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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지각변동

KT 이어 LG·SK 통신계열사 ‘통합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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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0호 이재화⁄ 2009.10.20 11:51:05

LG의 통신계열 3사가 유무선 통합을 선언함에 따라 통신시장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고 있다. LG는 그동안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유무선 간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만 알려졌으나, 지난 8일 돌연 3개사 통합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지난 6월 합병을 이루며 총 자산 24조 원에 작년 기준 매출 19조 원 규모로 덩치를 키운 KT, 이동통신시장에서만 점유율 50.7%를 지키고 있는 SK 양강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만년 3위의 자리를 벗어나기 위한 LG의 승부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번 합병 추진은 그 방식과 시기에서 통신사업에 대한 LG그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예상됐던 순차적 합병이 아닌 3사 동시합병은 다가오는 치열한 유무선 컨버전스 경쟁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또 후발사업자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전환점인 4세대(G) 이동통신의 투자를 코앞에 둔 시기에 합병법인을 출범시키는 것 역시 통신부문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미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1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KT와 이동통신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 그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유무선 컨버전스 시장을 향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LG 등 통신 3사 간 빅 매치의 서막이 올랐다. LG 통신 3사 ‘10월 말 합병’ 선언 LG그룹 통신계열사는 LG경제연구원을 주축으로 통신 3사 통합 작업을 지난 9월부터 벌여왔다. LG경제연구원은 애초에 11월 합병을 고려했지만, 11월부터 주파수 회수 재배치, 와이브로, IPTV 투자 등 굵직한 현안 처리를 앞두고 있어 합병에 따른 이슈를 선점할 수 없다고 판단해 15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식 합병을 선언했다,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LG그룹의 통신 3사를 한데 묶은 통합법인은 내년 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LG 통신 3사는 향후 합병 추진 일정에 대해 1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하고, 11월 27일 3사별 합병승인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합병 기일인 내년 1월 1일 통합법인 ‘LG텔레콤’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합병 방법은 이동통신사인 LG텔레콤이 인터넷 전화와 IPTV 등의 사업을 하는 LG데이콤과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하는 LG파워콤 등 2개의 유선통신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LG텔레콤이 합병 후 존속법인이 된다. 합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사의 합병 절차는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LG파워콤 지분의 38.8%를 소유하고 있는 한전의 입장이 관건이다. LG파워콤 시장가는 장부가를 밑돌고 있는데, 한전은 파워콤의 지분을 장부가 이상으로 받기를 고수하고 있고, LG는 주식 교환을 원하는 등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전 역시 합병법인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따라 지분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한전과 사전 교감이 이뤄졌다는 관측도 많다. 정부 역시 KT-KTF의 합병을 허가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업계에 자발적 요금인하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LG 통신 그룹의 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적장 영입…KT 사장 출신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 LG는 지난 15일 이사회 결의에서 이상철 전 광운대 총장을 내년 1월 출범할 LG텔레콤 합병법인의 대표로 내정했다. 이 전 총장의 진두지휘로 통신 3사의 합병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구체적인 합병 방법과 절차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LG 3콤의 통합보다는 오히려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영입이다. 특히 옛 한국통신 시절 최고경영자로서 민영화를 주도하며 와이브로와 무선 랜(WiFi)의 초석을 깔았던 이 전 장관이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할 경우 이석채 KT 회장의 등장만큼이나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LG 통신 3형제가 합병했을 때 최고의 승부수는 이 전 장관”이라며 “그로 인해 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LG 통신 3사가 합병한다 해도 단순 합산만의 외형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 LG 통신 3사의 매출을 합산하면 2008년 기준 약 7조7000억 원으로, 20조 원인 KT, 11조6700억 원인 SK텔레콤에 한참 뒤처진다. 그러나 LG 통신 3사 합병은 단순 합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의 조기 합병 결정에는 LG텔레콤의 기획력과 LG파워콤의 영업력을 하나로 합쳐 마케팅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 LG텔레콤과 LG파워콤은 각각 마케팅 기획력과 영업력에서 KT나 SK텔레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LG텔레콤은 2006년 이후 ‘기분존(zone)’, ‘오즈(OZ)’와 같은 상품들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LG파워콤 역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동시에 각종 할인상품 등을 제공하며 순증 가입자 1위를 상당 기간 유지했다. LG그룹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인터넷 전화인데, 9월 말 현재 약 191만 명으로 KT(127만 명)보다 50%가 더 많다. 인터넷 전화는 통신사에 상관없이 무선 랜(WiFi)을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LG 측에서 추가 구축 비용 없이 무선 공유기(AP)를 통해 유무선 통합(FMC)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KT나 SK텔레콤 등 경쟁사에서는 LG 통신 3형제의 합병 자체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합병이 비용절감, 마케팅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가져올지는 몰라도 파괴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LG텔레콤 등이 이미 다른 업체들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보다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며 “외부에 나타나는 힘보다 마케팅 경쟁력 제고나 비용절감 등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쪽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 통신 계열사도 합병 움직임 LG 통신 3사의 합병으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SK 통신 그룹 역시 합병의 