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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영화·TV 붐, 안과·안경점 특수 불러온다?

선천적 문제와 질환 때문에 입체영화 못 보는 사람 많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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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4호 최영태⁄ 2010.01.25 17:06:33

영화 <아바타>의 3D 입체영화를 보고 현기증·두통을 느끼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더니, 급기야 대만에서는 42세 남자가 영화를 보고난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20일 알려지면서 ‘3D 영화 두려움’도 확산되고 있다. ‘3D 영화 현기증’은 시각에 문제가 있는 사람, 녹내장 환자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3D 영화를 보기 위해 안과 치료를 받는 환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3D 방송·TV 등이 대중화되면 안과·안경점 등에 새로운 수요가 생기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3D 입체영화를 보면 어지러움을 느끼는 증상은 그간 이미 많은 영화 관람객이 경험한 현상이지만, 영화 <아바타>의 전 세계적인 인기, 그리고 앞으로 대중화할 3D TV 등으로 더욱 대중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3D 영화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낀다면 시력의 문제점, 또는 녹내장 같은 안과 질환이 있는지를 의심해볼 수 있다. 3D 영화를 보는 것이 시력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는 반대로, 3D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시력 측정이나 안과 검진을 받아 3D 영화를 보는 데 문제는 없는지 검진하는 사람도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D 영화 보다 현기증으로 녹내장 발견하기도 현재까지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신체 특징은 ▲녹내장 환자 ▲양쪽 눈의 시력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사람(미국검안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18~38세 인구의 56%가 양쪽 눈에 시력 차이가 났다) ▲사시·근시·원시 등 시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 등이었다. 안과 문제는 없어도, 고령으로 체력이 약한 사람도 영화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끼기 쉽다. 사망한 대만 중년 남성은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였다. 이렇게 시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바타> 같은 영화를 보면서 현기증·구토증을 느끼는 이유는 3D 영화를 보는 방식 때문이다. 사람이 입체감을 느끼는 원리는 하나의 사물을 볼 때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보는 각도에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면서 이를 뇌가 분석해 ‘뇌 속에서’ 입체 영상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3D 입체영화나 TV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영화 스크린 또는 TV 화면이라는 2차원(2D) 공간에 오른쪽과 왼쪽 눈에 각기 따로 들어갈 2개의 다른 화면을 비추면서, 특수 안경을 통해 오른쪽·왼쪽 눈이 각기 다른 영상만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그러면 뇌는 양쪽 눈에 각기 다르게 들어오는 영상을 합성해 3D 영상을 만들어낸다. 3D 영화는 눈과 뇌에 큰 부담 줘 평소의 입체 사물을 볼 때보다 훨씬 복잡하게 ‘강제로’ 입체 영상을 보도록 느끼게 하는 게 3D 영화의 원리이기 때문에, 뇌가 할 일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다. 특히 양쪽 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안과 문제 때문에 왜곡되는 녹내장 환자 같은 경우는, 뇌가 입체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일을 해야 하므로, 다른 사람보다 더 쉽게 지치고 현기증·구토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 또는 노약자가 3D 영화를 보면서 쉽게 피로하고 두통 등의 증세를 호소하는 것도 뇌를 과도하게 혹사한 결과다. 현기증 없이 3D 영화 즐기는 방법 5가지 CG 장면보다 배우들 직접 연기하는 부분에서 현기증 더 심해 전문의들에 따르면, ‘3D 영화 어지러움’에 대처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①어지러움을 느끼면 3D 안경을 벗고 잠시 눈을 감아라, ②이렇게 휴식을 취하는데도 계속 증세가 가라앉지 않으면 극장 밖으로 나오며, ③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안약을 넣거나, ④팝콘 등을 먹고 옆 사람과 가끔 이야기하기 등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3D 영화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끼는 이유는 뇌의 과도한 중노동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눈과 뇌를 쉬게 해주면 특별한 신체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현기증·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아바타> 같은 영화에서 장면을 선택적으로 봄으로써 현기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입체영화 제작 기술을 전공하고 현재 영화 연출을 준비 중인 최양현 씨는 영화 전문지 <씨네21> 1월5일자에 쓴 칼럼에서 ‘아바타 중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든 장면은 앞으로 튀어나올 영상과 뒤로 기어들어갈 영상이 확실하게 분리돼 있기 때문에 시각적 피로와 현기증이 덜하지만, 배우를 촬영한 실사 장면에서는 이와 같은 앞뒤 장면을 완벽하게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기증을 느끼기 더 쉽다’고 썼다. 즉, 3D 영화의 장면에 따라 특히 실사 장면에서 현기증을 느끼기 쉬우므로, 현기증을 심하게 느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사 장면이 나오면 잠시 특수 안경을 벗어 눈과 뇌를 쉬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3D 영화 봐도 입체감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 입체맹-동작인지 과민증 환자 등…수술로 치료도 3D 영화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도 문제지만, 3D 영화를 봐도 안과적 문제 때문에 아예 입체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검안협회는 최근 “심한 약시·사시, 입체맹(stereoblind), 동작 시각인지 과민증(visual motion hypersensitivity) 등의 증세를 가진 사람은 시각적 문제 때문에 입체 영상을 느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 등을 통해 해당 증상을 치료해야 입체영화를 정상인처럼 즐길 수 있게 된다. 입체영화가 없었다면 그냥 살 수도 있었을 일부 환자들이 앞으로 3D TV 등이 대중화되면 ‘TV를 보기 위해’ 안과 수술 등을 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매서추세츠 주 소재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의 신경생물학자 수전 베리 교수는 입체맹 증세 때문에 나이 48세가 되도록 입체 영상을 보는 데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수술을 받고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게 됐으며, 작년에 자신의 경험을 <나의 시선을 고치며(Fixing My Gaze)>란 책으로 내놓았다. 그녀의 이야기는 미국의 과학지 <사이언티픽 어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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