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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새 조정탑 김순택은 ‘미스터 과단성’

사장단협의회에 첫 인사하며 부드럽게 운 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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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8호 양지윤⁄ 2010.11.29 14:19:16

“연평도 포격으로 바쁘실 텐데….” 24일 오전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기자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삼성그룹 기자실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수요 사장단협의회가 이날따라 언론의 높은 관심 속에 열리는 데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사장단협의회에 기자단이 대거 몰린 까닭은 연말 인사를 코앞에 두고 새롭게 구성될 컨트롤 타워의 책임자로 선정된 김순택 부회장이 사장단협의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승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곧이어 과거 ‘비서실’, ‘구조본’ 등으로 이름을 바꿔 가면서 삼성그룹 전체를 조정했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새롭게 복원되면서 김순택 부회장이 책임자로 선정돼, 한국 경제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삼성그룹의 항로에 국민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협의회에서 부드러운 인사말로 운을 뗐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각 계열사가 해야 할 일을 도와주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그러나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라는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삼성 계열사 사장은 없는 것 같았다. 그룹 내에서 그가 여태까지 맡아온 역할, 그리고 그의 퍼스낼러티를 아는 사람이라면 ‘돕는 역할’이라는 그의 말은 그야말로 립 서비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그룹 내부에서 김 부회장은 ‘과단성 있는 인물’로 통한다. 김 부회장은 이어 새로 복구될 컨트롤 타워에서 자신이 맡을 역할에 대해 “(이건희)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것” “지금까지 삼성이 이룬 성과는 세계 기업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지만 회장님은 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가올 변화를 직시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주 말고’ ‘직시해’ ‘대비해야’, 모두 팽팽한 긴장감이 담겨 있는 말들이었다. 삼성그룹은 새 컨트롤 타워의 기능으로 “신수종·신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신사업 발굴에도 관여하겠지만, 삼성그룹의 오늘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온 비서실-구조본의 부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사장단협의회에서 또 하나의 초점은 곧 사랑으로 승진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참석 여부였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삼성 측은 “이 부사장은 사장단 모임의 참석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국내 최대 기업그룹의 3세 승계가 목전에 다가온 데다, 우여곡절 끝에 개명-폐지라는 과정을 거쳐 온 삼성 컨트롤 타워의 부활에 대해 온 국민이 첨예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삼성의 특성상 모든 변화는 물밑에서 아주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지만, 앞으로 3세 이재용 사장이 그룹의 주축인 삼성전자에서 과연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컨트롤 타워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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