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본부장 심명필)는 10월 27일 전국 4대강 유역에 설치될 16개 보(洑)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16개 보의 디자인은 턴키 1차 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대림·현대·GS·SK·대우·삼성물산·포스코·두산·현대산업개발·삼성중공업·한양건설 등 11개 건설업체가 제시한 것이다. 11개 업체가 직접 보 건설에 참여할 예정이며, 제출된 보 설계는 향후 설계 과정에서 조형미를 더 향상시키고 기술적 문제는 수리모형 실험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추진본부는 밝혔다.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등 4대강에 설치될 16개 보는 주변 경관과 인근 지역의 지리·역사·문화적 특색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물놀이 시설과 생태공원처럼 지역 주민들이 찾을 쾌적한 수변공간을 조성해 다목적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이다. 금강 부여보는 백마강을 지키는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낙동강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가야금과 수레바퀴토기 같은 문화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나주쌀을 형상화한 영산강 승촌보, 멸종 위기의 따오기를 희망 심벌로 도입한 낙동강 합천보, 세종대왕의 한글 독창성과 측우기 과학성 등을 가미한 금강 금남보 등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각 지역의 상징 조형물이 되도록 디자인됐다. 아울러, 보에는 자전거 접근이 가능한 다리와 전망타워 등이 설치돼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특히 야간 조명 시설까지 갖춰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 추진본부의 계획이다.
환경보호단체로부터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추진본부는 ▲보의 주변에는 다양한 어종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자연형 어도를 설치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 ▲여울 및 하중도(河中島: 강 가운데 섬)를 설치해 이동 어류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어도(魚道:물고기들이 다니는 길) 관찰실을 두거나 다리를 활용해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계적 측면에서는 보 위쪽 상류의 퇴적물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물 흐름을 이용하는 수질 개선 방법을 적용해 수질 악화에 대처한다는 것이 추진본부의 설명이다. 특히 보에는 저수로 양단에 소수력발전소가 설치돼 2억7848만㎾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47만 배럴의 유류를 절감하고 15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진본부 측은 추산했다. 한편,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는 보 디자인 공개에 이어 품평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는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홈페이지(www.4rivers.go.kr)에서 진행되며, 투표로 16개 보 가운데 우수 디자인을 선정하여 참여자에게는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관계자는 “4대강에 설치될 보는 디자인적·기능적 요소뿐 아니라, 친환경 물고기 길과 생태공원 같은 환경적 요소 또한 고려되었다”며 “보를 설치하여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관광명소 역할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각 보 설계의 주요 특징이다. [한강 3공구 이포보] 이포보의 디자인 개념은 4대강 살리기 비전인 ‘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주민과 함께 하는 즐거운 한강, 생명을 품어 되살아나는 한강, 하늘의 뜻을 품고 비상하는 미래의 한강을 의미하는 여주의 군조인 백로가 형상화된 이유다. 또한 보 시설물은 하천을 단절하는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을 했다.
[한강 4공구 여주보] 여주는 남한강·여주평야 등 배산임수의 자연과 유네스코 지정문화재인 세종대왕릉이 있는 풍요로운 땅이다. 이런 만큼, 여주보는 생명이 살아 넘치는 자연과 세종대왕릉의 문화가 공존하는 조화로움을 지향한다. 설계 콘셉트는 “세종 여주보, 시대의 문을 연 세종대왕의 위대한 정신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다”이다. 물을 조율하는 가동보는 세종대왕의 또 다른 과학 발명품인 자격루 물시계의 형상을 재해석했다. 하부의 보 기둥에는 자격루의 장식이자 물을 관장하는 신묘한 동물인 용의 형상을 시각화했다. [한강 6공구 강천보] 강천보는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와 문화를 가진 여주의 ‘여주8경’과 여주군의 새인 백로가 비상하는 모습에다 지역의 상징인 황포돛배를 디자인으로 가미했다. 남한강물에 비치는 또 다른 세상이란 콘셉트로 디자인돼 ‘물빛누리 강천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금강 1공구 금남보] 금남보는 도시 명칭 국민공모를 통해 결정된 ‘세종시’의 상징성을 부여하고 한국의 문화·예술·과학의 우수성과 금강의 흐르는 물결을 표현했다. 