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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값, 그 배경은?

국제금융위기로 돈 많이 풀리자 인플레 헷지 수단으로 금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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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3-234호 정초원⁄ 2011.08.08 14:07:02

금값이 지난달 25일 이후 온스당 54달러(3.4%) 이상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같은 금값 상승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의 폭등,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우려가 심화된 탓이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금을 매입함으로써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을 타파해보고자 하는 심리인 것이다. 연간 금 생산량이 2008년 2260t을 기록하는 등 하향 곡선을 그려온 것도 금값 상승의 요인 중 하나다. 스탠다드차터드 홍콩 지사의 얀 천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375개의 전 세계 금 광산을 분석한 결과, 앞으로 5년 동안 금 생산은 3.6%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신흥국들의 금 매입 확대 신흥국들의 금 매입 확대 움직임 역시 금값 상승세의 큰 원인이다. 인도,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해 태국, 멕시코 중앙은행들이 달러나 유로화에 치중했던 보유 외환을 다변화하고자 금을 매입하고 있다. 신흥국들이 극심한 인플레에 직면해 연이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종이화폐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 리스크가 적은 금으로 이들 신흥국가의 투자 대상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1분기 금 소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90.9t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도 지난 6월 자국의 금 보유고에 약 17t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개인의 금 매입량도 많아졌다. 인도의 경우, 매해 6월에는 금 매입이 감소되며 비수기로 접어드는 추세를 보여왔지만 올해는 금 매입이 활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의 금 매입이 지난 6월 초 이후 지금까지 4.5% 증가했으며 UBS가 인도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금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도 뒤늦게 금 매입에 나서 우리나라 또한 이같은 신흥국들의 흐름에 동참했다. 한국은행은 2일 금 보유량이 7월 말 현재 39.4t으로 전월 중 14.4t에서 25t 늘어났다고 늘렸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7위 외환보유국인 한국이 최근 2개월간 금보유량을 3배 늘려 가장 최근 금으로 방향을 바꾼 신흥경제국이 됐다”며 “한국은 외환의 약 64%를 달러 표시 자산으로 갖고 있어 이번 매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금 보유고는 전체 외환보유고의 겨우 0.4%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한은의 ‘뒷북 대응’에 곱지 않은 목소리들도 잇따르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은이 13년 만에 금을 샀다”며 “다른 나라 앞 다투어 사들일 때 뭐하다가 금을 ‘금값’에 사나. 아깝고 한심…”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보다 빨리 금을 사들였다면 지금보다 비용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그간 시장에서는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타이밍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미국 부채 문제 등으로 달러 위상이 약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금 가격은 장기적으로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며 “한은이 금을 매입한 방향성은 맞다”는 분석을 내놨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 또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한발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 서봉국 팀장은 “한은은 사들인 금을 원칙적으로 장기간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기적 가격변동보다는 매입 필요성이나 매입여력이 더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설명했다. 금값, 계속 오를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값 오름세가 최소 2~3개월에서 향후 몇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80억달러의 통화 헤지펀드 FX 콘셉트의 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채무 위기로 금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2~3개월까지는 더 뛸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스탠다드차터드 얀 천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2014년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고 2020년 50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채굴을 시작하는 대규모 광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에 대한 순 매도자에서 순 매수자로 바뀌면 금의 신규 공급이 제한된다”며 “이 경우 금에 대한 수요에 큰 변화가 없어도 금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을 맞게 되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금 가격은 잠재적으로 현재 가격의 3배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증권회사 아우어바흐그레이슨의 리처드 로스 스트래티지스트 또한 “(금값 상승세를) 버블로 보기 어렵다”며 “금값 추이를 살펴봤을 때 1999년 나스닥 버블이나 2006년 주택가격 버블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금값이 단계적으로 오르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값 버블’을 우려하며 장기적으로는 금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탐 프라이스 UBS 글로벌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미국, 유럽 부채 문제의 해소 방안이 좀 더 명확해지면 올해 말쯤 금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미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금값에는 부정적 영향을, 달러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그는 금값이 올해 말 31.1g당 15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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