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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뿐 아니라 이제 일도 스마트하게

사무실 안나가도, 출근시간 안지켜도 되는 ‘스마트 워크’를 KT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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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88-189호 양지윤⁄ 2010.09.27 13:10:41

작년 한국 여성의 합계출산율(평생 낳는 자녀 숫자의 평균)이 1.15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저를 기록했다. 직장 여성을 위한 출산휴가가 이미 2008년에 도입됐고 아버지도 출산휴가를 쓸 수 있지만 실제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이란 ‘고정된 장소에서 일정 시간 일하는 것’이므로 자녀가 달린 직장 여성은 근무 중 자녀에 신경 쓸 길이 전혀 없다. 이런 마당에 KT는 지난 8월 24일 국내 처음으로 분당사옥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개관하고 9월부터 스마트 워킹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 워킹이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워크는 시간과 장소에 따른 유연성을 바탕으로 크게 △탄력시간 근무 △재택근무 △원격근무 센터 △모바일 워크 등 4가지로 나뉜다. <표 참조> KT는 8월23일 개소한 분당 스마트워킹센터를 시작으로 9월말까지 고양, 서초 등에 추가로 2개 센터를 개설하고 올해 말까지 노원, 안양 등 6개소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센터들의 건립으로 분당에 거주하면서 광화문 본사로 출근해야 했던 직원들은 분당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워킹센터에는 고해상도 화상 회의실과 타인과 구분되는 ‘콰이어트 룸(조용한 방)’ 등이 구축돼 있어 업무 처리를 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KT "정보통신으로 다 되는데 왜 출근?“ 분당에 첫 스마트 워크 센터 문열고 올 연말까지 서울-수도권에 6곳 만들 계획 워킹센터를 개소하면서 석호익 KT 부회장은 “스마트워킹은 조직문화의 혁신, 법 제도적 정비, IT 인프라와 솔루션 및 노사를 망라하는 조직구성원의 인식확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지만 KT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KT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워킹을 조기에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의 스마트워킹 도입에 앞서 정부도 지난 7월 20일 정보통신기술로 시간ㆍ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스마트 워크(Smart Work) 근무율을 2015년까지 전체 공무원과 노동인력의 30%까지 높이는 방안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도시 외곽에 영상회의 등 첨단 원격 업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워크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형 2곳으로부터 시작해 2015년까지 공공형 50곳, 민간형 450곳까지 스마트 워크 센터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스마트 워크 시행에 맞춰 공무원 근태관리 체계 및 조직ㆍ인사제도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기관별 추진 실적을 정부 업무 평가 때 반영하는 등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 부처와 협력해 대단지 아파트를 건축할 때 스마트 워크 센터를 주민공동시설에 포함시키고,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육아시설의 설치 지원, 교통유발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민간 기업의 동참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스마트 워크가 태동단계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공공부문과 민간이 협력해 원격근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포레스트 리서치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재택근무자 비율을 2008년 15.4%에서 2016년까지 25.9%(근로자의 43%)로 늘릴 전망이다. 미국 총무청(GSA)은 2010년까지 원격근무가 가능한 1만여 공무원 중 절반을 원격근무 형태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우고, 워싱턴 DC 일대에 15개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연방 정부 직원 외에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일본도 '원격근무 인구 2배 증가를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2010년까지 취업자 인구대비 20% 달성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원격근무 도입 촉진을 위한 설비투자 지원책으로 ‘원격근무 환경정비 세제’를 운용하고 있다. 원격근무 도입초기 2년간 원격근무설비 취득 때 고정자산세에 대한 과세표준을 감면해 주는 방법으로 금전적 지원을 주는 정책이다. 네덜란드는 미국과 일본보다 원격근무제도 비율이 훨씬 높다. 현재 이 나라에선 전체 사업체의 49%가 원격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용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원격근무자 비율이 높고, 500인 이상의 경우에는 91%가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들은 원격근무, 영상회의, 금융 및 복지시설 등이 완비된 스마트워크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해 운영 중이다. 현재 암스테르담 주변의 스마트워크센터만 99개에 달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일 않는 것’ ‘원격근무 하다간 비정규직 된다’ 같은 낡은 사고방식-평가시스템 고치는 것 시급 스마트워크가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발맞춰 원격근무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원경근무는 조직 내에서 직원 관리 및 성과 평가의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지난 2007년 1월 ‘컨-페리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경영인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영인들의 61%가 눈앞에 보이는 사무실 근무를 우선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란 걱정 때문이다. 따라서 일하는 모습을 눈에 보이는 것과는 상관없이 구체적 실적으로 업무를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 워킹은 경영진이나 노조의 반대 등으로 실제 기업에서 도입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원격 근로를 선택했다가는 자칫 저임금 계약직, 임시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 근로자만 스마트 워킹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로잡는 노력도 시급하다. 한편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스마트워크 기업 확산방안'이라는 주제로 제1회 디지털미디어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황철증 네트워크국장은 스마트워크를 실현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조성 ▲사물지능통신 확산 ▲보안 예방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KT 석호익 부회장은 “스마트 워크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유무선 정보통신 혁명을 이끌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 만족도 증가 등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석 부회장은 또 스마트 워크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조직문화 혁신 ▲통신망과 디바이스 등 인프라뿐만 아니라 솔루션과 서비스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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