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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증식엔 ‘큰거’ 안맞는게 더 중요

시장예측-종목선택보다 자산배분에 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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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4호 편집팀⁄ 2010.11.01 15:44:55

신영덕 SC제일은행 광장동지점 우수개인고객 담당자 지난주 더 늦기 전에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고자 오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평년보다 조금 늦게 단풍이 들기 시작하여 절정에 다다른 오대산은 어느 때보다 고운 빛깔로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유난스럽게 더웠던 여름의 햇빛과 일교차가 큰 날씨 덕분에 어느 해보다 고운 단풍의 빛깔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화려함을 자랑하던 가을의 단풍도 찬바람 속에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어 겨울의 쓸쓸함을 견딘 후에는 소녀의 미소 같은 풋풋한 새싹이 돋아나고, 화려한 초록의 여름이 다가올 것이다. 조금씩 그 빛깔도 시기도 다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계절의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시간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와 투자환경을 생각해보면, 경제도 계절처럼 주기순환을 하고 작은 흐름은 2~3년 주기로 순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동이 순환(cycle)이라는 용어에서 주는 느낌만큼 규칙적이거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지는 않다. 2008년도 금융위기처럼 예측을 벗어난 사건은 큰 파도를 만들어 그 순환주기를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해보다 여름이 길어도 결국 가을이 오듯이 그 큰 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시기가 지나가면 결국 회복이라는 순환궤도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투자의 시계도 계절과 같이 어김없이 순환을 하며 반복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KOSPI지수가 최근 1900선을 넘으면서 많은 고객에게 듣는 질문이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라는 것이다. 연말까지 혹은 내년까지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일정 기간 이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시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타이타닉호가 평화로운 항해를 하다 작은 빙하 하나 탓에 모든 것을 잃고 침몰하듯, 위험관리가 수반되지 않는 투자는 모든 것을 다 잃게 할 수도 있다. 재산을 셋으로 나눠 1/3은 토지에, 1/3은 사업에 나머지 1/3은 예비로 남겨두라는 탈무드의 충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중요 개념 그렇다고 바다에 떠 있는 빙하를 만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멋진 크루즈여행의 기회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가? 그것도 올바른 선택은 아니다. 투자시장에선 위기도, 호황기도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불황 → 회복 → 호황 → 후퇴라는 경기의 사계절에 따라 순환은 반복되며 이러한 순환주기에 따라 투자의 전략과 방법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으며, 어떤 투자가 가장 좋은지에 대한 정답도 없다. 하지만 경기순환 주기는 큰 틀에서 반복되며, 그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통해 위험을 조정하고 목표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즉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등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전체적인 투자위험을 조정하고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기술인 '자산배분'이 종목이나 시장을 예측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자산배분이란 무엇인가? 자산배분은 이미 2000년 전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에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개념이다. '모든이로 하여금 자신의 재산을 세 부분으로 나누게 하되 1/3은 토지에, 1/3은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1/3은 예비로 남겨두게 하라'는 투자 3분법에 관한 탈무드의 충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중요 개념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부동산, 주식, 채권 또는 예금으로 나누어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들 자산은 투자위험과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다르며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 2008년 금융위기를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은 폭락했지만 예금이나 채권의 이율은 상승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자산에 분산하여 투자하면 한 자산에 집중 투자할 때보다는 아주 높은 수익을 벌지 않더라도 크게 손실은 보지 않을 수 있다.

자산배분의 중요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예컨대 1974~1983년 사이 이루어진 미국 연금플랜의 장기수익율에 영향을 준 3가지 변동요소를 자산배분, 시장예측, 종목선택으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가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3가지 의사결정 중 자산배분이 총 수익률 변동의 91.5%를 좌우했다. 증권선택이나 시장예측 요소의 영향력은 2.7%와 1.8%에 그쳤다. ‘언제 주가가 오르고 내릴까’ ‘어떤 종목이 유망할까’ 같은 일상적인 고민은 장기적인 투자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자산배분은 성과에 절대적인 결정 요인이라는 점이 이 연구에서 드러났다.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예금 또는 채권의 투자 비중을 결정하여야 한다. 주식과 예금 또는 채권의 투자비중 결정을 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은 투자 기간이다. 투자 기간이 장기간인 경우 인플레이션의 위험 즉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감소 위험이 가격변동의 위험보다 더 크기 때문에 주식과 같이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위험자산의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투자기간이 단기일 경우에는 주가변동위험이 인플레이션 위험보다 크므로, 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만인에게 적용되는 최적의 자산배분법은 없다. 사람마다 투자 목표-성향 다르고 자산배분은 평생 변경-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략적인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전략적 자산배분은 주식, 채권별로 기대수익율과 위험성을 산정한 뒤, 그 자산들을 다양한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한 후 본인의 투자목적과 위험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하여 전략적 자산배분을 행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자산배분의 원칙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요구수익율이 7%이고 주식형펀드는 연 10%, 채권형 펀드의 수익율이 연 5%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면, 주식형펀드에 40% ,채권형 펀드에 60%를 투자하는 자산배분의 결정을 하는 식이다. 세 번째로, 전술적인 자산배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장기적인 전략은 세웠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전술적인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될 때는 주식의 비중을 좀 더 늘리고, 시황이 나빠질 것으로 기대될 때는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식으로 단기간의 시황에 대응하는 것이 전술적 자산배분이다. 사실 많은 투자자들은 시장상황 예측에 따라 투자하는 전술적 자산배분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적인 자산배분 없이 투자한다면 시장상황에 따라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최적의 자산 배분법은 있나? 마지막으로 최적의 자산배분이 존재하느냐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결론은 모든 사람에게 최적의 자산배분 공식은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투자 목표와 기간, 투자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자산배분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이다. 또한 자산배분은 한 번에 끝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계속 반복되면서 나의 목표에 맞게 개선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자산관리는 무조건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의 위험으로 나의 장-단기적인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해마다 계절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지만, 작년의 가을 단풍 빛깔과 오늘 내가 바라보는 단풍의 빛깔은 다르다. 여름의 뜨거운 햇빛은 가을의 풍성하고 화려한 단풍을 만들어 내고, 그 화려함은 낙엽이 되어 사라진다. 우리의 투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경기의 순환에 따라 인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전략적, 전술적인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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