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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2009년 정상외교 결산

지구 4바퀴 돌면서 38차례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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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5호 심원섭⁄ 2009.11.23 14:14:35

11월 15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올해의 해외 외교 일정을 마감한 이명박 대통령의 2009년도 외교 성과는 실용외교·자원외교·감성외교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올해의 마지막 해외 외교 무대였던 싱가포르 APEC 정상회의 국제무대에서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대안을 적극 제시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높였으며, 또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新)아시아 외교’를 천명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11월 15일 내놓은 ‘2009년도 이 대통령 외교 성과 총결산’ 자료를 분석해 수치로 본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보면, 올해 모두 11차례 해외 출장길에 올라 중복방문 국가(미국·태국)를 포함해 16개국을 순방하여 모두 38회의 정상회담(국제회의 11회 포함)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과 총 11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도 정상 간 만남을 이어갔다. 하늘에서 이동한 총 비행시간은 약 190시간이므로 꼬박 8일을 기내에서 보낸 셈이며, 비행 거리를 이으면 14만7000km여서 지구를 4바퀴 가량 돈 거리와 맞먹는다. 자정에 귀국하고도 다음날 일정 그대로 “체력순방” 해외 순방(혹은 방문)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1주일이 소요됐으며, 평균 체류 기간은 4일이었다. 이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일요일 자정 가까운 시각에 귀국한 때가 많았지만, 다음날 오전 이른 시각에 잡혀 있던 일정이 한 번도 연기되거나 취소된 적이 없어, ‘체력순방’이라는 청와대 내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올해 외교 성과를 실용·자원·감성외교로 요약했으며, 이 가운데서도 실용을 핵심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 스타일은 불필요한 장벽을 과감히 없애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통상·기술·군사·문화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주요 성과로 ▲국제 금융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국가 이미지 격상 ▲신아시아 외교 천명을 통한 외교지평 확대 ▲에너지 및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의 실질협력 증진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와의 협력관계 성공적 구축 등 4가지로 꼽았다. 우선 첫째로,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동결’ ‘신흥국 대상 유동성 확대’ 등을 주도적으로 제안함으로써 국제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영국·브라질과 함께 우리나라가 G20 트로이카로서 1차 금융정상회의 후속 조치 점검에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합의문 도출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을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 내용을 합의문에 고스란히 반영시키는 등 한국의 역할이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한국의 역할을 국제사회가 인정해, 지난 9월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분석이다. ‘신아시아 외교’ 천명하고 자원외교에 주력

두 번째로,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신아시아 외교’를 천명해 외교의 지평을 넓혔으며, 이 구상을 발표한 뒤 이를 올해의 ‘중점 외교목표’로 삼았다. 한국이 한반도 주변 4강에 치중하던 지금까지의 외교의 틀을 벗어나 아시아 전역으로 방향을 돌린 것은 실리적 측면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특히 아시아는 세계 전체 인구의 절반(52%), 세계 GDP의 5분의 1(10조7000억 달러), 세계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곳이기 때문에, 신아시아 외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한·베트남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은 그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 대통령의 구상에 걸맞게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함으로써 역내 FTA 허브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세 번째로는, 이 대통령이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선도국인 호주·뉴질랜드·스웨덴과 협력기반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의 실질협력을 증진한 사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논의를 주도한 것은 물론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적극 홍보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에너지·자원 전략 국가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자원 협력 외교에 주력해, 지난해 우리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5.72%로 목표치(5.7%)를 상회했으며, 올해 목표치(7.4%)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 분야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내년(9.1%)과 2011년(13.9%), 2012년(18.1%) 목표를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네 번째 외교 성과로서, 지난해 말에 새로 들어선 버락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와 모두 4차례 정상회담을 가져 북한 핵문제, 경제협력, 금융위기 극복, 기후변화 분야를 비롯, 향후 한미동맹의 청사진인 미래동맹 비전을 채택하는 등 양국 간에 미묘했던 현안들과 관련하여 강력한 협력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 성과는 오랜 세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다져온 기본기가 발휘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협상은 무엇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데에서 시작된다는 굳은 믿음이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스킨십 외교’라는 특기를 선보이게 했다고 청와대는 자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이나 기자회견 직전에 상대국 정상과 격의 없는 모습으로 정담을 나누는가 하면, 만찬 때 폭탄주를 제조하여 즉석에서 건배를 제안하는 파격도 그 같은 배경에서 나올 수 있는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CEO 시절 다져진 폭넓은 인간관계 위력 발휘 특히 지난 3월 호주 순방에서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예정에 없이 심야에 이 대통령 내외를 관저로 초대한 일이나, 5월의 카자흐스탄 순방에서 상대방 정상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공동 사우나를 제안한 일, 10월의 캄보디아 순방에서 훈센 총리가 앙코르와트 안내를 자청한 사례 등은 외교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기업인 시절부터 다져진 이 대통령의 폭넓은 인간관계와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자산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이다. 이렇듯 올해 우리 외교에 가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무엇보다 21세기형 경쟁력을 갖춘 나라, 국격을 한층 높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철저한 사전 준비는 익히 알려져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참모들에게 수없이 묻고 질문하면서 제출된 사전자료를 재정리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전세기 안에서도 편히 쉬기보다는 회담 내용을 검토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핵심은 실용”이라면서 “불필요한 장벽은 과감히 없애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적극 제시해 통상·기술·군사·문화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 성과는 실용·자원·감성외교로 집약된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안을 제시해 국가 이미지를 높였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아시아 외교를 천명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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