길을 따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SK텔레콤은 합병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SK 계열 통신사들의 경우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나 요금 산정 등에서 아무래도 KT와 LG텔레콤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통신업계에서는 유선과 무선 분야를 넘나드는 KT와 LG의 통합법인 출범이 SK텔레콤의 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게 지난해인데, 내년 3월 이전에 합병할 경우 추가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또한 현재로서는 합병으로 도움이 될 만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으며, 합병 없이도 결합상품 등을 통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유무선 통신시장이 급변하면서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언론에 “LG 통신 그룹의 합병과 상관없이 내부적으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합병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내부에서는 이미 합병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듯 보인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SK텔레콤 최고경영회의에 참석해 유무선 통신 시너지 효과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SK텔레콤 하성민 MNO비즈 사장도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 및 IPTV 사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SK네트웍스에서 8929억 원(부채 포함 1조5207억 원)에 인수한 기업용 유선 인터넷 사업(전용회선)을 SK브로드밴드에 양수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기로 한 것도 합병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유무선 통합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합병을 재촉하고 있다. KT가 이동통신사업 흡수 이후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내외 전화요금을 통합하고 유무선 통합 서비스(FMC)를 선보이는 등 합병효과를 극대화하는 사이, SK 통신계열사의 결합 서비스 판매(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IPTV 등)는 신통치 않은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SK 통신사는 자산 21조 원, 매출 16조 원대로, 규모 면에서 KT(자산 24조 원, 매출 18조 원)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13조 원대가 되지만, SK네트웍스 전용회선 인수 등을 감안하면 통합 SK의 총 매출은 16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21일 SK텔레콤이 이사회를 열어 SK네트웍스의 전용선 인수를 결정한 것은, 단기적으론 KT를 겨냥한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통합은 이처럼 SK그룹 통신사업 재정비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첫 번째 격전지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 시장 KT그룹 합병에 이어 LG 통신계열 3사도 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통신시장에서 유무선 통합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격전지는 휴대전화와 값싼 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모바일 인터넷 전화’ 시장으로 예상된다. KT는 가정용 FMC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하나의 휴대전화로 와이파이(무선 랜)가 되는 지역에선 이동통신망 대신 인터넷망으로 전화를 걸고, 나머지 지역에선 3세대 이통망을 쓰는 서비스다. 이미 유·무선 통합으로 인한 음성통화 가격 파괴는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 AT&T가 지난 6일 스카이프 서비스에 자사의 3G망을 개방하여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장소의 제약 없이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게 한 것을 그 전조로 보고 있다. 이러한 AT&T의 파격적인 조치는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 통화가 향후의 주된 수익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업체들도 앞으로의 주 수익원은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융합) 서비스에 있다고 여기고 있다. KT가 집 전화와 휴대전화 매출 감소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스마트폰과 아이팟터치에 스카이프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무선 랜 가능 지역에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국내에 시판되는 휴대전화에 무선 랜 기능을 탑재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이통사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해 휴대전화에 무선 랜 탑재를 막아왔다. 그러나 KT가 선제적으로 FMC 상품을 내놓으면서 빗장이 풀리게 됐다. 이석채 KT 회장이 “FMC는 시장 잠식을 부르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KTF와 합병 이후 오랜 토의를 거쳐 출시하게 됐다”고 한 만큼, FMC 상품은 향후 통신시장에서 커다란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KT는 향후 차세대 와이브로 기술인 ‘모바일 와이맥스’가 탑재된 결합상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전화뿐 아니라, 인터넷 TV(IPTV)를 들고 다니면서 보는 ‘모바일 IPTV’까지 시청할 수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5%에 불과한 IPTV 가입자 수 문제가 해결되면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SK와 KT·LG 모두 내년 중 모바일 IPTV 서비스 제공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상품 선택 폭 늘고 통신비 부담 줄어 이용자 쪽에서 보면, 통신 서비스 상품에 대한 선택 폭이 넓어지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가정별 통신 이용에 따라 통신 서비스를 단품·결합상품· 융합상품 상태로 고를 수 있게 된다. 통신업체 사이에 유무선 융합 서비스 경쟁 정도에 따라서는 부가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음성통화가 부가 서비스로 바뀌어 정액요금으로 이용하는 요금제도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KT는 14일 ‘QOOK & SHOW’출시를 선언하며 금년 말까지 FMC 전용 단말기 3종을 출시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의 FMC 서비스인 ‘QOOK & SHOW’를 이용하면 음성통화의 경우 월 평균 34.8%, 데이터 통신료는 88%가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는 아직까지 FMC 관련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의 관계자는 “합병법인이 출범하는 내년 1월 이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최근 FMC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을 기상청에 공급했다. 사무실 밖에서도 WCDMA 망과 무선 랜, 인터넷 전화와 이동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향후 공공기관과 일반 소비자에게도 서비스를 확대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통신 3사가 속속 내놓는 서비스가 가져다줄 소비자 체감 이익이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통신요금의 가격 인하 소식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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