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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장애 피해 고객들, 대부분 보상 못 받아

피해 1432건 중 실제 보상은 326건에 불과…고객들 집단 소송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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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4호 장슬기⁄ 2011.05.30 13:17:39

지난 달 사상 최악의 전산사고를 낸 농협이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을 대부분 마무리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보상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농협은 고객의 단독 피해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고 집단 피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농협 측은 전산망 장애로 인한 고객들의 피해 건수가 1438건이며 이 중 미처리된 6건은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결된 1432건 중 실제로 보상을 받은 건수는 326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충분히 피해를 입증하지 못해 보상을 받지 못한 고객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농협 전산장애 피해카페’가 개설되고 보상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억울함을 토로하며 집단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피해 사례 중에는 증권 거래-카드 사용 불가 등으로 인한 피해 고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망 사고로 인해 주식을 제때 매도-매수하지 못한 고객들과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못해 일상에 불편을 겪은 고객들은 분통이 터질 뿐 그렇다할 입증자료를 제출하기 힘들어 보상을 받지 못했다. 또한 사고 발생 당시 계좌 거래가 불가능해지면서 상거래, 부동산거래, 신용 하락 등 2차적인 피해를 입은 고객들도 다수였다. 농협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는 자영업자 A씨는 농협의 전산망 장애로 인해 거래에 차질을 빚었다. 그는 “약속된 시일에 돈을 지불해야 물품을 받아 장사를 할 수 있는데 농협 계좌가 마비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농협 측에 연락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분쟁위원회에서는 (사고 발생일) 다음날 입출금 서비스는 정상화됐기 때문에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부 고객들 무료통화권으로 보상받아 2차 피해는 기준 애매해 보상받기 힘들어 그는 이어, “주거래 은행으로 농협을 몇 년 째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이 발생해 답답하다”며 “명확한 자료로 입증을 해야만 보상을 해준다는데, 보상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이번 전산 장애로 입은 피해의 보상을 무료 통화권 혹은 상품권으로 받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학생인 B씨는 농협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못해 지인에게 수차례나 돈을 빌려 썼다. 학생 신분으로 평소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았던 B씨는 카드의 사용이 한동안 불가능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다. 그는 이로 인한 피해를 농협 측에 알렸지만 농협에서는 죄송하다는 사과와 무료통화권을 지급한다고 통보해왔다. B씨는 “아무리 적은 돈이지만 일상에서 큰 불편함을 겪었는데 무료통화권 30분과 60분 중 선택하라고 하니 정말 황당했다”며 “말로는 고객들에게 완벽한 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무료통화권으로 끝내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증자료가 있을 시 1차적 금전적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는 방침이지만 그 이상의 피해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기준이 애매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증빙 자료를 검토하고 법률적인 근거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단독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하고 있어 집단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 접수를 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농협의 보상안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많고 이들의 집단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추후 어떠한 해결책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농협 전산망 장애로 인한 피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은 5월에 청구된 신용카드 결제 문제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농협의 지난 달 전산장애로 인해 5월의 카드 결제액이 지난 4월과 합산돼 청구되는 바람에 농협 카드 회원들은 큰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액 지난달과 합산돼 고객들 부담 연체 시 신용 하락에 고객들은 ‘전전긍긍’ 농협 채움카드를 이용하는 C씨는 이번 달 카드 이용대금 명세서를 보자마자 걱정이 앞섰다. 4월에 결제되지 않은 금액이 한꺼번에 청구돼 평소보다 더 큰 금액을 지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C씨는 “두 달 치 청구서를 한 번에 받으니 앞이 깜깜하다”며 “나처럼 결제에 부담을 느끼고 연체가 되는 회원들도 많을 텐데 우리의 신용은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농협 측은 “4월에 발생한 전산 장애로 인해 4월 분 이용대금명세서 작성이 불가능했다”며 “부득이 이달에 합산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4월 21일까지는 이용대금명세서가 정상 발송됐고, 22일부터 청구 유예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한 번에 두 달 치의 이용대금 명세서를 받아보는 고객들은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 번에 평소보다 큰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혼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편, 농협 측은 카드 결제와 관련해 “우선 결제일에 전액을 결제하지 못하더라도 결제일 이후 10일 이내 결제를 하면 이자를 부과하지 않고 연체 등재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고객들의 부담을 덜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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