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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에리카 김, ‘자진입국’인가, ‘기획입국’인가?

정치권, 파장 가늠하며 검찰 수사 향방을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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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2호 심원섭⁄ 2011.03.07 13:57:25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에리카 김 등 대형 사건의 핵심 관련자가 전격 귀국하면서 정치권의 긴장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귀국에 따라 검찰 수사가 재개되면서 한나라당은 이들의 돌연한 귀국이 가져올 파장을 가늠하며 수사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고, 민주당은 정치 쟁점화 시도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로비’ 등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의 피고발인인 한 전 청장, 그리고 지난 대선을 앞두고 ‘BBK 주가 조작 의혹’을 폭로했던 BBK 전 대표 김경준 씨의 친누나인 에리카 김은 미국에 체류하다 최근 ‘예고 없이’ 귀국해 현재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법대로 처리할 문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면서 야권의 쟁점화를 경계했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쟁점화했던 친박계 인사들은 “과거일 뿐”이라며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그렇게 귀국하라고 종용해도 안 들어오던 두 사람이 왜 들어왔겠느냐”며 ‘기획입국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하더라도 BBK에 대한 과거 수사가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빅딜이 이뤄져 적당한 기회에 김경준 씨가 나오고 한상률 전 청장도 풀려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음 정권이 되면 그대로 안 넘어갈 것이기 때문에 (현 정권이) 힘 있을 때 털고 가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두 사람의 귀국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우연의 극치’”라며 “정권 실세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겉핥기식 수사라는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공세를 퍼부었던 ‘BBK 의혹’이 결국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무관한 것으로 결론 났던 점을 의식해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히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률 검찰 출석 “의혹들 실체 없다” 주장 우선 한 전 청장이 2009년 출국한 지 거의 2년 만인 24일 전격 귀국함으로써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전 청장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한 전 청장을 상대로 ‘그림 로비’와 ‘청장 연임’ 로비,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 빚어진 ‘직권남용 논란’ 등 3가지 의혹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그림 로비’ 의혹은 한 전 청장이 2007년 초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고(故) 최욱경 화백의 고가 작품 ‘학동마을’을 상납했다는 내용이다. 한 전 청장은 또한 국세청장이 된 이후인 2008년 12월25일께 포항에서 이 지역을 비롯한 경북 출신 유력 인사들과 만나 골프 접대 등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전 청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근 등 현 정권의 핵심 실세를 만나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검찰은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또한 한 전 청장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2008년 8월 태광실업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 세무조사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한 전 청장은 당시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를 관할기관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재계의 중수부와 할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당해 직권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야당 측은 한 전 청장이 2008년 11월께 세무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사돈 김 모 씨, 태광실업 직원 등이 10여 차례 만나 ‘대책 회의’를 했으며 한 전 청장 등 관계자에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2009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이 로비를 시도했으나 결국 국세청이 박연차 씨를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세무조사 무마 로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청장은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2009년 1월 16일 국세청장직을 자진사퇴한 뒤 2개월 뒤 미국으로 출국해 머물러 왔다. 도곡동 땅 관련해 한상률ㆍ에리카 김의 ‘교집합’ 재수사 불가피 검찰이 이러한 사안들을 공식적으로 수사하는 것 이외에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그림 로비’ 문제는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이 제기해 불거졌는데, 안 전 국장과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국세청이 2007년 7월∼2008년 포스코건설을 세무조사할 때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과 관련한 문건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문건을 봤다고 밝힌 안 전 국장은 한 전 청장으로부터 퇴임 압력을 받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2007년 검찰 수사와 2008년 초 특검 수사는 이 대통령의 차명 소유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이 내려진 바 있다. 