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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기술·자금 지원해 일자리 확충에 앞장”

중소기업 지원 전문기관으로 위상 높이는 박창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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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4호 김진성⁄ 2010.01.25 17:05:27

홈쇼핑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여성들에게 ‘하유미 팩’은 인기상품이다. 이 물건을 만드는 (주)제닉은 마스크와 패치, 필름식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2006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선 조사 하이드로겔을 이용한 피부미용 상품을 개발만 하고 상품화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을 통해 듣고 이 신개발품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 두 기관으로부터 기술 이전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받아 2007년 11월 관련 기술을 확보한 뒤 ‘대박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제닉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만 150억 원이 넘었다니, 중기청과 기정원이 펼치는 중소기업 이전 기술개발 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용 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선언이 있기 엿새 전인 1월 15일 기정원의 박창교 원장을 만나 기정원의 역할을 들어보았다. 중소기업 지원이 기정원의 가장 큰 역할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기정원 원장실에는 일정이 적힌 화이트보드가 있다. 빼곡하게 적힌 일정에 지칠 법도 하지만, 박 원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열정적인 모습으로 기정원이 하는 일을 열심히 소개했다. “지난해 우리가 진행한 사업이 20가지가 좀 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힘을 쏟은 것은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 개발)와 정보화 지원 사업이었다”고 운을 뗀 박 원장은 “이를 위해 기정원은 녹색 기술 및 그린 IT 지원을 위한 정책 연구조사 기능을 강화해 금융위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활력을 주고 신성장동력 창출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기정원의 비전은 ‘기술혁신 및 정보화 경영을 위한 전문기관’이다. 이런 비전의 실현을 위해 박 원장은 2007년 취임 이래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정보화 경영을 효과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 성과의 극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이 적시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 R&D 및 정보화 정책 연구 역량의 확충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박 원장의 의지가 반영돼, 기정원에는 올해 중소기업 기술 수요 조사 및 기술혁신 로드맵 수립을 전담하는 기술전략팀이 새로 생겼다. 기술 R&D를 더욱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서다. 또한 ‘뉴 IT 패러다임 도입’을 위한 기획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단순 기술개발이 아니라, 상품화로 연결돼 돈 벌 수 있어야” 상당수 중소기업이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고도 상품화로 연결하지 못해 시장에서 고전하는 경우를 본다. 박 원장 역시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그는 “과거 R&D가 과제 위주로 이어졌기 때문에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정원과 중기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요소에 대한 선행평가 뒤 사업화 가능성 및 여건까지 최종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기준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 기술이 정말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고, 이 기술을 전수받은 중소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는지까지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중소기업의 R&D가 제품화로 이어지도록 100억 원가량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R&D 기획 능력이 부족한 창업 초기 기업에는 컨설팅과 코디네이팅을 통해 대학·연구기관과 연계시켜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수요를 다 채울 수는 없다. 박 원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과제가 종료되면 지원도 끊기는 점, 그리고 지원금 액수가 적다는 데 대한 불만이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기술혁신 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1년 위주 과제에서 신성장동력 분야 같은 선도 과제를 2년 간 연구하도록 바꿨으며, 앞으로 지원금도 더 올리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기정원의 노력은 이미 곳곳에서 그 열매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정원이 발간한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우수 사례집>에는 첨단산업 분야, 친환경 기술 분야, 건강의료 분야 등 여러 산업에 걸친 24개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각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우리 회사도 비슷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들여다볼 만한 내용들이다. 중소기업 정책 발맞춰 최고의 R&D 전문기관 될 것 박 원장 스스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한국의 지원 정책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는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한국만큼 잘 이뤄지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고 전제한 박 원장은 “단,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신성장산업 분야의 R&D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이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 그는 “대기업들은 신속한 경영혁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고용 없는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앞으로 일자리는 중소기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그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정원은 올해를 ‘중소기업 R&D 전문기관으로의 위상 강화의 해’로 천명하고, 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박 원장은 “기정원이 설립 9년째를 맞지만 아직까지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R&D 체계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면, 올해부터는 중소기업들로부터 더욱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기정원 직원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조사하여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고,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원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업체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기왕에 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를 대상으로도 전문적 컨설팅이 이뤄지도록 해, 향후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위원에 대한 관리와 함께 평가 제도를 더욱 정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과거에는 현장을 많이 방문했는데, 원장이 되고 나서는 현장 방문 기회가 줄어든 것이 제일 아쉽다”는 그는 올해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현장에 나가 중소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개선점을 반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끝으로 중소기업인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원장은 ‘Dream is nowhere’라는 문구를 들었다. 표면적 의미는 ‘꿈은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지만, nowhere를 now + here로 끊어 읽으면 ‘꿈은 지금 여기에 있다’로 바뀔 수도 있다.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실패에 좌절할 수도 있고 실패에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갖는 기회도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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