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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하락, 국내외 경제전망은?

전문가들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 낮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은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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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7호 장슬기⁄ 2011.08.29 11:06:47

지난 8월 5일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초로 한 단계 강등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주요 원인은 불충분한 재정적자 감축 규모와 정부 부채한도 증액협상 난항에서 드러난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기폭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증폭되고 위험자산 가격이 폭락한 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11년 8월 15일 MSCI 선진국 및 신흥국 지수는 8월 1일 대비 각각 7.1%, 11.7% 하락했으며 동 기간 중 한국 코스피(KOSPI) 지수는 17.4% 급락했다. 이처럼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에서 재정부실화를 방지하기 위해 재정긴축을 본격화하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11년 2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은 1.3%로 시장 예상치(1.8%)를 크게 하회해 이번 충격이 아니더라도 더블딥 우려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재정긴축을 위해 미국정부가 지출을 삭감하거나 증세를 실시하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향후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현 시점에서 국내외 금융 및 경제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국채금리, 단기적으로는 하락…중장기적으로는 상승세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후 금융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같은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금융위기는 가계 및 기업대출 부실, 투자 손실 등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도산하거나 외채 및 국가부채 문제 등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해 국가경제가 마비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2008년 당시에는 세계 주요국 금융기관이 도산하고 동유럽국가 등의 신흥국이 외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외환위기가 확산됐지만 지금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금융불안이 대규모 금융기관 파산과 외환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 금융불안지수 분석 결과, 최근 불안지수는 불안정 국면으로 진입했으나 위기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SERI 금융불안지수는 2011년 7월 안정 구간(0∼10.5)인 3.1에서 8월에는 15.0으로 불안정 구간(10.5∼25.7)에 진입해 위기 구간(25.7∼100)에는 크게 하회했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국 국채 금리는 단기적으로는 하락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확대 등으로 주요국 국채 금리는 일시적으로 하락했고, 특히 미국 국채 금리는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와 미국 국채를 대신할 안전자산 부재 등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채 금리는 주요국의 보유자산 다변화 노력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등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 국채 금리는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 둔화 등으로 상승하나,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상승 폭은 제한적이며 유럽 국채 금리는 유럽 내 재정위기 확산 우려, 물가불안 등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하반기 국제유가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11년 하반기 국제유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완만하게 하락하나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며, “실물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며 WTI유 가격이 1배럴당 80달러를 하회하는 등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경기둔화 우려 확대로 가격 하락세가 예상되나,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 폭은 감소돼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두바이유 가격은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의 정정불안 지속으로 2011년 하반기까지는 1배럴당 100달러 내외의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부정적 충격 완화되고 있어 더블딥 가능성 낮아 최근 미국 실물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경제의 주요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가세해 더블딥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011년 1분기 성장률을 이미 발표한 속보치 1.9%보다 훨씬 낮은 0.4%로 하향 조정했으며, 2분기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 1.8%에 비해 낮은 1.3%(속보치)로 발표했다. 다음은 미국의 여러 경제 수치들이다. 2011년 7월 ISM 제조업지수가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인 50.9로 하락하는 등 제조업 부문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신용등급 하락을 계기로 향후 재정지출 축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도 더블딥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민간소비가 경기침체를 초래할 정도로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외부의 부정적 충격도 점차 완화되고 있어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고용시장 회복 조짐, 가계 부문의 디레버리징 완화 등으로 인해 민간소비가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2011년 7월 실업률(9.1%)이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하고,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자 수(11만7000명)도 전월 대비 7만1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신용이 9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가계 부채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하고 2011년 7월 소매판매가 자동차, 전자, 가구, 휘발유 등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불안의 핵심인 재정부실화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2011년 미국과 유로존의 재정적자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각각 77%, 109%나 증가하는 등 재정부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막대한 재정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향후 상당 기간 재정지출의 축소와 이에 따른 소비 및 투자 위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재정긴축을 본격화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2011년 GDP 대비 유로존 재정적자 비율이 1%포인트 감축될 때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약 0.5%∼0.7%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다소 낮아질 전망 그렇다면, 이러한 글로벌 금융 불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약 0.2∼0.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미국경제 성장세 둔화와 달러화 약세로 한국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발 악재와 원화절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양호한 성장률을 유지함에 따라 아직까지는 수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011년 6월 수출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13.6%로 다소 하락했으나, 7월에는 27.3% 증가하면서 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및 세계 경제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한국수출 역시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며 수출 둔화는 설비투자 둔화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력 수출산업인 IT와 자동차의 설비투자가 전체 제조업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2004∼2008년 평균)이 각각 44.4%와 7.5%로, 양 산업의 수출 둔화는 설비투자 둔화로 직결된다는 것. 2011년 미국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 3.0%에서 1.5∼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경제 성장률도 약 0.2∼0.3%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또한 한국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와 취약한 금융시장 구조 등으로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거의 완전히 개방된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고 2차례의 위기경험까지 있어 외부충격에 취약하다. OECD 자본이동 자유화 규약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 정도는 OECD 회원국(33개국) 중 14위로 중상위권 수준이다. 2010년 한국의 GDP 대비 수출입액(통관 기준)은 87.9%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 이에 연구소는 높은 외국인 비중, 낮은 기관투자가 비중 등 주식시장 구조가 취약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금융안정화 방안 마련해야 삼성경제연구소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금리정책을 약화시키는 과도한 외국자금 유출입을 억제하기 위해 기존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 규제를 강화하고 추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며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를 강화하고 외환건전성 부담금(일명 은행세) 요율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본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시장부터 '조건부 금융거래세'를 우선 도입하고 필요 시 주식시장에 확대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또한 서비스 산업 육성 등 내수 활성화를 통해 높은 대외무역 의존도를 개선하고 내수 기반을 강화하거나 해외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 관광, 금융, 교육, 법률 서비스 산업 등의 육성도 강조됐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금융부문 체질 강화, 과도한 개방 일부 조정 등을 통해 소규모 개방경제로 대외충격에 취약한 한국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며 “기관투자가 비중 확대, 장기투자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등으로 주식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조성자 육성, 이종통화 직거래 활성화 등을 추진해 외환시장의 체질을 강화하고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의 일부 조정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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