세종시의 이미지에 맞는 랜드마크 특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독창성과 측우기의 과학성, 연기군의 상징인 제비와 금강 물결의 패턴을 상징하는 구조물 위를 흐르는 물 흐름이 또 하나의 생동적인 형상을 이루도록 했다. [금강 6공구 부여보] 금강살리기 6공구 청남지구 사업은 설계 콘셉트로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친환경적 백마강(금강) 살리기’를 채택했다. 메인 테마로는 ‘백제의 향기가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금강) 백향유수(百香流水)’가 채택됐다. 슬로건은 ‘부활하는 역사의 강, 생명의 강 백마강 살리기’이다. 해당 지역과 연관된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해 사비성 천도를 형상화했다. 사비성 천도는 백제 성왕 16년에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수도를 이전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때 천도가 백마강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상정해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란 의미의 계백위환(階伯衛還)이 부여보의 가동보(수문) 테마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말을 타고 백마강을 바라보는 계백장군의 이미지로 부여보의 치수·이수 개념을 표현했다. [금강 7공구 금강보] 금강 7공구 금강보는 공주시가 간직해온 역사문화를 토대로 백제의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는 무령왕의 부활로 정해졌다. 백제의 황제(무령왕)를 상징하는 봉황을 디자인 모티브로 채용했으며, 백제의 황제, 봉황이 지키는 비단물이라는 상징적 역할을 부여했다. 백제 르네상스를 향해 펼쳐진 봉황의 큰 날갯짓이라는 의미의 ‘금빛나래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다기능 보의 예술적 형상을 위하여 봉황의 머리 및 여의주 형상을 디자인에 적용하고 봉황의 힘찬 날갯짓을 디자인 선으로 도출했다. 다리 조형물과 낙하분수를 이용해 봉황의 날개와 꼬리형상을 표현한 것도 특징이다.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함안보의 콘셉트는 하천의 문화·역사를 창조하는 상징부로서 함안 ‘아라 가야’와 창녕 ‘빛벌 가야’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했다. 새로운 낙동강을 품은 큰고니의 날개를 모티브로 삼아 큰고니의 비상과 녹색성장의 날개를 형상화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스카이라인을 설계했고, 친환경 다기능보로 디자인되었다.
[낙동강 20공구 합천보] 낙동강 20공구 합천보 콘셉트는 국내 최대 습지인 우포늪 생명물길 연결을 위한 생태복원 계획의 일환으로서 멸종 위기에 있는 2마리의 따오기를 낙동강 살리기의 희망 심볼로 도입하여 푸른 날개를 달아 힘차게 날아오르는 따오기를 상징하는 ‘새-오름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낙동강 22공구 달성보] 다기능보인 달성보는 안전을 상징하는 ‘BLUE SAVER’ 콘셉트로 항해를 시작하는 크루즈를 형상화하여 새 시대에 대한 희망과 건강한 자연, 문화의 강을 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였다. [낙동강 23공구 강정보]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낙동 Hub 강정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되었다.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지역의 역사문화를 반영한 칠곡보 경관연출인 가산바위 전설을 구현한 철우 이야기로 역사 테마형 스토리텔링 부여하고 낙동강 물길을 형상화하였다. [낙동강 30공구 구미보] 낙동강살리기의 중심에 설 낙동강 지킴이 구미보는 지역성을 반영하는 장수와 복의 상징인 거북, 수호의 상징인 용을 형상화하는 고유의 디자인 계획으로 지속가능한 안전한 강, 언제나 넉넉한 물, 깨끗한 낙동강 수호라는 디자인 콘셉트로 설계했다. 거북 형상의 중앙 권양대에는 전망 타워를 설치하여 360도 모든 방향으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낙동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하였으며, 관람객의 편리한 이용을 위하여 공도교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낙동강 32공구 낙단보] 낙단보는 상주·의성·구미시 세 지역의 자연과 역사·문화가 융합되고 사람이 어우러지는 전통적인 이미지가 반영된 고풍스러운 경관을 연출한다. 콘셉트로는 이락지천이며, 자연은 이롭게 사람들은 즐거운 생명이 유익한 생태환경 조성이다.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다기능 보는 상주에 전래되는 오복동의 전설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앤드락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하여 상주보라는 이름을 지니게 되었다. [영산강 2공구 죽산보] 죽산보의 디자인 콘셉트는 2000년을 흘러온 남도의 숨결, 영산강의 힘차게 굽이치며 새롭게 태어나는 기상이 느껴지는 남도에 흐르는 영산가로 설정하여 영산강을 닮아 굽이 치는 형상으로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하고 새로운 상징으로써 랜드마크성을 연출했다. [영산강 6공구 승촌보] 승촌보는 영산 재탄생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생명의 씨알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되어 다기능보(승촌보)라는 이름을 지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