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에 주식 투자자들은 유망 투자종목을 찾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선택한 종목을 적립형 방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쪽으로 방법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국내 코스닥 유망주에 국한하지 말고 금·환율·원자재 관련 선물 상품과 해외 이머징 펀드로 시야를 넓히는 작전이 중요하다.” 달러화 하락,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투자 전망이 유동적인 가운데 증권업계의 투자 전문가들이 하는 조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몇몇 국가들이 원유 거래 시장에서 달러를 퇴출시키는 논의를 했다고 해서 일부 투자자들이 놀라기도 했지만, 국제 결제통화로서 달러의 퇴출 가능성은 그동안 계속 논의돼온 사항”이라며 “이런 흐름은 금값과 기름값이 오르고 미 달러화가 하락하는 큰 흐름 속에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6일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중동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브라질·중국·일본이 ‘2018년까지 세계 원유시장에서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달러화, 해외 투자시장 변동성 견인 원유 거래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를 퇴출시키자는 ‘모의’에 산유국들은 물론 세계 자본시장의 큰손인 중국과 일본 등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달러화가 곧 국제시장에서 2등 통화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너무 이른 걱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원유시장에서 달러화 퇴출은 성공 가능성보다도 모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하다”며 “약달러 기조가 이런 논의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최소한 앞으로 30년 안에는 달러화의 퇴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계속 이어지는 약달러 현상은 유가 급등에다 금·비철금속 같은 원자재 값을 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회복하지 않는 한 이런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계웅 팀장은 “미국 정부가 약달러 현상을 이용해 미국 내 공업 생산성 및 수출경쟁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만큼 환율절하, 유가 급등, 금값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약달러 기조, 9·11테러 이후 계속 진행 중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동수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약달러 기조에 대해 “1960년대 미국이 아시아·남미 등의 공업 제품들을 수입하면서부터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해부터”라고 말했다. 9·11 테러에 이어 미국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아프가니스탄 공습,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다. 이 팀장은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발행한 국채 액수가 지난 30년 간 발행한 국채 액수와 비슷하다”며 “엄청난 국채를 짧은 시간에 미국 정부가 남발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신용이 하락하고 본격적인 약달러 흐름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약달러 흐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더욱 가파르게 진행됐다. 지난해 9월 뉴욕 금융시장이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뒤 이런 추세가 잠시 꺾이는 듯 했지만,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현재의 양상이다. ‘단기 대박 찾기’에서 ‘적립식 장기 투자’로 바꿔야 그러면 약달러 시대에는 어떤 전략으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투자자들은 금·주식·선물환·유가펀드 같은 투자처를 찾고 있다. 금·원유·식량·비철금속·부동산·주식 등 세계적 투자 자산들은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 세력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대거 시장에 쏟아내면서 가격이 곤두박질했었다. 그러나 이제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유동성에 여유를 가지게 되고 이들 세력들이 저평가된 자산들을 하나씩 사들이면서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 가격으로 회복돼가고 있다.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 이후 증시는 항상 요동쳐왔지만, 현재도 변수는 많아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 자세를 요구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계웅 팀장은 “약달러 기조가 유가를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의 거래 종목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단기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좀 더 긴 안목으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이동수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일반 투자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만한 전략으로 “인도·중국·브라질·러시아 같은 해외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펀드에 적립식으로 조금씩 투자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그는 “펀드·선물·주식 등 무슨 종목이든 간에 3~4개월 안에 결과를 보겠다는 생각은 버릴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 평가에 연연하기보다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