한 전 청장과 전 전 청장, 안 전 국장의 대질신문 여부도 관심거리지만 일단 검찰은 “현재로서는 필요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청장이 미국 체류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기존 입장과 다른 진술을 하거나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경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 전 청장이 귀국해 2월 28일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마침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만큼 검찰 수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여러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 전 청장은 검찰에 소환된 지 14시간만인 3월1일 오전 4시40분경에 ‘마라톤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검찰 조사가 오래 걸린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충실히 답변하느라 오래 걸렸다”라고 짧게 말한 뒤 청사를 떠났다. 검찰도 한 전 청장을 상대로 ‘그림 로비’ 등 의혹들에 대해 의혹을 조사했으나 한 전 청장은 그림 로비와 연임 로비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다”거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또한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정상적인 교차 세무조사의 일환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2009년 11월 미국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의혹들에 대해 “사실 무근” “끝도 없는 진실 왜곡”이라고 부인하거나, “적당한 시기가 오면 모두 해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뒤 추가로 입장을 표명하는 일 없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일체 입을 열지 않았다. 미국 체류 당시 “현재로서는 귀국 계획이 없다”던 한 전 청장이 왜 이 시점에 귀국을 결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림 로비의 실체나 청장 연임 로비의 대상자,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의 숨겨진 배경 등 여러 의혹 중 하나만 뇌관이 터지더라도 엄청난 후폭풍이 따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청장은 뉴욕 기자회견에서 ‘시비는 무상실하여 구경 총성공이라(是非 無相實 究境 摠成空: 시비를 끝까지 가려봐야 빈 껍데기만 남는다)’이라는 명심보감 구절을 자신의 심정에 빗대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므로 돌연 귀국해 스스로 검찰에 나온 한 전 청장이 속내를 털어놓아 여러 의혹과 관련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힐지, 아니면 죄다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진술로 일관해 물음표만 남기게 될지 검찰 수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상률-안원구의 ‘진실게임’ 뇌관 터질지에 주목 또 다른 관심 사항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이지만 ‘그림 로비’ 등 한 전 청장이 휘말린 여러 의혹을 폭로했거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당사자인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입이다. 특히 한 전 청장과 안 전 국장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두 사람의 진실공방 결과에 따라 정국에 엄청난 회오리를 몰고 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검찰은 3월 3일 오전 10시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한 전 청장 자택과 그리고 부하 직원을 시켜 ‘학동마을’ 그림을 구입한 곳으로 지목된 서울 가회동과 청담동의 서미갤러리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문서 등을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한 전 청장이 1차 조사에서 그림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했기 때문에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한 전 청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검찰이 이날 한 전 청장의 자택과 서미갤러리를 ‘공개적으로’ 압수수색한 만큼 피고발인으로 지난달 검찰에 출석했던 한 전 청장의 신분이 조만간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이 25일 전격 귀국해 26~27일 이틀간 검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은 배경을 놓고 검찰 안팎에서 여러 설(說)이 분분하다. 특히 현 정권의 ‘비밀’을 깊숙이 알고 있는 한 전 청장이 도미 2년 만에 돌연 귀국한 것과 김 씨의 입국이 거의 동시에 이뤄져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이 더 증폭되는 양상이다. 대선 전 횡령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김 씨는 이와 별도로 미국 현지에서 거액의 금융 대출을 받아내고자 소득을 부풀려 신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8년 2월 가택연금 6개월에 3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김 씨의 입국은 보호관찰이 끝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자유의 몸이 되자 자진 입국한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김 씨가 굳이 자발적으로 들어와 검찰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검찰도 의혹이 불거질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 씨를 기소 중지하면서 ‘입국 시 통보’ 조치만 했을 뿐 범죄인인도청구는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 물품을 납품하는 김 씨가 사업상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검찰 조사에 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것으로 알려진 에리카 김이 이번 기회에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와 기소 중지의 올가미를 한꺼번에 벗어던지고자 검찰 출석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한편으로 횡령과 주식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복역 중인 동생 경준 씨의 조기 석방 등 ‘선처’를 위해 보호관찰의 족쇄에서 풀리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분석도 있다. 