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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안락하진 않지만 시내주행도 거뜬

4월에 도입될 저속 전기차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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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3호 온라인뉴스팀⁄ 2010.03.29 13:49:22

근거리 저속 전기차(NEV: Neighborhood Electric Vehicle)를 봤을 때 과연 시내 주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시승해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기자가 최고 시속 60㎞의 저속 전기차에 시승한 것은 3월 24일 오전 11시쯤이다. 서울시가 저속 전기차 운행 가능 구역의 지정 방침을 발표하면서 시범 도입한 차량에 타본 것이다. 이달 30일부터 관련법이 발효돼 근거리용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으로 관심을 끄는 이 전기차의 시범 운행 지역은 서울시청 서소문 청사에서 세종로 사거리까지 왕복 1.7㎞ 구간. 10분이 채 안 걸리는 짧은 거리였지만, 시내 한복판에서 달렸다는 점에서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데는 충분했다. 시승 차량은 CT&T사의 ‘이존(e-Zone)’ 모델. 첫인상은 아주 깔끔하고 귀여웠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작으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었으며, 다소 튀어나온 둥근 헤드라이트는 개구리를 연상시켰다. 내부 공간은 예상과 달리 비좁지 않았다. 평균 키의 남성 기준으로 두 다리를 쭉 뻗어도 될 만큼 하부 공간에 여유가 있었고, 높이도 충분했다. 전장은 경차인 마티즈보다 1m 짧지만, 2인승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속도 올릴수록 모터 소리 커져. 내부 공간 충분하지만 서스펜션은 딱딱해 세단 같은 안락함은 포기해야 운전대 옆에 열쇠를 꽂고 돌리니, 모터가 가동되면서 계기판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시동이 걸리고 나서도 몸으로 느껴지는 차이는 없다. 엔진이 아니라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이다. 대시보드 옆에 위아래로 D와 R이라고 적힌 작은 스위치 하나가 눈에 띄었다. 스위치의 위를 누르면 주행(D) 상태, 아래를 누르면 후진(R) 상태, 중간에 놓으면 중립 상태로 변한다. 골프 카트와 작동 원리가 비슷했다. 그 밖의 복잡한 장치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에어컨과 히터, 에어백, 온열 시트, 차량용 오디오 등 갖출 건 다 갖췄다. 대시보드 옆 스위치를 D 상태로 누르자, 차가 슬그머니 출발했다.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니, 주변 차량 운전자들이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세종로 사거리에 이를 때까지 시속 50㎞까지 속도를 높였다. 옆에 시내버스가 지나가도 별다른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량 뒷부분에 있는 모터 구동음이 커졌다. 모터가 뒤에 있어 구동 방식도 후륜식이다. 운전을 맡은 CT&T 직원은 “최고 속도는 시속 60㎞로 제한돼 있지만, 가속력은 일반 휘발유 차량보다 오히려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서스펜션이 다소 딱딱해서인지 승차감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세단과 같은 안락함을 바라지 않는다면 시내에서 무난하게 운전할 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저속 전기차가 운행할 수 있는 구간은 제한속도 시속 60㎞ 이하의 일반도로이며, 2차로 이상 전체 도로의 96.8%에 달한다.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는 셈이다. 가격은 납축전지 모델은 1529만 원(부가세 포함, 기타 자동차세 제외), 리튬폴리머 모델은 2464만 원 수준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취약점도 보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행 거리는 납축전지 모델이 1회 충전에 50~70㎞, 리튬폴리머전지 모델이 100~110㎞ 수준이다. CT&T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원이 확정되면 가격 부담이 많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저속 전기차 운행은 운행 가능 도로 지정고시가 이뤄지는 4월 14일께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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