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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설명회에서 속지 않으려면?

“숨은 뜻 잘 들어야”…주식붐 따라 증권 설명회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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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이정하⁄ 2011.05.16 15:34:56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가 지론인 A씨. 유행처럼 번진 적립식 펀드에 월급의 일부를 투자하고 있을 뿐 주식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직장 동료들의 주식 투자 얘기에도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증권시장의 호조에 따라 단 며칠 동안 일 년 연봉을 웃도는 돈을 벌었다는 후배 B씨의 소문에 왠지 배가 아프다. 잠자리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 A씨. 갑자기 자신의 노력이 의미없고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 끝에 A씨는 이제부터 증권투자를 해볼 요량이지만 어디에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마침 직장 가까이에 있는 증권사에서 투자설명회를 연다니 가보기로 했다. 증권시장에서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맞자,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연이어 투자 설명회를 열고 있다. 5월 두 번째 주(9~15일)에만 해도 한화증권, SK증권, 대우증권, 동부증권, 동양종금, 교보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설명회가 있었다. 이외에도 자산운용사가 직접 투자설명회를 열거나, VIP센터가 PB(프라이빗 뱅킹, 고액 자산가를 위한 금융 서비스) 고객 대상의 비공식적인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한 자산운용사에선 회장이 직접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자설명회 붐을 반영하듯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식사시간이나 장마감 시간 등을 이용해 하루에 2번 이상 설명회에 참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 투자 설명회에선 이른바 ‘개미 투자자’를 노리는 증권사의 '검은 유혹'을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투자 '설명회'가 아니라 '투자' 설명회 투자 설명회를 찾는 대부분의 고객은 증권에 관심을 이제 막 가진 초보 투자자들이나, 주식을 통해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주부, 그리고 은퇴 후 용돈을 벌어볼까 싶어 나온 중년 남성 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애널리스트의 장황한 시장분석보다는 향후 주식시장의 등락 여부와 자신이 투자한 특정 종목에 관심이 쏠려 있다.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보다 훨씬 중요한 게 시장분석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투자설명회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등락 여부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널리스트로부터 전반적 시장 전망을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시장 전망에 대해 “그 애널리스트의 시각을 읽을 수 있는 힌트이자, 애널리스트가 얼마나 시장분석을 열심히 했는지 알 수 있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투자설명회에서 애널리스트의 설명 중 '단어 하나하나의 숨은 뜻'에 민감하라”고 조언했다. “단기조정이 예상된다”거나 “잠시 보류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같은 발언은 ‘매도를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의도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설명이다. 사실 특정 증권사에 소속된 애널리스트의 입장에서는 증권사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주로 주식을 사라고 추천하지, 팔라고 추천하는 경우는 드문 게 한국의 현실이다. 선배 애널리스트가 매수를 추천했는데 아래 애널리스트가 “팔아라”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설명회를 찾는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특정 종목을 추천해야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우량주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 우량주의 경우 단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높은 이득을 얻기 싶기 때문이다. 즉, 굳이 투자설명회를 참석하지 않고도 고를 수 있는 대형 우량주를 애널리스트들은 일반인 상대 설명회에서 곧잘 추천하는 셈이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하려면? 14년 동안 주식시장을 지켰다는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설명회에서 “증권투자를 탐욕과 공포의 세계”로 정의했다. 그만큼 증권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살아남기에 험난한 곳이며, 일단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 벗어나기 쉽지 않은 곳이라는 의미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앞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무기력하기 쉽고, 통상 주식시장에서는 “슈퍼개미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식워런트증권(ELW) 같은 파생상품의 경우 한 사람이 손해를 보면 다른 한 사람이 이익을 보는 구조로 되어 있어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계한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의 경우 “설명회마다 다른 추천 주식에 부화뇌동하거나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함께 널뛰기를 타지 말라”며 “우량주를 골라 인내심을 갖고 장기투자를 하는 게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꾸 팔았다 샀다를 반복하면 증권회사에 돈을 벌어줄 뿐 정작 투자자 개인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예컨대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10년 동안 주가가 77.7배나 올랐다. 2000원대 주식이 20만원 가까이까지 오른 것이다. 이처럼 향후 성장세가 보이는 기업을 골라 돈을 ‘묻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증시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길이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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