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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집값 올라도 추진력은 약해”

주택 매달린 GS-대림-대우건설 울상…주택 줄인 현대-삼성은 큰폭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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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9호 김진성⁄ 2010.12.06 14:35:08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올 한해 혹한기를 보냈던 건설사들의 국내 건설시장에서의 성적표가 대략적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건설사의 국내 매출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S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은 된서리를 맞아 낙제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에서 눈물 흘린 ‘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시장 매출이 4조 4400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4% 가량 줄어든 4조 271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부진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GS건설이 주택사업에 더 많은 비중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올해 주택사업을 제외한 일반 건축이나 토목, 플랜트 등에서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주택사업에서 다 까먹는 모양새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도 2009년에 2조 7350억 원에 달했던 국내 매출액이 올해는 2조 6900억 원으로 감소했다.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일반건축, 토목의 증가세가 주택의 부진을 다 덮어주지 못해서 나온 결과다. 대우건설도 3분기 2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대우건설도 결국 주택이 문제였다. 국내 건설사 ‘탑 5’를 꼽을 때, 항상 이름을 올리는 3개 건설사가 주택시장에 발목을 잡힌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때 국내 주택시장의 비중이 컸던 것이 이 회사들의 공통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업계 1, 2위를 다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국내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앞의 3사에 비해 주택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사업에서 큰 편이 아니라서 ‘국내 주택시장의 불황’이라는 악재를 피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조 4080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을 올해 4조 730억 원으로 크게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삼성물산의 국내 매출 증가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일단 주택사업 규모를 줄인 것이 위기를 피한 가장 큰 요소였다. 또한, 계열사의 일반건축 수주 규모를 확대한 것과, 지난해 수주한 토목 사업이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도 삼성물산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건설도 2009년 4조 9500억 원에서 올해 4조 9600억 원으로 총 매출액이 상승할 전망이다(4분기 추정치 포함).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총 매출액은 100억 원이 상승했지만, 매출 총이익은 지난해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증가해 가장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작년보다 매출 6650억 늘고 현대는 총이익 5천 억원으로 “최고 짭짤”. 주택비중 줄여 국내 부동산 불황 파도 피해 이러한 현대건설의 선전은 올 봄, 울진 원전 1, 2호기를 수주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백재욱 연구원은 “현대건설이나 삼성 물산은 그룹 전체 규모에 비해 주택사업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주택관련 사업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불황이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왕상 연구원도 “GS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은 플랜트 등 다른 사업에서 생긴 수익도 주택사업의 부진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주택 사업의 부진이 심각했다”며 “오히려 주택사업을 부수적인 사업으로 진행하거나 규모를 줄인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은 일반 건축이나 토목 사업 등으로 알차게 수익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부동산 업계는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데 상당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한국투자증권의 리서치 포럼에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은 "한국 주택시장은 최근 3년간 인구증가 대비 공급물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상대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선 부소장은 "원래 주택 수급은 가격의 함수"라며 "가격이 높을 때 수요가 줄고 공급이 과잉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투기적 가수요가 그 간극을 메웠지만, 이제는 높아진 가격과 공급 과잉상태만 남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택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득 여력이 높은 사람들은 이미 집을 다 샀고, 소득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빚을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기적 가수요가 생길 여력이 없어진다”며 “돈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주택을 살 때는 주택담보 대출로 그 간격을 메웠는데 그게 벌써 350조 원 가량이나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마아파트나 판교신도시 주택 매입자의 경우 70%가 평균 3억 원대의 빚을 내서 샀고, 올해 입주하는 수원 아파트는 평균 주택담보대출액이 4억 2000만 원에 이른다는 게 선 부소장의 설명이다.

선 부소장은 〃지금 집값이 떨어진 것은 소득수준 대비 집값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가계대출 만기 연장이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에 더해 수도권 입주 물량 충격까지 감안하면 현재 가격도 지속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7대 시중은행별 주택담보 대출자 중 이자만 갚는 비율이 79%에 달하며,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출자의 경우 이 비율이 90%로 올라간다”고 지적하며 “여기에 2009년 이후 올해 9월까지 국채, 공기업채, 금융권 차입금을 더하면 26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는 줄지만 가구 수는 늘기 때문에 2~3년 후 집값이 뛸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늘어나는 가구는 60, 70대 이상의 1~2인 가구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주택 수요자라기보다는 주택 처분자이기 때문에 부동산 구매력은 2000년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 부소장은 〃아직 주택 구매력 감소폭이 미미한 것은 투기적 수요 때문〃이라며 〃이미 5~10년 주택수요를 앞당겨 끌어다 쓴 셈인데 가수요가 사라진 상황에서 향후 주택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 매매자료를 토대로 2006년 이전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 2006년 이후 데이터와 붙인 결과 이미 아파트 거래량은 구조적 침체기에 진입했고, 단기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동성이 주택가격을 지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약 내년에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면 그 상승 요인은 유동성의 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부채가 어마어마한 상황에서 유동성의 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줄어도 가구 숫자 늘어난다지만 대개 60, 70대 가구여서 집값 상승과는 무관. 한국 주택시장은 이미 빙하기에 돌입했다” 선 부소장은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높은 분양가에, 중대형 물량은 공급 과잉인데 반해 공공임대 주택이나 저소득층 1인가구가 살 수 있는 주택은 공급부족인 상황이며 특히 뉴타운 개발은 이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체 전문가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탰다. 부동산 전문업체인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내년도 국내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시장의 부진이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함 실장은 “보금자리 등 공공정책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민간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주택시장의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함 실장은 “앞으로 주택시장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예전 같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의 수요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는 쪽으로 판이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함 실장은 내년도 건설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금융업체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점점 더 축소되고 있고, 오피스텔 등 소규모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어 일반 주택시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건설사들은 4대강 등 토목 사업이나 플랜트 등에서 수익을 내려고 하겠지만, 그 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예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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