에리카 김의 돌연 입국에 ‘기획 입국설’ 무성 김경준 씨는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이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 씨가 이번 검찰 조사에서 동생의 짐을 상당 부분 덜어주기 위해 모종의 진술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김 씨 남매가 이 대통령의 친형 상은 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다스 측에 투자금 190억 원을 돌려주는 대신 법적 선처를 받는 ‘빅딜’을 성사시키고자 자진 입국을 택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다스 측은 애초 김 씨 남매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지만 지난 2007년 1심에서 패소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여전히 ‘기획입국’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현 정부의 레임덕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검찰은 형식적인 수사가 아니라 내용적으로 초강도 수사를 해서 국민 의혹을 완전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 전 청장은 작년부터 부인이 투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귀국을 해야 한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부가 귀국을 못하게 했다는 설도 있다”며 정부와의 사전 교감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상률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반드시 특검으로 가 이명박 정부의 비리 의혹을 국민 앞에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에리카 김과 한 전 청장의 입국 시점이 미묘하게 겹친 데 대해 “기획입국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고 검찰은 나름의 행보를 할 뿐”이라며 사전조율 의혹을 일축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3월 2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에리카 김은 그동안 미국에서 보호관찰을 받고 있어서 들어올 수 없었고 보호관찰이 끝났기 때문에 검찰에 사전에 연락하고 들어왔다”며 정부 당국과 사전협의 아래 귀국했다는 소위 ‘기획 귀국설’을 부인한 바 있다. 이렇듯 민감한 상황에서 검찰이 가장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특검’을 불러들이지 않고 어느 정도 ‘사즉생’의 심정으로 수사에 임할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미갤러리 어떤 곳이길래? ‘삼성 비자금’ 이어 한상률 관련해 또 수사대상 김금영 기자 geumyoung@cnbnews.com

서미갤러리가 정치계와 미술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007년 초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고가의 작품 ‘학동마을’ 구매가 이뤄진 화랑이 바로 서미갤러리였기 때문이다. ‘학동마을’은 고(故) 최욱경(1940~1985) 화백이 그린 작품으로, 한 전 청장은 당시 서미갤러리에서 이 그림을 5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미갤러리는 200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초고가 미술품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거래가 716만 달러)을 삼성의 비자금으로 구입할 때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갤러리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어 검찰과의 악연이 이어지게 됐다. 이처럼 서미갤러리가 유독 큰 사건에 연루되다 보니 그 배경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90년대부터 삼성, 한솔 등 주요 재벌가의 미술컬렉션 수집 창구 노릇을 도맡아온 중견 화랑으로 알려진 서미갤러리는 홍송원 대표가 청담동과 가회동에 운영하고 있는 화랑이다. 홍 대표는 이화여대 사회체육학과 출신으로 전통 옹기 컬렉터로 일하다 80년대 뉴욕 화랑가에서 서양 현대미술 사조를 두루 섭렵하고, 90년대 국내 화랑가에 서구 현대미술 명품들을 들여오면서 상업 화랑주로 거듭났다. 홍 대표가 이화여대 인맥을 적극 활용하면서 주요 재벌가와 인연을 맺고, 거물급 수집가의 해외 작품 구매를 중개해 온 것으로 미술계에는 알려져 있다. ‘행복한 눈물’ 사건이 터졌을 당시 홍 대표와 홍라희 씨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었다. 홍 대표는 미니멀 아트에 관심이 많던 홍라희 씨와 미니멀 아티스트 전시회를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재용 씨와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 딸이 결혼할 때 중매를 서는 등 홍라희 씨와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거물급 인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홍 대표는 미술계의 다른 화랑들과는 소원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에는 피카소 복제 판화를 원본으로 소개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한국화랑협회에서 제명됐고, 이후 아들이 운영하는 청담동의 서미앤투스를 통해 준회원 자격을 얻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서미갤러리는 작가를 키우고 양성하는 일반적인 갤러리와는 달리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강하게 내세우는 화랑”이라며, “일반인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가의 미술품을 주로 다루고 기업을 많이 상대하는 화랑이다 보니 구설수에 잘 오르는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갤러리가 부정적으로 비춰질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서미갤러리는 이번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한 CNB저널의 취재 요구에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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