든파이브 특별 분양에 실패하자 일반 분양에 돌입했다. 일반 공급 분양가는 당초 특별 분양가 대비 평균 214%에서 대폭 낮아진 140%로 결정됐다. 가든파이브 라이프관 1층과 8층의 경우 특별 분양가 대비 170%대를 보였으나, 중층 일부는 107%의 분양가를 보였다. 한 전문상가 상인은 “특별 공급과 일반 공급 분양가의 최소 7% 차이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특별 공급의 경우 전매제한 1년과 업종변경 금지 1년을 적용받는데도 불구하고 분양가 차이가 거의 없어 더 불리한 계약 조건”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반 물량의 분양가가 대폭 낮아지자 투기수요가 대거 유입돼 가든파이브 창고의 경우 2,000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설령 입점했다 하더라도 입주 시에 내야 하는 관리비도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 입점 상인에게는 큰 부담이다. 준공 후 1년 간은(오는 12월) 계약금에 포함된 탓에 관리비를 따로 내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다달이 60만~70만 원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순히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복합단지는 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주변 지역 경제와 부동산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끼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에 문을 연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과 반포동 센트럴시티이다. 두 복합단지는 주변 유동인구를 흡수해 상권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인근 아파트 및 상가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령, 가든파이브처럼 대형 상가가 상권활성화에 실패한다면 인근 상권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편리한 교통과 인프라가 최대 장점 하지만, 가든파이브의 여건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결코 아니다. 가든파이브가 상가로서 갖는 최대 장점은 지정학적 위치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바로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도로의 삼각축 중간에 있고,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등의 진·출입로가 200m 거리에 들어와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또한, 3호선 수서역에서 8호선 가락시장역과 5호선 오금역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3호선 연장선 개통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잠실과 강남·분당으로의 이동이 더욱 편리해진다. 개통구간은 짧지만 5호선과 8호선 환승체계가 갖춰져 강남권 진입을 위해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도 해소될 전망이다. 덕분에 8호선 장지역에 위치한 가든파이브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교통학적 이점이 있다. 여기에 풍부한 배후 소비 세력도 향후 가든파이브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장지지구, 거여·마천뉴타운, 위례신도시 등 6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거지역 조성이 예정돼 있고, 문정법조단지와 가락시장 재개발이라는 호재가 많다. 이 밖에, 서울시가 오는 2020년까지 가락시장~롯데월드~올림픽공원(몽촌토성)~가든파이브를 연계해 관광벨트화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인근에 주어진 이러한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최대한 포커스를 맞춘다면 의외로 가든파이브의 상권 활성화 기간은 빠르게 단축될 수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장경철 이사는 “최근 가든파이브를 비롯한 복합단지가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국내에 잇따라 등장하는 복합개발 공간들은 일본의 롯폰기힐스의 성공 핵심인 볼거리·즐길거리는 부족한 반면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높고 흉내 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며 “따라서 개발이익을 다소 줄이더라도 고객들이 안심하고 장시간 체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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